삼성 한호빈이 25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BL 2년 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서 외면받아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선수가 이제는 1위 팀의 돌풍을 이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가드 한호빈(35·1m81㎝)의 얘기다.
한호빈은 26일 기준 정규리그 8경기 출전해 평균 29분 27초를 뛰며 9.8점 5.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4.7% 야투 성공률 46.6%를 기록, 팀의 개막 8연승 행진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은 전날(25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선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76-68로 꺾었다. 지난 24일 울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전(91-71 승)을 마친 뒤 소화한 백투백 일정이었지만, 연승 행진은 멈출 기미가 없다. 삼성은 프로농구 통산 개막 최다 연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한호빈의 도약은 놀라울 정도다. 건국대 출신인 그는 지난 2013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고양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무대를 밟은 선수다.
하지만 데뷔 후엔 주전보다 백업 역할을 수행한 기간이 길었다. 데뷔 초창기엔 전태풍, 이현민과 경쟁했고, 이후엔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의 도입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또 각종 부상으로 출전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했다. 군 복무 뒤엔 이정현(고양 소노)이라는 대형 신인까지 등장했다. 한호빈이 커리어서 정규리그 전 경기를 뛴 건 첫 FA를 앞뒀던 2020~21시즌뿐이다.
사진은 2024~25시즌 현대모비스 시절 한호빈. 사진=KBL 두 번째 FA였던 2023~24시즌 뒤엔 아예 은퇴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당시 한호빈은 보상금 탓에 타 구단의 제의를 받지 못했다. 당시 소속 소노도 샐러리캡 문제로 그와 장기 계약이 불가능했다.
우여곡절 끝에 소노가 재계약 뒤 무상으로 한호빈을 풀어줬다. 그는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으며 커리어 첫 이적을 이뤘다. 당시 젊은 가드진이 즐비한 현대모비스에서도 긴 출전 시간을 받진 못했으나,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에 기여하는 등 절치부심했다.
2025~26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FA 계얄을 맺은 한호빈은 팀의 5년 연속 최하위를 막진 못했다. 주전 가드 이대성이 이탈한 상황서 출전 시간이 늘었지만, 다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 2년 차인 올 시즌은 다르다. 30대 중반의 한호빈은 1위 삼성을 이끄는 주전 가드로 발돋움했다. 평균 출전 시간은 커리어 초창기였던 2017~18시즌(평균 31분40초) 다음으로 가장 많다. 득점, 어시스트 부문은 모두 커리어하이. 그는 올 시즌 안정적인 패스로 팀을 이끌고, 정교한 3점슛을 꽂는다. 경기당 3점슛 성공(2.1개)은 팀 내에서 가장 많다. 조현일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중계 중 그의 패스를 두고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스티브 내쉬의 플레이를 떠올리기도 했다.
한호빈과 삼성은 오는 30일 프로농구 최초 개막 9연승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는 오는 소노다. 소노의 연고지인 고양은 한호빈이 커리어에서 가장 오랜 기간 몸담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