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사흘을 쉬고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르지만, 상황은 다르다. 앞선 등판의 투구 수와 결과부터 달랐던 두 투수의 재대결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는 3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을 치른다. 삼성이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이날도 승리하면 2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오른다. 반면 KIA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가을의 운명이 걸린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의 1차전 선발 투수가 다시 맞붙는다. 삼성은 크리스 페덱을, KIA는 제임스 네일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두 투수는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페덱은 초반 난조와 KIA 타자들의 끈질긴 공략에 4⅔이닝 동안 무려 94개의 공을 던졌다. 반면 네일은 4⅓이닝 동안 57개의 공으로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가 5회 도중 박승규의 머리에 공을 맞혀 퇴장당했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5실점 후 KIA 카스트로 타석을 앞두고 강판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화한 이닝은 비슷하지만, 투구 수는 37개나 차이 난다. 90개 넘는 공을 던진 페덱과 60개를 채 던지지 않은 네일이 똑같이 사흘을 쉬고 등판한다. 휴식 기간은 같아도 앞선 등판에서 쌓인 투구 부담까지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페덱은 1차전에서 KIA의 중심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날 허용한 7번의 출루(5피안타·2사사구) 중 6번이 김도영-카스트로-나성범에게 집중됐다.
페덱은 1회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카스트로와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실점했다. 3회에도 김도영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카스트로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5회에는 김도영을 13구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카스트로와의 대결을 앞두고 교체됐다. 세 타자에게 던진 공만 무려 47개. 전체 투구 수의 절반에 달했다. 경기 중에는 어떤 공을 던져도 타자들이 커트해내자 답답한 듯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4차전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다른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 페덱. 삼성 제공
페덱은 정규시즌에도 KIA에 약했다. 후반기 삼성에 합류해 7승 3패를 거뒀는데, 이 가운데 2패를 KIA에 당했다. 당시 세 차례 맞대결에서는 김도영-카스트로-나성범을 15타수 3안타(1홈런)로 비교적 잘 막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랐다. 정규시즌 페덱에게 강했던 김태군(3타수 2안타 1홈런 6타점)과 하주석(4타수 2안타 1타점)이 버틴 하위타선도 경계해야 한다. 페덱으로서는 정규시즌부터 이어진 KIA전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29일 3차전을 앞두고 만난 페덱은 “KIA를 상대로 3전 3패에 그쳤다는 점은 개인적인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마운드에 설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사흘 휴식에 따른 체력 부담과 설욕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함께 안고 오르는 마운드. 페덱은 KIA전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