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시구 행사를 가졌던 배우 최불암(왼쪽). 일간스포츠 DB2013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시구 행사를 가졌던 배우 최불암(왼쪽). 오른쪽은 당시 LG 트윈스 감독을 맡았던 김기태. 일간스포츠 DB
수십 년간 안방 극장을 지키며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30일 유족과 방송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29일 밤 10시께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진 최불암은 재활 치료를 이어왔으나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인천 출생의 최불암은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했다. 1965년 국립극단에 입단하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71년 방영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박영한 반장 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22년간 방영된 MBC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서 양촌리 김 회장 역을 맡아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불암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오랜 사랑을 받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KBS 다큐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한국 음식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다. 특히 음식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추억을 진솔하게 전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자 많은 시청자가 아쉬워했다.
최불암은 40년 넘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며 아동 복지에도 힘썼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막내아들 금동이를 입양하는 이야기를 연기한 것이 재단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재단 측은 '50만여 명의 후원자를 이끄는 전국후원회장으로서 어려운 아이들의 현실을 알리고 어린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했다. 최불암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최불암의 별세 소식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이 재조명되면서 13년 전 야구 시구 장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불암은 지난 2013년 7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KBO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구를 한 바 있다. 당시 최불암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 아동들을 위한 행사에 참석해 시구했다. 오른 손목에 재단 이름이 적힌 초록색 손수건을 묶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