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앞둔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용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입장해 있다. 2026.10.6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의 거취가 또 다시 미궁에 빠졌다. 아시안컵 연기로 계약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진 데 이어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보궐선거마저 해를 넘기게 됐다. 차기 집행부에 사령탑 선임을 맡기려던 축구협회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축구협회는 8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선거 제도 개편 관련 우려에 따라 9일 예정됐던 이사회와 임시 대의원총회를 취소했다. 당초 12월 18일로 예정됐던 회장 보궐선거도 사실상 무산됐다. 축구협회는 내부 논의와 문화체육관광부 협의를 거쳐 선거 제도 개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새 회장 선출은 내년에나 가능하게 됐다.
문제는 대표팀 사령탑의 거취다.
축구협회는 지난 9월 모레노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계약 기간을 11월 27일까지로 정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총 6차례 A매치를 치른 뒤 성과에 따라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그러나 아시안컵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내년 12월로 연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장 아시안컵을 앞두고 임시 감독 체제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12월 회장 선거 이후 출범할 새 집행부가 정식 감독 선임을 결정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회장 선거까지 연기되면서 이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새 회장이 내년 1월이나 2월에 선출된다면 사령탑 선임을 추진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반면 회장 선거가 3월까지 늦어진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대표팀은 3월 말 올해 첫 A매치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새 집행부 출범 이후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할 경우 3월 A매치까지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은 이달 27일 만료된다. 축구협회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의 평가전까지 지켜본 뒤 전력강화위원회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평가가 곧바로 계약 연장이나 정식 감독 선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현 집행부가 모레노 감독과 임시 계약을 연장해 내년 3월 A매치까지 맡기거나, 새 집행부 출범을 기다려 정식 사령탑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어느 쪽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대표팀의 내년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3월을 시작으로 6월, 9월, 11월 A매치를 치른 뒤 12월 23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나선다. 아시안컵까지 약 1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새 감독이 대표팀을 점검하고 전술을 정비할 기회는 제한적이다.
결국 회장 선거 일정이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아시안컵 연기로 시간을 벌었던 축구협회가 이번에는 회장 선거 지연이라는 새로운 변수와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