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23년 기다린 첫 우승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2: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1로 우승을 차지한 뒤 삼성 강민호 포수가 환호하고 있다. 2026.11.8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습니다."
프로 데뷔 23년 만에 처음 한국시리즈(KS) 우승의 기쁨을 누린 강민호(41·삼성 라이온즈)의 소감은 짧고 강렬했다. 올림픽 금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까지 경험한 베테랑 포수에게도 이번 우승은 특별했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강민호는 무려 23시즌을 뛰고서야 생애 첫 KS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게 됐다. 2024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에는 KIA 타이거즈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2년을 더 기다린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라팍도 강민호도 첫 우승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수들이 우승 후 강민호를 헹가래 치고 있다. 2026.11.8
강민호는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정말 23년이 걸렸다. 내 인생에 이런 반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선수 생활을 해왔다"며 "마지막에 이렇게 영화 같은 일이 이뤄져 정말 기분이 좋다"고 감격했다.
그는 "반지는 꼭 끼고 싶었지만, 못 끼더라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우승하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한 순간은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강민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옆구리 근육 파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포수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강민호는 "솔직히 많이 아팠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당연히 엔트리에서 빠졌을 상황"이라며 "그래도 수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기에 감독님께서 경기에 내보내 주신 것 같다. 다행히 수비에서 팀에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부상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타석에서는 정상적인 스윙조차 쉽지 않았지만 주루 상황에서는 전력질주했다. 그는 "무조건 추가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진짜 이 악물고 뛰었다"며 "아픈 것도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려 했다. 결국 우승해서 모든 게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최형우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 말 삼성에 잔류하면서 우승을 간절히 바랐던 강민호는 최형우의 합류 이후 함께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강민호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시즌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형우 형이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민호야, 힘내자. 우승 하나만 보고 우리가 달려온 거니까 절대 끝을 놓지 말고 한번 잡아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버틸 수 있었다. 버텼더니 마지막에 이렇게 큰 보상을 줘서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상대 팀 KT의 베테랑 투수 우규민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강민호는 "규민이 형이 먼저 와서 축하해 줬다. 정말 감사하다"며 "올해는 우리가 우승했지만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이 반지를 두고 다시 멋진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3년을 기다린 우승이지만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강민호는 "지금은 당일이라 크게 와닿지 않는다. 우승 반지를 받고 나면 정말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