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는 시청률 3.3%(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아쉽게 종영했다. 들쭉날쭉했지만 2~3%에 머물렀다. 운명 공유라는 발상이 신선했지만, 대중적인 마음을 얻기는 어려웠다. 극 중 박시후(유필립)의 연인 신윤아 역을 맡은 배우 함은정은 그런데도 영향받지 않고, 2~3%의 시청자와 앞으로 볼 수도 있는 해외 팬들을 위해 제 할 일을 다했다고 한다. 함은정은 2009년 그룹 티아라로 데뷔하기 전 아역배우로 활동했다. 아이돌 데뷔 후에도 노래와 연기를 적극적으로 병행하며 드라마 '드림하이' '인수대비'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등에 출연했다. 티아라는 '롤리폴리' '보핍보핍' '러비더비' '데이 바이 데이' '크라이 크라이' 등 히트곡을 남겼다. 왕따설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대중의 냉소를 받았고 동력을 크게 잃었다. 함은정은 티아라가 해체한 건 아니며 자신은 영원히 티아라일 거라고 말했다.
-박시후와 호흡은. "워낙 베테랑이고 전작도 잘됐다. 또 전에 하셨던 작품에서도 매력을 느낄만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 그런 매력을 보여주실지 후배로서 호흡을 맞추는 게 기대됐다. 역시 현장에서도 너무 베테랑답게 저한테 대본 맞춰보자고 먼저 해주고 편하게 대해줘서 잘할 수 있었다. 감정을 확실하게 줘서 윤아의 느낌을 가질 수 있게 연기를 해줬다. 현장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줬다."
-운명과 선택에 대한 드라마였는데 느낀 점이 있다면. "저는 운명론자다. 사실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지만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열심히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주 같은 건 안보지만 '오늘의 운세'를 본다. 나쁜 일 생겼을 때도 언젠간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운명적인 인연이 있다는 건 안 믿는다. 정해져 있어도 살면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걸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그러지 않나."
-자책은 안 하는 편이겠다. "안좋은 일이 생기면 자책을 하다가도 이건 원래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다사다난했던 티아라, 논란이 없었다면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을 텐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다들 힘든 일은 있다. 저희도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일도 엄청 많고 힘든 일도 있었다. 이런 건 순리라고 생각한다. 특별하게 우리만 힘들었다고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 좋은 일만 있을 순 없으니까. 티아라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도 아는데 해체한 건 아니기 때문에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점을 바라고 아쉬워하는지도 알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는 일로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도 티아라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아이돌이라는 게 좋다고 했는데. "무대 보면 서고 싶고 끝까지 계속할 것 같다. 티아라 또한 소속이고 저는 티아라 은정이자 함은정이기 때문에 저의 전부여서 떼려야 뗄 수 없다. 떼고 싶은 마음도 없다. 티아라가 해체했다, 혹은 제가 티아라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아니다."
-센 이미지 싫을 때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이미지는 노래로 혹은 연기로 보여드렸던 이미지다. 그렇게 보이기 위한 이미지였다. 악역도 하고 스모키 메이크업 등 센 콘셉트를 했다. 그랬는데 그렇게 보이면 일을 잘한 거라고 생각했다. 좋았다. 어릴 때부터 '순두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세련되고 도시적이고 차가운 매력이 있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나에게 그런 면이 보이다니' 하면서 좋아했다. 그래서 일부러 꽤 오랫동안 스모키를 했다."
-안 좋은 시선과 악성 댓글은 익숙해졌나. "좋은 거든 나쁜 거든 다 본다. 어떤 작업을 하고 대중의 피드백을 다 보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했다. 대중에게 선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 좋은 이야기가 있다고 해도 고쳐줬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하는 비평인지 이유 없는 비난인지 구별하기 때문에 크게 마음 상하는 건 없었다. 기분 나쁜 것도 있지만 그때 잠깐만 기분 나쁘고 넘어가고 마음에 쌓아두진 않는다. 이유 있는 비평은 담아둔다. 수정할 수 있으면 하고 귀담아들을 만한 건 참고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 단계씩 성실히 해나가는 배우 그리고 점점 믿어지는 배우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시청자 중 한 명은 2018년 여름을 떠올리면 '러블리 호러블리'를 봤다고 기억할 거다. 한 명의 사람이라도 저와 같은 추억을 갖고 있다는 마음이 있다. 그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