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나 대선, 선거 유세 현장에 빠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후보 또는 정당과의 인연을 앞세워 지원 유세에 나선 연예인들이다. 홍보 효과는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한 번 본적없는 정당 후보보다야, 매일 같이 브라운관에서 봐온 연예인과의 따듯한 악수 한번에 표심이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정치, 특히 선거는 꼭 좋은 이미지로 귀결되지 않는다. 연예인치고 정치와 엮여 이미지에 득을 봤다는 사람 못봤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반대에게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만인의 연인이어야할 연예인에게 적이 생기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
그래도 이번 4·13 총선 역시 연예인이 쏟아져 나왔다. 특별한 인연이 있기에 이미지 타격 정도는 감내할 배짱있는 연예인들이 여럿이었다. 4·13 총선을 맞아, 바쁘게 움직였던 연예인은 누가 있었는지 살펴봤다.
▶우리는 특별한 인연
선거 유세가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 특별한 인연이 아니라면, 유세를 따라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 이번 총선에서 가장 눈에 띈 연예인은 역시 한류 스타 이영애다. 정치인 남편을 둔건 아니지만, 남편 정호영 씨의 친분 관계에 따라 유세 지원에 동참했다. 11일에는 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 "제가 오랫동안 봐 왔는데 정말 진솔하고 겸손한 분이라"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영이는 정 후보의 조카며느리다. 앞서 8일에는 경기 용인정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선거사무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개인사는 극히 드물게 공개하고 스케줄에 치이는 대스타인데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번 선거 운동 참여는 무척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가수 이은미는 평소 자신의 팬으로 콘서트장도 자주 찾았던 서울 마포을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정치 성향 문제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지기를 희망했지만, 손 후보 지원 유세에는 동참했다. 망원시장 등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운동권 인사들도 나섰다. 배우 안내상과 우현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서울 서대문갑 우상호 더민주 후보를 지원했다. 당시 같이 학생운동하던 모습들이 담긴 사진까지 SNS상에서 크게 화제를 불러모았다. 서세원과 이혼한 배우 서정희는 기독자유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정당의 주요 이슈는 간통죄 부활과 동성애 반대 등이었다.
정치권과 가깝게 지내며, 정치 행사에 자주 얼굴을 비친 인물들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원로 배우 전원주는 평소 친분이 있는 여권 성향 후보들을 지원했다. 안상수 무소속 후보, 서구을 이학재 새누리당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노인층 표심을 잡기 위해 노인복지회관이나 전통시장 등을 타겟으로 잡았다. 이밖에도 서인석·정흥채·양원경 등도 유세 현장에 등장했다.
▶선거 유세에는 가수가 갑
선거송을 부르고 달리는 가수들도 빠질 수 없다. 대표적인 인물인 가수 태진아다. 주로 여당 인사들의 지원 유세에 나서며 특유의 흥과 친화력으로 엄청난 도움이 됐다. 일단 히트곡이 많고, 선거송으로 개사도 쉬워 발이 닿는 곳마다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가장 사랑받는 선거송 '무조건'의 주인공 박상철도 자신의 고향에 출마한 강원 동해·삼척 이철규 무소속 후보와 함께 지역구를 누볐다.
가수 남진 역시 국민 가요 '님과 함께'를 틀어놓고 동남을 박주선 국민의당 후보를 지원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남광주시장과 산수시장 등을 돌며 팬들을 구름같이 모았다. 남진은 19대 총선에서도 박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 당선을 돕기도 했다.
가수 윤형주는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좋은 사람이라면 유세를 도왔다. 8일에는 경기 오산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유세를 진행했다. 안 후보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회장을 지내던 당시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던 윤형주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산악인 엄홍길과 경기 안성 새누리당 김학용 후보의 거리 유세에 함께하기도 했다. 자신의 노래 ‘조개껍질 묶어’를 개사한 ‘대한민국 큰 일꾼’ 선거 로고송을 선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