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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금융사고 얼룩진 우리은행, 침몰한 조병규호

1년 6개월 만에 조병규의 우리은행이 불명예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의혹을 조사하던 검찰이 조 행장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전환한 게 발단이다. 이에 우리금융 이사회는 올해 말까지인 그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단했다.우리금융, 조병규 '연임' 없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우리금융그룹은 정기이사회를 열어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 검찰과 금융당국이 칼날을 들이밀면서, 우리은행장 거취 결정에도 압박을 받아 왔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2개월여간 진행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임명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조 행장이 조직 안정을 위해 연임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검찰이 조 행장을 부당 대출 의혹 관련 '피의자'로 특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조 행장은 지난 17일 입건됐다.검찰은 우리은행에 대해 손 전 회장이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부당 대출을 해줬다는 혐의로 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 지난 18일에는 우리금융지주까지 전격 압수 수색했다. 은행장 사무실은 물론 금융 지주와 관련 부서 등의 내부 문서와 결재 자료,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검찰이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현 경영진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검찰은 조 행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보고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경법 12조에 따르면 금융기관 임직원이 불법행위를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고지해야 한다.부당 대출 사건은 2020년 4월 3일부터 2024년 1월 16일 사이 발생했다. 조 행장은 2020년 당시에는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으로 재직했고 2023년 7월에는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우리은행 여신 감리 부서는 2023년 9~10월 부당 대출을 인지하고, 이를 경영진에 보고했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3개월 뒤인 올해 1월 자체 감사에 돌입했고, 금융감독원의 지적이 나오자 그제야 감사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금융당국도 우리금융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부터 실시한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2주 연장했다. 이달 15일 끝났어야 하는 정기검사가 길어진 것이다.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 친인척을 상대로 616억원을 대출했고 이중 350억원이 특혜성 부당 대출이라고 봤다. 나아가 검찰이 부당 대출 규모를 금감원 추산 보다 약 70억~80억원 늘어난 450억원대에 이른다고 파악하고, 관련 증거 수집 중이다.전방위적 검찰 조사로 현재까지 부당 대출과 관련해 기소된 피의자는 3명이다. 지난 9월에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 씨가 관계자 중 처음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에는 임모 우리은행 전 본부장이 구속 기소됐다. 성모 우리은행 전 부행장은 약 154억원 규모 불법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 기소됐다.이어 지난 22일 검찰은 손태승 전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친인척 등에 내준 부당 대출 과정에 손 전 회장이 개입했다고 봤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이 파악한 추가 70억~100억원 상당 부당 대출을 지시했거나 관여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깜깜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조 행장의 거취가 드러나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은 안갯속이다. 조 행장 선임 당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자추위를 가동한 바 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로 구성한 우리금융은 이후 첫 번째 회의에서 조 행장을 포함한 4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발표했다. 이후 약 두 달간 후보자 검증 및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임자를 확정했다. 승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안건에 대해 철저히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달 후보군 발표에 대해 "금감원 지배구조모범규준에 의해 1개월 전 후보군을 발표하는 걸 추천하고 있다"며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답할 뿐이었다.‘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외치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온 임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올해에만 4번의 금융사고가 터진 우리은행을 쇄신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지난 15일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일은 올해 3월 14일이다. 앞서는 지난 6월 경남의 한 영업점에서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준법감시인을 교체하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고를 뒤늦게 공시한 게 지난 8월이다. 이어 9월 최근과 비슷한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55억59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또 터졌다. 우리은행의 반복되는 사고에 금융당국은 연일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대응하는 방식을 볼 때 과연 발본색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끼리끼리 나눠 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직에 개혁 의지가 있는지, 매니지먼트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적나라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들과 우리은행 부행장급 부문장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와 금융사고 등의 큰 짐을 짊어지고 행장 자리에 오를 인물에 대해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장 선임은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올해는 검찰 조사 등 불가피한 상황 상 행장 후보 숏리스트도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1.25 07:00
산업

‘빅3’ 총수 이재용·최태원·정의선 글로벌 인맥 지형도 살펴보니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재계 인싸’들의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빅3’ 총수들의 인맥 활용도를 짚어봤다. 억만장자 모임 등 글로벌 '핵인싸' 이재용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세계 각국에 거물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는 등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유럽 지역의 파트너들을 두루 만나며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11일 유럽 출장에 동행했던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전세기를 타고 돌아왔지만 이 부회장은 계속 유럽에 머물고 있다. 18일 귀국 예정인 그가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 때처럼 ‘선물 보따리’를 싸 들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상대 기업과 얘기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부회장님 전세기는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이라 어느 나라를 순방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물망에 오른 후보군은 반도체 관련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ARM(영국) 3개 기업이다. 이중 ARM은 이 부회장과 각별한 사이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과 SK, 인텔과 공동으로 50조원에 달하는 매물로 나온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한국 총수 중에 유일하게 ‘세계 억만장자의 모임’으로 불리는 ‘선 밸리 콘퍼런스’에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주최해 매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회의다. 이 부회장이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쁘고 신경 쓰이는 출장”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모임이다. 2002년부터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던 그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불참하고 있다. 만약 올해 참석한다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유럽 출장처럼 재판부에서 이 부회장의 법정 불참을 용인해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 부회장은 불법 경영승계 및 합병 의혹 재판과 관련해 매주 목요일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유럽 출장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계약 건으로 인해 법정 불참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선 밸리 콘퍼런스는 당장의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모임의 성격은 아니어서 재판부가 용인해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선 밸리에서 만난 팀 쿡 애플 CEO와 이야기가 잘 풀려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 이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특허 소송과 관련해 얘기가 잘 풀린 것으로 안다”며 “이 부회장이 상무 시절부터 10년 이상 다져온 인맥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전파 앞장 최태원, 아세안·미국 두각 정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인맥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산업 전환기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빅3’ 총수 중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을 맡는 등 명실상부 국내 재계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정·재계 인사뿐 아니라 유명 싱크탱크집단과도 교류하며 사회적 가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SK는 지난 11일부터 미국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국·미국·일본 3국 전·현직 관료, 재계 인사, 학자 등 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아 태평양과 동북아의 주요 경제 현안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의 대표적 글로벌 인맥으로는 모하메드 알메디 전 사빅 부회장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수석,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듀폰 전 회장 등이 꼽힌다. SK그룹 관계자는 “다보스포럼 등에 꾸준히 참석하는 최태원 회장은 한번 만난 인연을 중요시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비롯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아세안과 미국 시장의 인맥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가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단연 부각됐다. 그는 미국의 13조2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50분간 독대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는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 최초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해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천민얼 중국 충칭시 서기, 존 오소프 미국 상원과도 친분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적인 영역이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현대차의 공장이 있고 사업적으로 연관된 지역 인사들과 교류가 잦다”고 귀띔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6.15 07:00
경제

출소 이후 더욱 머리 복잡해진 삼성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쉽게 풀리지 않는 난제들에 둘러싸였다. 지난해 출소 이후에만 하더라도 활발한 활동으로 국내 경제 부양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경영승계 재판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데다 노사 문제와 대형 인수합병(M&A) 지연 등이 겹치며 초격차 전략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영승계 재판·노조 골칫거리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신경을 써야 하는 현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불법 경영승계 의혹과 관련해 매주 목요일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이 재판과 관련해 검찰 측에서 내세운 증인만 100명이 넘기 때문에 심리만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1월까지 공판 일정이 잡혀있다. 검찰 측 증인 심리만 해도 해를 넘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법 경영승계 재판도 골치 아픈 데 검찰에서는 다른 혐의로 이 부회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최지성 당시 미래전략실 실장을 고발한 사건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일까지 수원 삼성전자와 본사와 성남 삼성웰스토리 본사를 이틀 연속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영승계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겨냥하고 있어 향후 기소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웰스토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순이익을 대부분 삼성의 오너 일가가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에 배당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고발 대상과 내용에는 이 부회장과 경영 승계와 관련된 부분이 없었다”며 수사 확대에 대해 경계했다. 검찰은 최 전 실장을 불러 계열사가 웰스토리를 지원하게 된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웰스토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계열사에 입힌 손해를 추산해 업무상 배임 혐의도 수사선상에 올려두고 있어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금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협의회와의 임금협상이 역대 최초로 4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2~3월 중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해왔다. 그러나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온 노사협의회는 임금인상률과 복리후생 개선안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 수준인 기본인상률 15.7%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조는 최초로 파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출소 후 공식적으로 노조를 인정했기 때문에 임금협상 타결 여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기약 없는 M&A와 주가 회복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독 등에서 근무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를 영입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머로우소달리에서 근무한 오 다니엘 이사가 IR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발맞춰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통솔하고 있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이번 영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팀장이 아니라 IR 팀원일 뿐이다. IR팀 또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는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IR팀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신저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는 주가다. 12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33% 떨어진 6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10만 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대 실적에도 맥을 못 추고 있어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주가 상승을 막고 있다. 그중 대형 인수·합병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거들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대형 M&A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지난 정기 3월 주주총회에서 “현재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M&A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M&A 협상 진전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 휴대폰 등 기기 결함에 대한 이슈가 논란이 되면서 주가는 더욱 하방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에 대해 접촉이나 협상이 있었다면 공개가 됐을 텐데 감감무소식이다. 글로벌 정세상 현시점에서 대형 M&A 가능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3 07:00
경제

삼바, 회계 논란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 인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를 23억달러(약 2조7655억20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15%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2018년 6월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행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거의 절반(50% 빼기 1주)을 보유해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머지 주식(50% 더하기 1주)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번 주식 매매 계약 체결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매입 대금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 -out) 비용인 5000만 달러를 제외한 인수 대금은 향후 2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1차 대금 10억 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바이오젠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양사는 매매 계약 체결이 완료된 후에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회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을 미리 반영해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고 보고 회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분식 재판의 핵심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의 콜옵션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을 과다 계상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주식 매입으로 기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추가해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0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4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또 인천시 송도 11공구에 현재 사용 중인 부지(27만㎡)보다 규모가 큰 35만㎡의 제 2캠퍼스 추가 부지 계약도 연내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8 10:32
경제

오너가 최측근 부회장…SK·LG 증가, 삼성·현대차 감소

총수가 있는 4대 그룹에서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 체제가 또렷해지고 있다. 오너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면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직은 부회장이다. ‘별 중의 별’로 꼽히는 부회장은 ‘2인자’이자 오너가의 최측근으로 그룹 내에서 권력을 누릴 수 있다. 오너가 최측근이자 그룹의 컨트롤타워 9일 재계에 따르면 그룹이 커지고 사업군이 다양해지면서 부회장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4대 그룹 중 SK에 6명으로 최다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포진해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2년 새 4명의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부회장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장동현 SK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6인 체제가 됐다. 장동현 지주사 SK 부회장은 올해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을 4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투자전문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김준 부회장은 정유·배터리·소재 등 SK이노베이션 산하 8개 자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SK그룹의 임원인사는 이사회 중심 경영과 ‘파이낸셜 스토리’에 입각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사회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가 대표에 대한 평가·보상,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결정하도록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SK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소속회사가 144개로 계열사 최다 기업이다. 또 상장 계열사 역시 19개로 가장 많다. SK는 계열사 증가와 사업 확대로 지주사, 중간지주사별로 부회장직을 둬 지휘 라인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파이낸셜 스토리’에 입각해 개별 사업군마다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SK 지주사를 2025년 시가총액 14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구광모 회장을 보필하는 LG그룹의 부회장진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에 이어 올해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2018년 취임한 구 회장은 최측근인 부회장들을 조금씩 늘려가며 그룹의 지휘 체계를 잡아나가고 있다. SK·LG와는 달리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 오랜 지휘봉을 잡았던 총수의 퇴진으로 인해 부회장단이 확 줄었다. 정몽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이 14명까지 달했으나 하나 둘 물러나고 지금은 오너가를 제외하면 정책개발을 담당하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자신을 지척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을 얼마만큼 둘 것인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이건희 회장을 보필했던 수뇌부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던 이재용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3명의 부회장을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 부문장과 정현호 사업지원 TF장, 삼성SDI의 전영현 이사회의장이 새로운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본지에 “부회장은 오너가의 최측근이자 사업군별 컨트롤타워라고 볼 수 있다"며 "삼성의 경우 비상시 김기남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내려졌듯 부회장은 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룹 ‘1인자’인 오너가 부회장 오너가의 부회장은 직위와 상관없이 사실상 1인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의 총수인 그는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같은 직위다.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는 회장 승진을 미루며 내년에도 부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건희 회장이 입원하면서 이 부회장은 이미 그룹의 1인자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삼성 대기업집단의 총수로 이 부회장을 지정하고 있다. 최대주주로 삼성을 장악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불법 경영승계’ 재판의 법적 리스크를 해결하고 가석방 기간이 끝난 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너가의 부회장들은 미등기임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이마트의 미등기임원으로 올라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어서 미등기임원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하다. 그렇지만 정 부회장은 경영 권한을 쥐고 보수를 받고도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며 경영 책임에서는 다소 빗겨 난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있지만 사실상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리더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자녀인 정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4932억원에 달하는 지분 증여를 마쳤다. 지분 증여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3세 경영의 본격화를 알렸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2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 부회장단의 정점에 있다. 올해 10월로 취업제한이 풀린 그는 SK온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횡령 혐의로 형을 살았던 최 수석부회장도 법적 리스크가 적은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와 달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직 중이다. 오너가로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그는 대표이사 부회장직이라 전권을 가진 CEO로 활동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일선 소장은 “오너가의 경우 부회장이라는 직급이 중요한 게 아니다.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책임 경영을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공정위도 책임 경영 측면에서 오너가의 등기이사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0 07:01
경제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김정태 올라…연임에 쏠린 눈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후보를 4명으로 추렸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그가 숏리스트에 포함되며, '김정태 연임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면밀한 심층 평가를 거쳐 고심 끝에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되어 유효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으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불안정한 금융 시장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기존 CEO를 연임하는 인사를 단행해 왔다. 이에 하나금융 역시 '안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았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하며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게다가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은 올해 69세로, 하나금융그룹의 내부 규정에 회장 임기를 만 70살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연임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후보군에 오르면서, '1년 임기 연장' 수준의 연임을 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이 있기는 하나, 현재 법률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며 김정태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터라, 차기 회장 물망에 유력 거론돼 왔다. 하지만 그는 현재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후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이르면 내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2.16 10:18
경제

CJ그룹 장남 이선호, 마약 파문…경영권 승계 빨간불

이재현(59)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9) CJ제일제당 부장이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체내에서는 마약 성분까지 검출됐다. 경영권 승계 1순위로 꼽히던 이 부장의 '마약 파문'으로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종 마약 국내 반입 적발…대마 양성반응도 2일 인천지검과 세관 당국에 따르면 이 부장은 1일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여 개를 밀반입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미국에서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 부장은 항공 화물 속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숨겨 들어오다 공항세관에 적발됐다.이 부장이 밀반입한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변종 마약이다.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는 SK가 3세 최모(31)씨와 현대가 3세 정모(29)씨가 투약한 것과 같은 종류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액상 대마는 대마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 일반 대마초보다 주변에서 흡연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세관 당국은 이 부장의 액상 대마 밀반입 사실을 적발한 뒤 인천지검에 이를 알렸다. 검찰은 세관으로부터 이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세관 당국은 통상 관세법이나 외국환 및 외국무역 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를 제외한 마약 사범 등은 검찰에 인계한다.검찰 조사에서 이 부장은 마약 밀반입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 부장은 검찰이 진행한 소변검사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마약을 흡입하면 6개월 후에도 모발에 축적돼 검출된다.다만 이 부장은 검찰에서 액상 대마를 밀반입한 경위 등을 조사받고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했다. 신병확보 조치 없이 이씨가 귀가한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통상 수사 기관이 마약밀수 사범을 검거하면 긴급체포·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조치를 한다. 변종 대마 구매 등의 혐의를 받는 현대가 3세 정씨도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체포된 바 있다. 재판에 넘겨진 정씨는 검찰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고 선고를 앞두고 있다.이 부장의 마약파문에 CJ그룹은 당혹해 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수 없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며 "사태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징계 등 후속 조치에 대해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불투명해진 경영권 승계 작업 재계에서는 이 부장의 마약 파문으로 그간 CJ그룹이 쌓아올린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재벌가 방계 혈족이 마약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직계 장손이 마약에 손을 대 적발된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이재현 회장은 슬하에 장녀 이경후(34) CJ E&M 상무와 이씨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CJ그룹은 '범 삼성가'로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만큼 이 부장은 경영 승계 1순위로 꼽힌다.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부장은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이후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보직을 옮겼다.지난 4월에는 이 부장이 CJ지주사 지분 2.8%를 확보하게 돼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작업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 과정에서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부장과 이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곳으로, 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던 계열사다.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 이 상무는 6.91%를 보유하고 있었다.재계에서는 이 부장의 CJ 지분율이 2%대로 미약한 가운데 마약 파문까지 더해져 CJ그룹의 승계 구도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앞서 SPC그룹은 작년 허모 전 부사장이 마약 혐의로 구속되자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장녀인 이 상무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재계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번 먀약 스캔들로 경영승계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사업구조 재편 등 향후 CJ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19.09.03 07:00
연예

식품업계 2·3세 경영인, 새해 벽두부터 바빠진다

2014년 새해 벽두부터 식품업계 2·3세 경영인들이 바빠졌다. 식품 대기업들이 인사철을 맞아 총수 일가 2·3세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시키며 경영 승계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 유학파 출신의 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면에 배치돼 그룹 핵심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재현 CJ 회장 장남, 일선 영업점 배치 이재현 회장의 재판으로 불가피한 경영 공백이 발생한 CJ그룹은 최근 이 회장의 장남인 선호씨를 CJ제일제당의 한 영업 지점에 배치했다. 지난해 미국 컬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선호(24)씨는 그해 6월 입사한 후 지주사와 계열사를 돌며 신입사원과 함께 교육을 받아왔다. 이 회장의 장녀 경후(30)씨도 최근 CJ에듀케이션즈에서 핵심 계열사인 CJ오쇼핑의 상품개발본부 언더웨어침구팀 상품기획담당(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는 선호씨와 경후씨가 모두 아직 어려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이르지만 이 회장이 재판 중에 지병으로 수술까지 받은 만큼 경영 승계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선호씨의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지분 승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선호 씨는 그룹 지주사인 CJ㈜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계열사인 CJ E&M 26만4천984주(지분율 0.7%), CJ파워캐스트 24만주(24%), 비상장사인 CNI레저 144만주(37.9%) 등만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전체 지분율은 미미한 상황이다.대상그룹도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34)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임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스쿨을 거쳐 2009년 9월 대상에 입사했다. 2010년 8월부터는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부장급으로 복귀했다. 대상가 둘째딸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임상민씨가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대상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임 상무는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 38.3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임 상무의 언니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전 부인인 임세령씨는 대상 HS 대표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20.41%로 동생보다 적다. 업계는 2016년이 대상그룹 의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그룹은 이미 2세 경영 체제를 확고히 했다. 동원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41)을 같은 회사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지주회사다. 김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67.2%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금융 부문이 떨어져 나와 이미 그룹과 분리한 상태. 때문에 형제간의 지분 경쟁이나 기업 분할 없이 김 부회장이 동원그룹을 순조롭게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매일유업도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첫째딸 윤지(29)씨가 경영 일선에 합류해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윤지씨는 현재 계열사 유아용품기업인 제로투세븐 내에서 마케팅팀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제로뚜세븐은 매일유업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김정완 사장과 동생인 김정민 대표가 각각 8.3%와 1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식품업계, 보수 색채벗고 경영승계 가속화이외에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 진수·희수씨가 그룹 전략기획부문장과 미래사업부문장으로 각각 근무하고 있으며 농심기획에서 일하고 있는 박혜성 기획실장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손녀다. 사조그룹 창업주 고 주인용 회장의 손자이자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씨도 지난 2012년 사조해표·사조대림의 기획팀장(부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녀인 담경선씨는 아직 정식으로 입사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현안해 관여하며 오리온 지분 0.53%를 보유하고 있어 행보가 주목된다. 식품업계의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보수적 경영 성향 때문에 2·3세의 경영참여가 다른 업종에 비해 더딘 편 이었다”면서 “식품업계 트렌드 변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오너 리스크 등이 대두되면서 2·3세로의 경영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2014.0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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