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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태극마크 삼수생' 정우영 "올해 대표팀 3번 모두 다녀오고 싶어요"…열흘 먼저 출국

LG 트윈스 정우영(24)은 지난 21일 오지환·김윤식·강효종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오는 30일 스프링캠프지로 떠나는 선수단 본진보다 열흘 먼저 출국한 것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다. 정우영은 "예전부터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선호했는데 코로나19 탓에 그러질 못했다"며 "잠실에선 훈련 중인데 날씨가 추워 공을 던지기 쉽지 않다. 따뜻한 곳에서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정우영은 지난달 대회 공인구를 전달받고 마음이 설렜다. 지난 4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30인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자 감격해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됐을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 이뤄졌다. WBC 전 경기에 다 던져도 괜찮다"고 웃었다. 그토록 원한 태극마크였다. 2019년 신인왕 출신 정우영은 입단 후 4시즌 동안 16홀드-20홀드-27홀드-35홀드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했다. 하지만 태극마크와 인연은 없었다. 정우영은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 올림픽 명단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하면서도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언더핸드' 투수 출신의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2022년 홀드왕에 오른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정우영은 국제 무대에서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여서 활용도가 더욱 높을 수 있다. 그는 "앞서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탈락한 경험도 있었다. 이번 대회만큼은 제발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며 "최대한 많은 국제대회 경기를 뛰고 싶다. 전 경기 등판해도 괜찮다. 나라를 위해 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WBC를 준비하는 기대감도 크다. 그는 "이번 대회에 미국과 일본 대표팀에 메이저리그 선수를 포함해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맞붙을 생각을 하니 기대감이 크다. 또 내 공에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고 웃었다. 정우영은 1999년 토끼띠 출신이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대표팀에 3번 모두 다녀오는 것"이라고 했다. 3월 WBC를 시작으로 나이 제한이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11월) 출전까지 의미한다. 그동안 국가대표 탈락의 설움을 안고 있던 그는 "국가대표팀에 항상 불러주시면 감사하다. 선수로서는 모든 대회에 나가면 경험도 쌓고 좋다. 정규시즌 성적과 몸 상태가 중요하겠지만 국가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진심인 그는 자비를 들여 후배 강효종의 해외 전지훈련까지 지원하고 있다. 정우영은 "투수에게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 열흘은 차이가 크다. 3월 대회니까 열심히 빨리 몸을 만들고 싶다. 올해엔 예년보다 페이스를 더 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3.01.28 19:36
스포츠일반

손흥민, 병역특례 봉사활동 544시간 이수 완료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홋스퍼)이 병역특례자에게 부여되는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완료했다. 병역 관련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소속팀과 대표팀 일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축구계 관계자는 6일 “손흥민이 지난달 중순께 예술체육요원 복무규정에 명시된 봉사활동 시간을 모두 이수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이란과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한국 2-0승)을 앞두고 병역 관련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귀국길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을 것”이라 귀띔했다.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받았다. 병역법상 운동선수가 국제대회 성적(올림픽 금·은·동 또는 아시안게임 금)을 바탕으로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으면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해당 종목에 34개월 이상 몸담아야 한다. 같은 기간 공연, 강습(교육), 공익캠페인 참여 등을 통해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도 이수해야한다.손흥민은 지난 2019년 7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에는 제주도 해병대 신병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 군사훈련을 받았다. (중앙일보 2020년 4월2일 단독 보도)이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고 축구대표팀에 차출돼 A매치를 소화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오면서도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런던 현지 한인학교를 찾아 축구 강습을 진행하는 등 ‘병역특례 봉사활동 모범 사례’로 주목 받았다.지난해 8월 기준으로 2년 간 손흥민이 진행한 봉사활동은 총 249시간 10분. 매달 10시간 정도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일정을 잡는 게 여의치 않아 충분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2018년 장현수(31·알힐랄)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사건 이후 관련 규정이 강화된 것도 손흥민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후 하루 최대 봉사활동 인정 시간이 16시간에서 8시간으로 대폭 줄었고(지난해 10월부터 12시간으로 재조정), 이동시간은 봉사활동 시간 산정에서 제외됐다.손흥민이 의무복무기간 만료일(다음달 2일)까지 544시간을 채우려면 8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294시간 50분을 추가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산술적으로 매달 36시간 이상 소화하는 강행군이 불가피했다.34개월 내 봉사활동 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할 경우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해당 기간에는 해외 출국이 금지된다. 지난해 말 이 사실을 인지한 해외 언론이 “손흥민이 한국의 병역 규정에 의해 다음 시즌 토트넘에서 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면서 손흥민의 병역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위기의 손흥민’을 구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병무청이 발 벗고 나섰다. 학생 대상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개발해 손흥민을 비롯한 예술체육요원들에게 제공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의 경우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긴 점을 감안해 비대면 강의 위주로 (봉사활동 일정을) 편성했다”면서 “스타 선수인데다 행사 참여 자세도 적극적이라 수강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귀띔했다.병무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손흥민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각 종목 단체와 손잡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 중인 운동 선수들의 봉사활동 상황을 꼼꼼히 챙길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해외파 선수들을 입체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이승우(24·수원FC)를 비롯해 예술·체육요원 편입 예정자들이 미리미리 봉사활동을 이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4.06 15:09
야구

[IS 포커스] "공이 안 날아간다"…'추'도 체감하는 공인구 효과

SSG-삼성의 시범경기가 열린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추신수(39·SSG)는 의외의 얘길 했다.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공이 잘 안 날아가는 것 같다. (타석에서) 쳐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있는데 그 감을 벗어난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날 추신수는 SSG 팀 합류 이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라이브 배팅을 했다. 의외일 수 있다. 인천SSG랜더스필드는 KBO리그 내 대표적인 타자 친화구장. 홈 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95m. 중앙이 120m지만 펜스 높이가 2.42m로 낮다.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외야로 바람까지 많이 불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 중 하나다. 2017년 SSG는 리그 신기록인 팀 홈런 234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불혹을 앞둔 추신수지만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보여줄 '장타'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런데 첫 훈련에서 "타구가 잘 날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이상 조짐'을 느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던 타구가 국내에서 덜 비행했다. 그가 느낀 감소된 비거리는 공인구(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 반발 계수 조정 여파로 풀이된다. 2018년 12월 KBO리그는 규칙위원회에서 결단을 내렸다. 기존 0.4134~0.4374였던 공인구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낮췄다. 수년째 이어진 '타고투저' 기조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변화였다. 현장에선 공인구 반발 계수 조정으로 인해 타구 비거리가 3m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 큰 폭으로 홈런 수치가 떨어졌다. 2018년 1756개이던 리그 홈런이 2019년 1014개까지 감소했다. 2020년에는 1363개로 소폭 늘었지만 2018년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 2018년 44홈런을 때려낸 김재환(두산)은 2019년 홈런이 15개로 확 줄었다. 지난해 11월 9일 KBO가 발표한 단일 경기사용구 2차 검사결과에 따르면 무작위로 수거한 공인구 샘플의 평균 반발계수가 0.4153이었다. 2018년 12월 결정한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추신수도 바뀐 공인구에 적응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구(롤링스)보다 덜 뻗어나가는 구질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2021시즌 성적을 좌우할 핵심이다. 앞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잘 맞은 타구는 펜스를 넘어가 줘야 같은 스윙으로 계속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는데 잘 맞은 게 잡히면 이후 타석에서 오버 스윙을 할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이 타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물론 몸 상태에 따라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 11일에야 선수단에 '지각'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난) 홈런 타자가 아니지만 타격했을 때 느낌과 (비거리가) 상반되는 게 있다. 준비가 덜 된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6 05:30
야구

[도루②] 떨어진 도루의 가치…역대 '최소' 도루왕 나오나

2018년 박해민(삼성)은 도루 36개로 KBO리그 '대도' 자리에 올랐다. 리그 역사상 40개 미만에서 도루왕이 결정된 건 그해가 처음이자 역대 '최소'였다. 그런데 올 시즌 2018년 기록이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까지 30도루를 성공시킨 선수가 전무하다. 팀당 평균 134경기를 소화해 10경기 안팎의 잔여 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 도루 1위 심우준(KT)의 기록이 29개이다. 3년 연속 40개 미만에서 도루왕 타이틀이 결정될 게 확실시된다. KT의 잔여 경기(15일 기준·11경기)를 고려하면 36개를 넘어서기도 쉽지 않다. 의외일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도루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꽤 많았다.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여파로 장타 생산이 확 줄어들면서 팀마다 비상이 걸렸다. 반발계수를 일정 부분 올릴지 관심이 쏠렸지만 유지하기로 결정해 홈런 한파를 경험한 각 구단이 '작전 야구'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잘 뛰지 않는다. 올 시즌 팀 평균 133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도루 시도가 평균 117회. 2019시즌 131회였다는 걸 고려하면 도루 시도가 크게 줄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팀마다 꺼리고 있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도루로 인한 이득보다는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이나 체력 소모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한다. 올 시즌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리그가 기형적으로 치러지고 빡빡하다 보니 부상에 대해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구 영향도 있다. KBO 발표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공인구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현장에선 "생각보다 공이 잘 나간다"는 얘길 많이 한다. 비거리가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 2019년 경기당 0.7개였던 홈런이 올 시즌 0.95개다.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하는 것보다 타자에게 맡기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그만큼 도루에 대한 가치가 높지 않다. 그 결과 도루왕 타이틀 경쟁도 비교적 적은 개수에서 판가를 날 것으로 보인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0.16 07:30
축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지역 경기, 11월 카타르서 재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지역 경기가 다음 달 카타르에서 다시 시작된다. AFC는 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지역 조별리그 경기를 다음 달 18일부터 12월 13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ACL은 코로나19 여파로 조별리그 2라운드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3월 중단됐다. AFC는 동아시아지역 조별리그를 이달 말레이시아에서 재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일정을 11월로 재차 미뤘다. 새로운 개최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던 AFC는 결국 지난달 서아시아지역 팀들이 모여 경기를 치른 카타르에서 동아시아 지역 경기를 치르기로 최종 결정했따. 프로축구 K리그1의 FC서울, 울산 현대, 수원 삼성, 전북 현대가 E∼H조에서 경쟁한다. 16강과 8강, 4강은 각각 12월 6∼7일, 10일, 13일에 열린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결승전은 12월 19일 개최된다. 이미 서아시아지역에선 이란의 페르세폴리스가 결승에 선착했다. 이형석 기자 2020.10.09 15:22
야구

2020년 김현수, 1982년 백인천 뛰어넘을까

‘타격 기계’ 김현수(32·LG 트윈스)가 ‘타점 생산’ 기능을 추가 장착했다. 득점 찬스마다 방망이가 춤을 춘다. 프로야구 원년 타격왕 백인천(78)이 세운 역대 최고 득점권 타율 기록(0.476)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진다. LG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6-2 승리를 거뒀다. 4번 타자 김현수의 활약이 눈부셨다. 김현수는 세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 안타 2개, 희생플라이 1개를 쳤다. 전날까지 0.505였던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은 0.514(105타수 54안타)가 됐다. 시즌 타율(0.353, 442타수 156안타)보다도 1할 5푼 이상 높다. 만루에선 더 강했다. 12타수 9안타, 희생플라이 1개, 볼넷 1개를 기록했다. 만루홈런은 무려 3개. 류중일 LG 감독은 “그러라고 많은 돈(4년 총액 115억원)을 주는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0.270에 그친다. 프로야구 역사상 규정타석을 채우고 단일 시즌 득점권 타율 5할을 넘긴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역대 최고 기록은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이 갖고 있다. 1982년 MBC 청룡 감독 겸 선수 백인천은 타율 0.402를 기록했는데, 득점권 타율은 0.476이었다. 2위는 1983년 롯데 정학수(0.462). 2000년대 이후 최고 기록은 2010년 홍성흔(당시 롯데)의 0.438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득점권 타율 집계를 시작한 1974년 이후 5할을 넘긴 선수는 없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는 득점권 타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원래 잘 치는 타자가 득점권 타율도 높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 시즌에 득점권 타석은 100~200번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록 자체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찬스에 강한 타자’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선수 자신이 말하는 비결은 ‘평정심’이다. 김현수는 “뭐가 씌었나 보다”라고 웃으며 “올시즌도 평소랑 똑같이 하고 있다. 잘 되는 때가 있고, 안 되는 때가 있다. 지금은 잘 되는 때고,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강해졌다기 보다는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힘을 빼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득점권에서) 흥분하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데뷔 초기 5시즌 동안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은 0.333이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프로 초기엔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해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이후 차츰 좋은 타자로 성장했다. 미국에서 돌아와 2018년 LG에 입단한 뒤 득점권 타율이 0.410으로 올랐다. 올해만 ‘반짝’하는 게 아니다. 기술적으로는 히팅포인트를 앞쪽으로 가져간 게 주효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 조정 여파로 홈런 11개에 그쳤다. 그는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조금 더 앞쪽에서 공을 맞혀 멀리 날리려고 한다”고 했다. 아직 30경기가 남았는데도 올 시즌 홈런 숫자(21개)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현수는 “생각했던 대로 타구를 앞에서 치고 있다”고 했다. 2008년 최연소 타격왕(만 20세)에 오른 김현수는 ‘타격 기계’란 별명을 얻었다. 이후 타격왕 2회(2008년, 2018년)를 비롯해 최다안타, 출루율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타점 1위를 기록한 적은 없다. LG도 아직까지 타점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타점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구단과 개인 모두 최초의 역사다. 김현수는 23일 현재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와 함께 타점 공동 1위다. 김현수는 뛰어난 ‘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김현수에 대해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환상적인 리더”라고 칭찬했다. 비시즌에 김현수와 같이 훈련하는 후배들도 많아 ‘김관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운동 노하우나 타격 기술을 동료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준다. 이적 1년 만인 지난해부터는 주장까지 맡았다. LG에서만 19년을 뛴 박용택은 “성적이 좋다는 이유도 있지만 더그아웃 분위기, 선수들의 자신감 모두 최고다. 현수와 (부주장 김)민성이가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김현수는 “주장이 된 후 성격이 좀 더 안 좋아졌다. 잔소리가 늘었다. 매만 주는 게 아니라 약도 많이 주려 애쓴다. (나한테) 받은 게 있으니 (동료들도)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9.25 12:36
스포츠일반

'무서운' 김연경이 돌아왔다

"양효진 있다!" "뒤에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석이 텅 비었다. 코트와 취재석의 거리는 약 30m. 양 팀 총 12명의 선수 중 유독 한 선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왔다. 네트 너머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예상하며 동료들에게 알려주는 소리였다. 주인공은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었다. '센 언니' 김연경이 '수다쟁이', '분위기 메이커'로 돌아왔다. 흥국생명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A조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2)으로 완파했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의 국내 복귀 첫 공식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약 50여 명의 취재진이 찾았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상황에서도 '김연경 파워'를 입증했다. 김연경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에 나선 건 3647일 만이다. 가장 최근 출장은 2010년 9월 5일 KOVO컵 결승전 한국도로공사전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일본 JT 마블러스 임대선수 신분이었지만, 일본 정규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국내로 돌아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흥국생명의 첫 득점 주인공도 그였다. 0-1에서 세터 이다영이 공을 띄우자 김연경이 높이 뛰어올라 상대 코트에 공을 내리꽂았다. 16-13에서는 블로킹 득점을 추가했다. 2세트에는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6-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를 올렸다. 1세트 3점에 그친 김연경의 표정이 이때부터 환해졌고, 목소리도 커졌다. 그는 코트를 크게 돌며 동료들의 파이팅을 이끌었다. 계속된 김연경의 서브 때 흥국생명은 10-10 동점까지 만들었고, 결국 25-13으로 이겼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기준으로) 11년 만에 복귀전을 가져 부담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여태껏 연락이 없었던 지인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해 준비를 많이 했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큰 액션과 큰 목소리. 그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김연경은 후배 이재영의 백어택 득점 때 두 팔을 벌려 가장 환호했다. 외국인 선수 프레스코 루시아(등록명 루시아)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응원했다. 2세트 10-10에서 자신의 서브가 범실로 판정 나자, 비디오 판독 때 네트를 두고 현대건설 양효진·이나연과 대화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예전에 흥국생명에서 함께 뛴 황연주,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양효진이 상대 팀에 있더라. 세월이 지났음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10년 전 막내급이었던 그는 이제 고참이 됐다. '식빵 언니'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김연경은 "(후배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간다. 특히 밥 먹을 때 대화를 주도한다. 내가 없으면 허전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 정도로 친해지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보다 다섯 살 적은 흥국생명 주장 김미연(27)은 "언니는 분위기 메이커다. 쉬지 않고 계속 말한다"고 했다. 김연경은 "내 역할이 대표팀에서와는 다른 것 같다. 특별히 무언가를 더 하려 하지 않고, 기존 흥국생명 시스템에 녹아들려고 한다. 경기 중간 동료들에게 조금씩 짚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흥국생명과 계약한 김연경은 7월 중순 팀 훈련에 합류했다. 구단은 김연경에게 7월 말 혹은 8월 이후 합류를 권했지만,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실전 감각이 떨어진 그가 서둘러 합류했다. 한 달 전에는 컵대회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번 대회에 풀 타임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김연경은 이날 7득점, 공격성공률 41.66%를 기록했다. 2~3세트 중후반에는 교체돼 웜업존을 지켰다. 아직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해외 무대와 다른 공인구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정규시즌은 아직 한 달 넘게 남아있다. 김연경은 "몸 상태가 빨리 올라와 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오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며 "관중이 없어 분위기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 연습경기 하는 느낌이었는데, 적응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박미희 감독은 "지금 김연경이 100% 상태로 뛰면 무리가 올 수 있다. 차근차근 준비시킬 것"이라며 "김연경의 기록보다 리베로 도수빈과 라이트 루시아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를 본 다른 사령탑은 김연경의 존재를 부러워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김연경의 합류로 흥국생명의 공격과 수비, 블로킹 모두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형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많아 부럽다"고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지난해 1위 팀을 흥국생명이 갖고 놀았다"고 평가했다. 국가대표 김연경-이재영-이다영이 뭉친 '슈퍼 흥국생명'은 예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이재영이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9점, 성공률 43.58%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이 컵대회에서 우승한 건 김연경이 뛰었던 2010년 한 번뿐이다. 이재영은 우승 공약으로 "연경 언니와 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했다. 제천=이형석 기자 2020.08.31 06:00
스포츠일반

멈춰선 홈런 공장 SK, 나홀로 시동거는 한동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거포’ 한동민(31·사진)이 홈런 공장의 자존심을 홀로 꿋꿋이 지키고 있다. 한동민은 12일까지 홈런 4개를 쏘아 올려 홈런 1위다.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3회와 6회에 연달아 쳤다. 3회 투런포는 오른쪽 담장을 넘겼는데 비거리가 120m였다. 8일 롯데전에서도 솔로포를 쳤다. 그는 장타율(0.944) 부문 전체 1위다. 한동민은 12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는 첫 타석에서도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4호포다. SK는 한때 홈런 공장으로 불렸다. 2017시즌 팀 홈런 234개로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2018시즌에도 233개로 팀 홈런 1위를 지켰다. 지난 시즌 공인구 반발력을 떨어뜨리자 SK 타선의 홈런이 급감했다. NC 다이노스(128개)와 삼성 라이온즈(122개)에 밀린 3위(117개)였다. 한동민의 홈런도 줄었다. 2018시즌 홈런이 41개였는데, 지난 시즌에는 12개였다. 3분의 1토막이 났다. 사실 2018시즌은 한동민 야구 인생의 클라이맥스 같았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0회 말에 끝내기 홈런을 쳤다. 그 덕분에 SK는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우승했다. 한국시리즈에선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안았다. 그랬던 방망이가 불과 한 시즌 만에 잠잠했으니 한동민 자신도 자책감이 컸다. 그는 “공인구 교체 여파로 못 친 것만은 아니다. 그저 기술적으로 부족했다. 투구에 대응하는 데 약점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고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연말에도 계속 야구장에 나갔고, 개인훈련을 위해 해외도 다녀왔다. 한동민은 타격폼 바꾸기에 주력했다. 뒤로 처졌던 히팅 포인트(배트로 공을 맞히는 지점)를 앞으로 당겼다. 지난해에는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수정하다가 리듬을 잃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 부임한 이진영 타격 코치와 함께 더 오래 끈기를 가지고 했다. 빠른 스윙 타이밍에 맞는 타격폼으로 잘 교정됐다.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장타력에 시동을 걸었고, 개막 후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홈런 공장의 위력이 보이지 않는다. 팀 홈런 5개로 9위다. 한동민이 살아난 건 SK로선 천만다행이다. 그는 “겨우내 훈련한 대로 원하는 포인트에서 공을 맞히고 있다. 팀이 승리하려면 장타가 계속 나와야 한다.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5.13 09:05
야구

공인구 적응? 포비아 탈출? '타고' 현상 세 가지 이유

타자들이 공인구 포비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트렌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두산과 KT의 시즌 두 번째 경기가 열린 10일 잠실구장. 홈런 6개가 터졌다. 9회 이후에만 3개가 쏟아졌다. 이날 다섯 구장에서는 그려진 아치는 총 17개. 2020시즌 개막 첫째 주에 기록된 홈런 개수는 61개다. 반발 계수가 줄어든 공인구가 도입된 2019시즌에는 같은 기간 동안 58홈런이 나왔다. 2020시즌이 3개 더 많다. 9일에는 세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됐다. 이 시점까지 팀 홈런이 가장 많던 롯데와 NC가 한 경기를 덜 치렀다. 30경기 기준 예상 홈런은 개수는 67.8개. 돌아온 야구에 팬들은 열광한다. 모바일, 인터넷 중계의 동시 접속자 수가 한 경기에 200만 명에 육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이야깃거리도 쏟아지고 있다. 홈런쇼, 타고 현상은 화두다. 시즌 초반이고 표본은 적다. 그러나 야구팬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밀어친 스윙으로 담장을 넘기고, 비거리가 130~140m인 대형 홈런도 나왔다. 소위 '탱탱볼' 야구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우려다. 물론 반기는 시선도 있다. 공인구는 이미 1차 수시 검사 결과가 나왔다. KBO는 지난 7일 "경기사용구인 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의 샘플 3타(36개)를 무작위로 수거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시험소에 의뢰해 검사했다"며 "모든 샘플은 합격 기준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반발 계수의 합격 기준은 0.4034~0.4234이다. 크기와 무게도 정상이라고 한다. 현장에서도 미온한 반응이다. 한 사령탑은 "특별히 체감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공인구는 문제가 없고, 홈런·타율·장타율은 모두 증가했다. 어떤 요인이 시즌 초반 타고 현상에 영향을 미쳤을까.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단 타자들의 준비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즌을 준비할 기간이 늘었고, 외출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한 선수가 많다.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선수는 대부분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향했다. 한 젊은 선수는 "모임을 자제하자는 선수단의 공감이 있었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것도 지겨웠다. 경기장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도 "스프링캠프에서도 다스리지 못했던 보완점에 집중할 수 있던 시기였다"고 전했다. 자기 관리에 노하우가 있는 베테랑은 더 값진 시간을 보냈다. 반발력이 낮아진 공인구를 준비할 시간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한때 유행했던 어퍼 스윙 대신 레벨 스윙으로 수정한 타자가 많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서 두고 타격을 하는 타자가 상대적으로 공인구에 덜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한 선수도 많다. 두 번째는 심리적 장벽이 무너진 점이다. 2019시즌 초반에도 새 공인구 여파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담장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 타구가 워닝 트렉에서 잡히고, 외야 가운데를 갈랐다고 본 타구가 야수에게 잡혔다. '안타를 잃었다'는 허탈감은 다음 타석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자신의 스윙과 타격 지향점 믿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다. 변화를 준 뒤 오버 스윙이 됐고, 어깨가 빨리 열리다 보니 몸쪽 승부에 약해졌다. 악순환. 베테랑도 다르지 않았다. 프로 데뷔 20년 차이자 리그 대표 타자인 김태균(한화)조차 "(지난해는)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까 혼동이 왔고, 다른 방식을 찾으려고도 했다. 그러나 홈런 개수가 감소한 것은 공인구 탓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맞추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원래 하던 대로 하면서 배트 중심에 맞추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한 타자는 여파가 적었다. 새 공인구가 도입된 2019시즌에 KBO 리그에 입성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는 "나는 처음부터 현재 공인구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차이를 모른다"며 타격 지향점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페르난데스는 2019시즌 안타왕이다. 예상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타구가 나오더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자세가 생겼다. 전지훈련에서 미국, 일본 리그의 공인구로 라이브 배팅을 소화한 뒤 '내 스윙이 문제가 있던 게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진 선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공인구 포비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불펜투수의 컨디션 난조다. 개막 첫째 주에 나온 홈런 61개 가운데 선발투수가 허용한 홈런은 33개, 불펜투수는 28개다. 선발은 284이닝을 소화했고, 불펜은 196⅔이닝을 막았다. 불펜 피홈런이 많다. 평균자책점(5.81)은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던 2018시즌 같은 기간 기록(3.95)보다 훨씬 높다. 두산 불펜진은 10일 KT전에서 10-4로 앞선 7회부터 투입됐지만, 역전을 허용했다. NC도 10일 LG전에서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강하다고 평가받던 팀도 고전하고 있다. 이름값 있는 셋업맨이 줄줄이 무너졌다. 투수는 코로나19 여파로 길어진 준비 기간이 독이 됐다. 불펜은 더 그런 편이다. 선발 투수는 3월부터 등판 간격을 관리받았다. 개막 연기가 결정되면 투구 수를 조절했다. 이미 3월 초에 베스트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불펜투수들은 혼란이 왔다. 구속이 2월보다 더 떨어진 투수도 나왔다. 4월 21일부터 열흘 동안 진행된 연습경기에서도 주로 선발투수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타자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불펜은 아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후반에 홈런쇼가 나오고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mgang.co.kr 2020.05.13 06:00
야구

베테랑 캐스터 환영·파워 랭킹 소개, ESPN도 시즌 모드

KBO 리그 중계권을 획득한 미국 매체 ESPN도 시즌 태세에 돌입했다. KBO는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은 미국 내 KBO 리그의 TV 중계 권리를 확보하고, 5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와 NC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한 경기씩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KBO는 지난 3월에 해외 중계권 대행 사업자를 선정한 뒤,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계권 문의를 받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최근 ESPN이 무상 콘텐트 제공을 요청한 사실을 알려지며 논란도 있었다. 미국 내 다른 매체의 질타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고, 시청을 원하는 수요 정도를 파악한 뒤 협상 자세를 바꿨다. 결국 개막에 맞춰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팬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ESPN의 베테랑 캐스터 칼 래비치(55)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계 성사 소식을 알리며 "흥분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86년부터 전문 캐스터로 활동했다. 현재 리뷰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ESPN은 KBO 리그 소속 10구단의 전력과 상황을 분석해 파워 랭킹을 선정하기도 했다. 심도 있는 분석이 엿보인다. 1위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내준 키움이 꼽혔다. 키움의 육성 능력을 소개했고, 박병호와 강정호 등 전직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전력을 주시했다. 팀 색깔이 명확한 탬파베이에 비견하기도 했다. 2019시즌 외인 제리 샌즈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숙제도 전했다. 2, 3위는 한지붕 두 가족인 LG와 두산을 차례로 꼽았다. LG는 외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위력을 짚었고, 홈팬의 열정이 높은 팀으로 소개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비슷한 팀으로는 LA 다저스를 꼽았다. 밀워키로 이적한 조쉬 린드블럼의 공백도 주시했다. SK는 4위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 일본 무대로 이적한 앙헬 산체스를 언급하며 "현재 SK의 상황은 정상급 투수 개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를 동시에 잃은 셈이다"고 했다. KT는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5위, NC는 타선의 장타력을 주목하며 6위로 꼽았다. 롯데는 8위다. 아드리안 샘슨, 댄 스트레일리 등 전직 메이저리거가 가세 효과를 짚었다. 주목할 선수도 꼽았다.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NC)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지난 시즌에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오른 성과를 소개했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KIA)은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점, 경기당 볼넷이 1.6개에 불과한 점을 소개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하성(키움)에 대해서는 "19세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준수한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라인업의 중심 타선에 자리할 선수다"며 그가 한국 야구 기대주라는 점은 알렸다. 이외에도 리그 정상급 선수, 외인 타자를 두루 소개했다. 객관적인 사실뿐 아니라 전망과 분석도 세밀한 편이었다. 한국 야구가 생소할 수 있는 미국 야구팬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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