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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적중을 위한 결정적 추가시간 10분!’체육진흥투표권 발매 마감시간 변경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대표 송영웅)가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경기의 발매 마감시간과 골프토토 스페셜 대상경기 라운드가 오는 9월 2일부터 변경된다고 28일 밝혔다.스포츠토토코리아가 밝힌 발매 마감시간 변경 등의 시행은 정부가 지난 7월 30일에 공포한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이하 ‘시행령’) 일부 개정령에 따른 것이다.■경기 시작 10분 전까지 구매해야 했던 투표권…오는 9월 2일(월)부터는 대상경기 개최시간까지 구매 가능해져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은 문체부와 협의를 통해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경기의 발매 마감 시간을 기존의 ‘경기 시작 10분 전 마감’에서 ‘대상경기 개최시간 마감’으로, 정규 발매 시간(08:00 ~ 22:00) 외 개최되는 대상경기의 발매 마감시간은 기존 ‘21시 50분’ 마감에서 ‘22시 00분’ 마감하는 것으로 변경했다.이러한, 발행 대상경기의 발매 마감시간 기준 변경으로 일부 발행상품에도 변화가 있다. 골프토토 스페셜 상품은 기존의 ‘경기 시작 10분 전 마감’ 규정으로 인해 발행 대상경기를 1라운드에 한정해서 발행해야 했으나, 경기 전체의 최종 승부를 결정짓는 4라운드(연장전 제외)경기를 대상으로 발행될 예정이어서 골프토토에 대한 흥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는 개정된 시행령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개편하고, 안정화 및 테스트 작업을 마친 후 오는 9월 2일에 발행하는 상품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 ‘추가시간 10분의 묘미!’ 적중을 위한 마지막까지 치밀한 분석으로 적중의 짜릿함과 스포츠 관람의 재미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체육진흥투표권 상품 경쟁력도 향상될 것체육진흥투표권(이하 ‘투표권’) 대상경기 발매 마감시간 연장으로, 투표권 구매자들은 경기 직전까지 적중을 위한 분석을 더욱 치밀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전 선수의 갑작스러운 결장, 경기장 상태 및 특히 요즘과 같은 예측불가의 날씨는 승부를 결정 짓는데 마지막까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번 개정에 따라 마감시간이 10분 늘어나면서 경기직전까지 승부를 결정 짓는 다양한 변수를 최대한 고려할 수 있게 되어 구매자들의 적중률도 향상되고, 마지막까지 더 치밀한 분석 끝에 획득한 적중의 기쁨은 구매자들에게 더 많은 짜릿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또한, 마감 시간변경은 투표권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 베팅사업자와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 대부분은 라이브 베팅 운영과 동시에 발매 마감시간도 경기 시작 시점까지 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불법 시장으로 이탈하는 일부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투표권 사업 상품의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그 동안, 공단과 수탁사업자는 투표권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투표권 사업을 둘러싼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여 왔다”며 “변경된 개정안에 따른 이번 개선은 투표권 사업의 발전은 물론, 향후 신규 상품과 구매 방식을 개발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한편, 개정된 시행령의 주요 내용 및 투표권 발매 마감시간 변경 등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스포츠토토 홈페이지 및 공식 인터넷 발매사이트 베트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우중 기자 2024.08.28 13:19
스포츠일반

대한체육회, 단체장 연임 제한 규정 없앤 정관 개정안 승인

대한체육회가 단체장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체육회는 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이사회에서 의결한 정관 개정안을 가결했다. 체육 단체장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이다. 종전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4년 임기를 지낸 뒤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며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 3선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체육회는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 절차를 없애 연임 제한 걸림돌을 제거하는 정관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통과된 개정안을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재차 승인 요청했다. 이기흥 회장은 개정안의 수혜 당사자다. 그는 이미 2선에 성공해 임기를 치르고 있으며, 임기 제한이 사라지면 걸림돌 없이 3선에 도전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내가 3선에 도전하기 위해서 정관을 바꾸는 게 아니라고 수 차례 얘기해왔다"고 강조하며 "나는 제외해도 괜찮으니 다른 체육 단체장 연임 규정은 바꿔야 한다. 문체부가 수정 제안을 승인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선거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목 단체나 지방 체육회에서 임원을 맡을 만한 인물이 부족하며, 시군구 회장들은 자기 돈을 내고 봉사하는 분들인데 이들의 연임을 심사할 공정위원회를 일일이 다 만들 순 없다"며 이번 개정안 승인 이유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에 열리며, 파리 올림픽 후 회원종목단체장, 17개 시도 체육회장, 228개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가 차례로 이어진다. 이번 개정안은 임시 대의원총회 일정이 공지되면서 사실상 승인이 예고된 일이었다. 이를 염두에 둔 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문체부 브리핑에서 "정관 개정안을 절대 승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브리핑에서 유 장관은 문체부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교부하겠다는 방침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기흥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이 회장은 "체육회가 수천억 예산을 맘대로 쓴다는 건 정말 잘못된 얘기"라며 "문체부와 모두 협의하고 승인받아 사용한다. 문체부의 수시감사, 감사원 감사, 국정감사를 받는 상황에서 체육회 독자로 사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체육회는 문체부의 예산 직접 집행은 체육회를 거치도록 한 국민체육진흥법을 어긴 것이며 문체부의 직권남용이라고 반발했다.이 회장은 '법령 해석은 정부가 한다'는 문체부 당국자의 발언에도 "판단은 법원이 하며, 최종 법령 해석은 헌법재판소가 한다"고 받아친 뒤 "그 외의 해석은 자의적 해석이다"라고 말했다.이 회장은 "학교 체육 정상화, 지방 체육 재정 안정화, 체육 정책 통합 관리를 위해 정부 조직으로서의 국가스포츠위원회 출범을 2017년부터 요청해왔다"며 "정부 조직으로서 출범이 어렵다면 학교 체육 정상화, 지방 체육 재정 안정화만이라도 먼저 해결해달라"고 정부에 읍소했다.이어 "파리 올림픽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국가스포츠위원회 실현을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이은경 기자 2024.07.04 16:15
경제

교수 1000여 명 성명서...'성남FC 정쟁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체육계의 새 미래를 열자'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교수와 강사 모임’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성남FC 정쟁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체육계의 새 미래를 열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대택 국민대 교수, 박상현 한신대 교수, 홍덕기 경상대 교수, 신대철 대림대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1천여명의 교수와 강사들이 성명서 내용에 동참했다. 모임을 대표한 이대택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체육 분야에서도 스포츠의 가치를 확산하고 모든 사람들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하는 정책적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건설적 논의의 진전을 막고 있는 성남FC에 대한 정쟁의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남FC는 2014년 성남시가 성남일화 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변화시킨 국내 프로축구 팀으로 재창단 초창기부터 FA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기업을 공익캠페인에 참여시키는 획기적인 마케팅 등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성남FC의 기업 후원금 모금에 대해서 무분별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교수는 “체육인들은 그동안 스포츠와 운동부의 성장 조건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 투자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일부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성남FC 기업 후원에 대한 진위를 왜곡하고 있다. 체육인들은 체육계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오는 이번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광역지자체장으로 시도민구단의 구단주를 맡았던 여야 정치인들은 그동안 모두 기업의 후원금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던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다. 국민의힘 출신 지자체장들도 마찬가지였다. 2005년 창단한 경남FC는 김태호 도지사 시절 STX그룹과 5년간 매년 40억씩 200억원의 후원계약을 맺었다. 홍준표 의원도 경남 도지사이던 2013년 대우조선과 메인 스폰서십을 맺었고, 지역 기업인 16명을 경남FC의 재정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2003년 인천 유나이티드FC를 창단하면서 부평에 공장이 있는 GM대우, 인천의 상징물인 인천대교 등과 후원계약을 맺었다. 강원FC는 지역 대표기업인 하이원이 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고, 대구FC의 홈구장은 네이밍 스폰서십을 통해서 ‘DGB대구은행파크’로 불리고 있다. 시금고나 도금고를 맡고 있는 은행들이 각 시도민구단을 후원하는 것도 모든 팀의 공통점이다. 이 교수는 “시도민구단들이 관내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것은 국내 프로축구계의 일반적인 현상인데 유독 성남FC에게만 정쟁의 화살을 드리우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비난”이라면서 “앞으로 성남FC에 대한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공공과 민간의 협력으로 대한민국 체육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정책 경쟁에 여야 정치권이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하는 교수와 강사 모임’ 일동의 성명서 전문 〈성남FC 정쟁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체육계의 새 미래를 열자〉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열기가 뜨겁다. 체육 분야에서도 스포츠의 가치를 확산하고 모든 사람들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하는 정책적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건설적 논의의 진전을 막고있는 성남FC에 대한 정쟁의 중단을 촉구한다. 체육인들은 그동안 스포츠와 운동부의 성장 조건으로 기업의 사회적가치 투자를 강조해왔다. 예를 들면 스포츠에 대한 기업후원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체육계에게는 자생과 성장의 핵심토대가 된다. 그런데 정치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성남FC 기업후원에 개입하면서 진위가 왜곡되고 있다. 우리 체육인들은 체육계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오는 이 정치적 논쟁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국내 프로축구 구단 중 전체의 과반을 넘는 시도민 구단은 운영비를 시도의 예산이나 기업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따라서 각 구단이 기업 후원금을 유치하지 못하면 시민과 도민의 혈세가 더 투입되어야 한다. 광역지자체장을 맡았던 여야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구단주 시절에 기업 후원금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해왔다. 2005년 창단한 경남FC는 김태호 도지사 시절에 창원과 진해에 5개 계열사를 두었던 STX그룹과 2006시즌부터 5년간 매년 40억씩 총 200억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홍준표 의원도 경남 도지사이던 2013년 대우조선과 메인 스폰서십을 맺는 것은 물론 지역내 기업 대표 16명을 경남FC의 재정이사로 영입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2003년 인천 유나이티드FC를 창단하면서 이후 부평에 공장이 있는 GM대우,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대교 등과 후원계약을 맺고 지역 기업과의 상생 구조를 만드는 모델을 만들었다. 시도민구단들이 관내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사업에 함께 나서는 것은 국내 프로축구계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유독 성남FC에게만 정쟁의 화살을 드리우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비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남FC 후원은 기업이 공공캠페인에 참여하며 구단을 후원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스포츠계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일반 기업후원 보다 공공성이 강화된 방식인 만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나 지역사회 입장에서도 모범사례인데, 정쟁의 소재로 전락하면서 정치로 인해 대한민국 스포츠계가 진일보할 기회를 망가뜨린 사례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도종환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서 논의중이다. 문화예술분야처럼 체육분야에서도 기업 등의 후원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더욱 충실하게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체육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후원하는 기업 등을 정부가 체육후원 우수기관으로 인증할 수 있게 되며, 조세 감면 조항도 신설된다. 문화예술 분야를 적극 후원하는 기업들을 가리키는 ‘메세나’가 르네상스를 이끌었듯이,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미래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기여를 통해서 가능해질 수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발전을 위한 교수와 강사 모임 일동’은 성남FC에 대한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공공과 민간의 협력으로 대한민국 체육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정책 경쟁에 여야가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 2022. 2. 21.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하는 교수와 강사 모임 일동 2022.02.22 09:22
스포츠일반

지방체육회 특수 법인 출범, 지방체육 진흥을 위한 새로운 시작

지방체육회(17개 시도체육회 및 228개 시군구체육회)를 법정 법인화하고 지방체육회 운영비 지원 근거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이 9일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체육 단체의 대상'에 시도체육회 및 시군구체육회(지방체육회)가 포함됐다. 임의기구였던 지역 체육진흥협의회 설치를 명문화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체육회의 원활한 협의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지방체육회를 법인으로 하고 지역사회의 체육 진흥에 관한 사업과 활동을 명시하였으며, 지방체육회장 선거를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지방체육회를 지방자치단체의 운영비 보조대상으로 추가하고 운영비 지원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기로 했다. 최용재 기자 2021.06.09 07:00
스포츠일반

[김식의 엔드게임] '슈퍼 쌍둥이' 뒤로 숨은 건 누구인가

어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했다. 몰랐다. 죄송하다. 여자 프로배구 간판 스타였던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25·흥국생명)이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있고 난 뒤였다. 다수의 피해자가 21가지로 상술한 학폭 내용은 참혹했다. 10여년 전, 그러니까 이재영·이다영이 미성년 시절의 일이다. 그때도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였다. 그들이 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거나 이해받을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쌍둥이의 폭력은 둘만의 힘으로 가해질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 주위에는 부모가 있었고, 교사가 있었다. 지도자라고 부르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프로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침묵했다. 폭력을 조장했거나 최소한 방관했다. 그런데도 학폭이 있었다는 걸 하나같이 몰랐다고 했고, 그걸 사과했다. 가까이에서 벌어진 폭력을 인지하지 못한 걸 자책(하는 척)했다. 쌍둥이의 중학교 시절 배구부 감독은 17일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운동 끝나고 나선, 기숙사가 2층이니까. 거기서 일어난 건 저는 잘 모르죠. 여자 아이들이다 보니까 제가 거길 올라갈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기시감이 든다. 쌍둥이의 아버지 이주형 익산시청 육상팀 감독은 하루 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혀 몰랐던 일이 갑자기 터지니 '멘붕'이 왔다. 쌍둥이가 중학교 때 선생님(코치)이 배구부의 숙소를 총괄했다. 그 선생님이 워낙 강인한 분이라 그걸(학교 폭력) 감췄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이주형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해본 내가 (학폭을 알았다면 쌍둥이를) 가만 안 놔뒀을 것이다. 운동 잘한다고 까불면 안 된다.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사과했다. 지난 1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폭로 글이 올라온 뒤 이재영·이다영은 즉각 사과문을 올렸다. 배구 팬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느끼는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무작위로 올라오는 '추가 폭로' 탓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최숙현이 지도자와 동료들의 폭언·폭행·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지난해 6월이었다. 가해 시점은 쌍둥이의 학폭이 먼저이지만, 사건 후 벌어지는 일들은 거의 똑같다. 고(故) 최숙현과 학폭 피해자들은 가까운 어른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가해자를 두려워했다.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들어준 건 여론이었다. 다시 말하면, 여론이 들끓지 않으면 폭력 피해자가 하소연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최숙현은 죽음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알렸다. 그가 숨진 뒤 가해자들은 한동안 억울하다고 맞섰다. 전 국민이 주목하고 사실관계가 밝혀진 뒤에야 끔찍한 가해 사실이 드러났다. 학폭의 피해는 가해자가 '슈퍼 쌍둥이'였기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 이재영·이다영은 육상선수 출신 아버지와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김경희씨)로부터 운동 능력을 물려받았다. 특히 김경희 씨는 1988 서울올림픽 배구 세터 출신으로 배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뛰어난 재능'과 '든든한 배경'을 가진 자매가 또래에게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우린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실력이 권력이 되고, 권력이 실력을 더 강화했으며, 결국 폭력으로 번졌다. '슈퍼 쌍둥이' 학폭은 이 시대의 폭력성을 잔인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공정·인권 감수성을 건드렸다. 보통의 경우, 평범한 상대라면 피해 사실을 폭로하기도 어렵다. 어른들의 무심과 방관 때문이다. 지금도 여럿이 이런 일을 겪고 있을 것이다. 2010년 11월 흥국생명에 입단했던 김유리(현 GS칼텍스)는 선배의 심한 괴롭힘에 스무 살에 은퇴했다. 이후 4년 뒤 다른 팀에 입단해 지금까지 뛰고 있다. 학교가 아닌 프로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학폭 폭로 후 흥국생명은 "두 선수의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과도한 관심 때문에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재영·이다영 외에) 남은 선수들이 더는 다른 요인으로 방해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읍소했다. 그들에게는 여전히 경기력과 우승이 중요했다. 소속팀 선수로 인해 세상이 뒤집어졌는데, 어른들은 코트만 바라보고 있다. 죄송하지만, 몰랐단다. 어른을 믿기 어렵다. 결국 시스템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19일) 시행되는 일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2차 개정안)'은 ▶체육인에게 인권침해·비리 즉시 신고 의무 부과, 신고자·피해자 보호 조치 강화 ▶직권조사 권한 명시, 조사 방해·거부 시 징계 요구 등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권 강화 ▶가해자에 대한 제재 및 체육계 복귀 제한 강화 ▶상시적 인권침해 감시 확대 및 체육지도자 등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 ▶체육계 표준계약서 도입 및 실업팀 근로감독·운영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체육계 폭력은 관련법이 없어 벌어진 게 아니다. 지금도 스포츠윤리센터라는 신고기관이 있지만, 피해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소했다. 과거에도 다른 이름의 기관과 법이 있었다. 다만 어른들의 의지가 부족했던 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학교부터 국가대표 과정 전반까지 폭력이 근절되도록 각별하게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첫 행보로 17일 스포츠윤리센터를 찾아 이진숙 이사장 등을 격려했다. 황희 장관은 "스포츠윤리센터가 (폭력 예방에) 선제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법과 제도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권력자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통령도 여러 번 당부한 일이 관련 법을 강화하고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는 할 말이 없다. 시민이 준 힘을 제대로, 제때 사용하지 못한다면 권력자들도 쌍둥이 뒤에 숨는 어른과 다를 게 없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02.19 06:00
스포츠일반

'최숙현법' 국회 통과,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

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을 계기로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6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용 의원 등이 발의한 이른바 ‘최숙현 법’이다. 5일 시행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법률안의 내용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책과 피해자 보호 등을 담고 있다.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해 5일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권이 강화된다. 출석 요구, 진술 청취, 자료 제출 요구를 할 수 있고, 조사를 받는 당사자 및 관계인 등은 성실히 임하도록 협조 의무를 부과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에 대해 직권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든지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비리를 알게 된 경우 센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체육지도자, 선수 및 선수관리 담당자 등은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자·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강화됐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선수에 대한 체육지도자의 (성)폭력 신고를 받은 경우 즉시 피해자에 대한 긴급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윤리센터는 시정, 책임자의 징계 등을 문체부 장관을 통해 요구할 수 있다.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 선수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취약지점에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관리 담당자 등록 등 체육계 인권침해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국민체육진흥법의 목적에서 ‘국위선양’을 삭제해 인식 문화도 개선했다. ‘공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체육인 인권 보호’ 및 ‘국민의 행복과 자긍심을 높여 건강한 공동체의 실현’을 새롭게 규정하기 위해서다. 한편 고 최숙현 선수는 전 소속팀 경주시청의 무자격 운동처방사와 감독 등에게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다. 많은 기관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보호받지 못하다가, 지난 6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8.04 17:57
스포츠일반

“다른 선수들 불이익 받으면 안돼”…철인3종협회 징계 막아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철인 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는 최근 대한체육회에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대한 징계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철인3종경기협회는 지난 2월 최 선수가 피해를 호소하며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신청했지만 묵살했던 곳이다. 무슨 사연일까. 최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 “딸 같은 선수들에게 불이익 안 돼” 최씨는 31일 “모두 내 딸 같은 다른 선수들이 불이익 받는 걸 원치 않아 철인3종경기협회의 강등만은 막고 싶다"고 말했다. 철인3종경기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다. 대한체육협회의 징계를 받아 준가맹단체가 되면 철인3종경기는 전국체전 종목에서도 제외되고 지원금도 줄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실제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최씨의 호소를 받아들여 철인3종경기협회를 강등하지 않고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된 철인3종경기협회는 기존 임원들을 모두 해임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의 관리를 받게 됐다. 그동안 최씨는 딸을 잃은 아픔 속에도 경북 칠곡에서 여의도 국회, 대한체육회 등을 오갔다. 사건 진상규명 및 체육계 폭력근절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던 최씨는 지난 29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참석해 “철인3종경기협회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가해자와 단체 책임자들은 분명 잘못했지만, 잘못이 없는 소속 선수들까지 불이익을 받는 건 숙현이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철인3종경기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척박한 환경에서 애써온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최씨는 “철인3종경기 선수들은 모두 딸 같이 느껴지는데, 이들을 돕는 데 아주 조금이나마 기여를 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선수들도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위로를 많이 해주고 있다. 이들을 위안 삼아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 “‘최숙현법’ 후배들에게 도움되길” 최 선수의 죽음이 알려진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지난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 법은 선수를 폭행한 지도자 처벌 강화, 실업팀 선수의 불공정계약 방지,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CCTV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최씨는 “‘최숙현법’ 제정 등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가족들에겐 위로가 되고 있다”며 “숙현이 엄마는 여전히 실성해있지만, 우리 가족들도 이제 힘을 내 일상으로 복귀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숙현이처럼 힘들게 운동해 온 후배 선수들에게 이 법이 도움되길 바란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법적 토대가 마련된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고도 덧붙였다. ━ “사과 없는 가해자들…법의 심판 받길” 최씨는 “김규봉 감독과 장모 선수는 아직 사과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은 사과하지 않은 건 물론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여전히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 선수는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주요 가해자”라며 “내가 사과를 받는 건 중요하지 않다.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마지막까지 경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2020.07.31 16:01
스포츠일반

"그 사람들 죄 밝혀달라" 고(故) 최숙현법, 국회 문체위 통과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30일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 대안으로 처리된 개정안은 체육계 폭력 및 비리 근절을 위해 선수 인권침해 해결, 가해자 처벌 등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의무도 강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ㆍ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점검하도록 하되 문체부 장관에게 최종 시정요구권을 부여했다.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조사에 비협조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자 징계가 가능하며, 혐의가 확정된 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체육인에 대한 폭력, 성폭력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위는 지난 6일 관련 현안보고와 22일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전날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생전 일기장에는 운동 기록과 함께 폭언·폭행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고 최숙현 가해 혐의 김규봉 감독-주장 장윤정 영구제명 확정 최숙현 아버지 "아무도 숙현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단독] 엄마 불러 "딸 뺨을 때려라"…최숙현 감독의 엽기 강요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았다" 철인3종 최숙현 일기장의 증언 2020.07.30 13:12
스포츠일반

국회 문체위, '최숙현법' 개정안 의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문체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안으로 처리된 개정안은 체육계 폭력 및 비리 근절을 위해 선수 인권침해 해결, 가해자 처벌 등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의무도 강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점검하도록 했다. 문체부 장관에게 최종 시정요구권을 부여했다.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문체위는 6일 관련 현안보고와 22일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전날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고 최숙현 선수와 유가족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고 인권침해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철인3종협회 관리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의결했다. 관리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이기흥 체육회장의 추천으로 체육회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선임된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07.30 13:10
축구

[송지훈의 축구·공·감] 한국 축구대표팀 이동국 코치를 보고 싶다

프로축구 K리그 최고령 현역선수 이동국(41·전북)은 요즘 틈틈이 축구화를 벗고 ‘열공’ 중이다. 15~24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해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다. 시즌이 한창이지만, 언젠가 은퇴해 지도자가 될 때를 대비해 구단 양해로 귀한 시간을 냈다. 하지만 A급 자격증을 받더라도, 국가대표팀 벤치에 앉지 못할 수도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되려면 대한체육회가 시행을 준비 중인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증을 따로 취득해야 한다. 체육회는 5일 제46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개정안을 심의, 가결했다. 핵심은 ‘종목을 막론하고 국가대표팀 지도자가 되려면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거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인데, 프로 스포츠 5개 종목(축구·야구·농구·배구·골프)에 한해 적용을 2023년 1월 이후로 늦췄다. 체육회가 새 자격증 제도를 만들어 종목별 대표팀 지도자 선임을 엄격하게 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 지도자의 폭력과 성폭력 등 범죄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체육회는 2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해당 자격증 소지자에 대해 매년 한 차례씩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게 했다. 자격증 시험 과목에 범죄행위 예방 교육을 포함해 응시자의 경각심을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축구계가 난색을 보이는 건 축구 쪽의 기존 자격증 시스템과 새 자격증 제도 사이에 접점이 없어서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도로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 및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C급에서 시작해, B급, A급을 거쳐 최상위 P급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8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고, 등급에 맞는 이론 지식과 현장 경험을 갖춰야 한다. 체육회는 축구도 예외 없이 전문스포츠지도사 코스를 이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포츠심리, 스포츠윤리, 운동생리, 운동역학 등 엇비슷한 과목을 이중으로 수강해야 하는 축구계에서 볼 때 새 자격증 제도는 ‘옥상옥’(屋上屋,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진행하는 일)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합리적인 대안은 축구계가 운용하는 자격증 시스템에 전문스포츠지도사 과목 중 ‘범죄 예방’을 포함하는 방법이다. 기존 지도자의 경우, 보수 교육을 통해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추가 인정하는 형태로 관리하면 된다. 이는 외국인 지도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만에 하나, 파울루 벤투(51·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지휘봉을 내려놔야 한다면? 상상만 해도 난감한 시나리오다. 축구협회와 체육회가 한 자리에 마주 앉아 대화해야 한다. 현장에 불필요한 짐을 지우지 않으면서, 동시에 종목에 따른 차별이 없게 하려면, 서로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 양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하며 눈여겨 지켜보겠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2020.06.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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