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캡틴 전준우 돌아오는데...'대추격전 주역' 이정훈도 맹타, 김태형 감독 행복한 고민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번 1위 KIA 타이거즈 천적 면모를 드러냈다. 무려 13점 차이를 따라잡았다. 선발로 나선 대타 요원 이정훈(30)의 맹타는 유독 반가웠다.
롯데는 지난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 15-15로 비겼다. 올 시즌 최장 경기 시간(5시간 20분) 혈투였다. 롯데는 올 시즌 KIA전 9경기에서 5승 1무 3패, 우위를 유지했다. 롯데는 사실상 패할 경기에서 승률 관리를 해냈다. 4회 초까지 1-14, 무려 13점 차로 지고 있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8실점하며 무너졌고, 두 번째 투수 현도훈도 '이닝 소화'라는 임무만 안고 마운드에 오르며 대량 실점했다. 하지만 이후 타선이 폭발, 7회 15-14로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는 이어진 8회 수비에서 홍종표에게 동점(스코어 15-15) 적시타를 맞았고, 결국 승리까지 거머쥐진 못했다. 하지만 폭풍 같이 몰아 치는 화력은 야구팬을 달궜다. 8위(롯데)가 1위(KIA)를 상대로 다시 한번 강세를 보여준 점도 화제를 모았다. 롯데는 올 시즌 첫 원정 두 경기에선 패했지만, 이후 홈 3연전에서 전승, 다시 이어진 광주 원정 1·2차전에서 모두 이기며 5연승까지 달렸다. 시즌 전적 5승 3패에서 맞붙은 이날 패전이 유력했지만, 13점 차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여주며 최근 뜨거운 화력과 KIA 상대 강세를 증명했다. 1번 타자 황성빈은 4안타, 3번 고승민은 6타점을 기록했다. 전전후 내야수 정훈도 홈런 포함 4타점.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정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롯데가 반격을 시작한 4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KIA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정훈의 땅볼, 박승욱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롯데는 이어진 상황에서 황성빈과 윤동희도 출루하며 만루를 만든 뒤 고승민이 만로포를 쐈다.
이정훈은 바로 다시 돌아온 5회 타석에서도 네일의 주 무기 스위퍼를 공략, 좌전 안타를 치며 다시 추격 신호탄을 쐈다. 롯데는 정훈이 안타, 박승욱이 땅볼 타점, 황성빈이 적시타를 치며 다시 2점을 추가했다.
이정훈은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2사 뒤 나승엽이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잇는 우전 안타를 쳤다. 이 경기 3안타째. 롯데는 후속 타자 정훈이 스리런홈런을 치며 12-14, 2점 차까지 추격했다. 역점 타점을 올린 선수도 이정훈이었다. 롯데는 7회 말 무사 1·2루에서 5월 이후 팀 내 타격 1위인 윤동희가 희생번트 작전을 수행해 1사 2·3루를 만든 뒤 고승민이 곽도규를 상대로 좌중간 적시타를 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상황에서 후속 타자 김동혁이 투수 송구 실책 덕분에 출루, 2·3루 기회를 만들었고, 나승엽은 고의4구나 다름없는 출루로 1루를 채웠다. 이정훈은 이 상황에서 바뀐 투수 김사윤을 상대로 우익수 뜬공을 치며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결국 대역전 드라마는 나오지 않았다. 롯데는 또 한 명의 타격 옵션이 추가된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대타 자원 이정훈은 올 시즌 타율 0.317(60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임무를 잘 해냈다. 2023년 스프링캠프에서 야수 기량발전상 수상자로 기대를 받았고, 이어진 정규시즌 종종 존재감을 드러냈다. 롯데가 팀 노히트노런를 해낸 8월 6일 SSG 랜더스전에선 8회 대타 적시타를 치며 팀 대기록 달성 공신이 됐다. 8월에는 주전 선수만큼 많이 출전해 4할(0.407)대 타율을 남겼다. 롯데는 종아리 부상을 당했던 캡틴 전준우가 26일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이정훈이 전준우가 맡고 있는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할지 장담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최근 뜨거운 롯데 타선에 대타 요원까지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이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6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