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2건
프로야구

[준PO3]리그 대표 중견수의 판단 미스, 대량 실점 빌미

준플레이오프(PO) 3차전도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정규시즌 3위 키움 히어로즈와 4위 KT 위즈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2 KBO리그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치렀다. 9-2로 키움 히어로즈가 압승을 거뒀다. 5전 3승제 기준, 시리즈 전적 1승 1패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의 PO 진출 확률은 100%였다. 키움이 잡았다. 이 경기에서 키움 유격수 신준우는 실책 3개를 범한 뒤 4회 초 타석에서 교체됐다. 이는 포스트시즌(PS)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책 타이기록이었다. 그러나 KT는 신준우의 실책으로 만든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1·3회 모두 상대 실책이 나온 뒤 타석에 선 박병호가 삼진을 당했다. 5회 전까지 KT가 범한 실책은 1개였다. 그러나 이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T는 선발 투수 고영표가 '천적' 야시엘 푸이그에게 1회 초 3점 홈런을 맞고 기세를 내줬다. 추가 실점을 하면 순식간에 승부의 추가 기울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믿었던 야수가 판단 미스를 범했다. 3회 말 1사 1루에서 키움 4번 타자 김혜성의 좌중간 타구를 처리하려던 KT 중견수 배정대가 공을 빠뜨리고 말았다. 배정대는 순간적으로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려다가 포기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의 떨어진 타구가 가속도가 붙으면서 포구 지점을 잡지 못했다. 공은 배정대의 글러브를 스치고 담장까지 굴러갔다. 1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발이 빠른 타자 주자 김혜성도 3루까지 진루했다. 선발 투수 고영표는 이 피안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KT는 구원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투입했지만, 그가 푸이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5번째 점수를 내줬다. 배정대는 리그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중견수다. 어깨도 강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는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KT 마운드는 이후 무너졌다. 데스파이네는 4회 만루를 위기에 놓였고, 바뀐 투수 심재민이 주자 3명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투입된 이채호가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그도 5회 투구에서 김준완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았다. 5회까지 9점을 내줬다. 득점은 1점뿐이었다. 고영표의 조기강판은 KT 마운드의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야수 포구 실책이 그 시작이었다. KT는 벼랑 끝에 몰렸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10.19 21:47
프로야구

[준PO3]고영표, '천적' 푸이그에 3점포 허용...5실점 조기강판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32)가 조기강판됐다. 고영표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규시즌 약세를 보였던 타자를 넘지 못했고, 야수진의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기록은 2와 3분의 1이닝 5실점(4자책점). 고영표는 1회 초 1번 타자 김준완, 2번 이용규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2개 모두 2루수 박경수의 호수비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2사 뒤 흔들렸다. 이정후와 김혜성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맞았고, 위기에서 상대한 야시엘 푸이그에겐 풀카운트 승부에서 좌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푸이그를 상대로 피안타율 0.778를 기록하며 약했다. 9번 상대해 홈런 1개 포함 안타 7개를 허용했다. 이날도 푸이그는 고영표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쳤다. 고영표는 3회 다시 실점했다. 선두 타자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 1사 뒤 김혜성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았다. KT 중견수 배정대가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수비를 보여줬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려다가 참았는데, 바운드된 공이 그의 예상보다 빠르게 외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였다. 공식 기록은 중견수 포구 실책이었다. 고영표는 4번째 실점 뒤 마운드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넘겼다. 구원 투수는 주자를 3루에 두고 상대한 푸이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고영표의 실점도 5점으로 늘어났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13승을 거둔 투수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1번이나 해냈다.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다. 그러나 정규시즌 키움 타선을 상대로 나선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0, 피안타율 0.385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가을 무대에서도 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10.19 19:38
프로야구

[IS 수원]병호·용호가 만든 역전극...KT, LG 꺾고 4연패 탈출

KT 위즈가 4연패를 끊어냈다. KT는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타격 침체 탓에 4연패를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팀 공격을 이끌던 박병호와 조용호가 팀을 구했다. KT는 시즌 17승(21패)째를 거두며 하위권 탈출 발판을 만들었다. KT는 7회까지 끌려갔다. 선발 투수 데스파이네가 3회 초 김현수에게 우월 솔로 홈런, 5회 초 2·3루에서 박해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2점을 내줬다. 타선은 LG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3회와 5회 주자 2명이 누상에 나갔지만, 두 차례 기회에서 타석에 나선 황재균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승부는 8회 변곡점을 맞이했다. KT는 선두 타자 조용호가 바뀐 투수 김대유의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았고, 후속 김민혁과 황재균이 연속 땅볼을 치며 그를 3루까지 보냈다. 2사 3루에서 4번 타자 박병호가 나섰다.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마운드 위 정우영은 앞서 황재균의 타석에서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대 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윽박질러 땅볼을 유도했다. 박병호를 상대로도 1·2구 모두 몸쪽(오른손 타자 기준) 투심으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나 리그 대표 홈런 타자 박병호는 3구 연속 같은 구종을 놓치지 않았다. 3루째 바깥쪽 낮은 코스 투심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힘의 대결에서 이겼다. 분위기가 KT로 넘어갔다. 이강철 감독은 김재윤을 조기 투입해 8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리고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배정대가 LG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깔끔한 좌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후속 권동진이 희생번트 작전을 실패하며 뜬공 아웃됐지만, 조용호가 히트앤드런 작전이 걸린 상황에서 김진성의 높은 공을 받아쳐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1루 주자 배정대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KT가 4연패를 끊어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이 연패 탈출 의지를 보여줬다. 선발 투수 데스파이네가 제 몫을 다했고,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박빙 상황에서 잘 해줬다. 박병호가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조용호도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라고 총평했다. 조용호는 "데뷔 첫 끝내기 안타다. 기분이 너무 좋다. 작전(히트앤드런)을 수행하기 위해 타격한 게 우측 코스로 갔다. LG 불펜 투수들이 강하기 때문에 끌려갈 수 있는 경기였는데,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라고 전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17 22:05
야구

시즌 막판 더 빛나는 데스파이네의 '4일 휴식' 루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KT)만의 독특한 루틴이 시즌 막판 팀 투수진의 체력 관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16일 수원 한화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KT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2승(9패)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3.41에서 3.36으로 낮췄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총 투구 수 127개를 기록하며 철완을 과시했다. 7회까지 110개를 던지고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 KT는 전날(15일) 열린 KIA전에서 불펜 투수 6명을 투입했다. 지난주 내내 불펜 소모가 컸다. 2~4점 차 박빙 승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셋업맨 박시영은 13일 두산전부터 3연투를 소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선 데스파이네가 8회 초 2사까지 책임졌다. KT는 한화전 남은 1⅓이닝을 이대은과 안영명만으로 막아냈다. 주권, 조현우, 김재윤 등 다른 필승조 일원들이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불펜 투수들이 체력 저하에 시달리는 시즌 막판이지만, KT는 데스파이네 덕분에 든든하다. 평균 6이닝 이상 막아주는 그가 상대적으로 자주 등판하며 동료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는 보통 공식 휴식일(월요일)을 포함해 5일 동안 휴식하고, 6일 만에 마운드에 선다. 반면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뒤 등판을 선호한다. 성적도 훨씬 좋다. 등판 간격이 6일 이상 벌어진 22차례 등판에서는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지만, 4일 휴식 뒤 나선 42경기에서는 훨씬 낮은 3.11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에 차이가 크다 보니 이강철 KT 감독도 가급적 그의 루틴을 지켜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판 간격이 밀린 다른 선발 투수들은 하루, 이틀 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10월에도 루틴을 유지했고, 한 달 동안 7번이나 등판했다. 선발로 나선 6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임무를 다했다. KT는 데스파이네 덕분에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는 악재를 피할 수 있었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영하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수 있었다. 데스파이네는 18일 기준으로 31경기에 등판해 176⅔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3189개. 모두 리그 투수 중 최다 기록이다. 남은 시즌 최소 2번 이상 더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도 최다 등판(34번), 최다 이닝(207⅔), 최다 투구 수(3525개) 1위에 오른 투수다. 데스파이네는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KT 불펜진은 그가 등판할 때마다 단비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17 19:59
야구

유망주→노망주→마당쇠, KT 마운드 '언성히어로' 심재민

좌완 심재민(27)은 KT 선두 질주의 숨은 공신이다. 마운드에서 가장 궂은일을 해내고 있다. 그의 임무는 스윙맨.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 상황에서 투입돼 2~3이닝을 막아줘야 하는 역할이다. 대체 선발 투수로도 한 차례 나섰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4회 말 1사까지 6점을 내주고 무너진 뒤 나섰다. 3⅔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하며 무실점 호투했다. 지난 8일 수원 KIA전에서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⅔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기선을 내준 상황에서 등판,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조기강판은 사령탑 입장에서 가장 당면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불펜 가동이 빨라지면, 투입하는 투수가 늘어난다.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었던 선수까지 나서야 할 때도 있다.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누적 피로는 잠재적 불안 요소다. 그래서 롱릴리버를 둔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투수 1명을 더 투입해 5~6회까지 막고, 이후 정상적인 불펜 운영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KT는 심재민 덕분에 몇 차례 위기를 넘겼다. 투구 내용도 좋았다. 3이닝 이상 막아낸 3경기에서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8일 KIA전에서는 심재민이 달아오른 상대 타선의 기세를 꺾은 덕분에 동점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15일 두산전 7회 말에는 리그 대표 '거포' 김재환과의 승부가 돋보였다. 풀카운트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스트라이크존 안에 슬라이더를 꽂아넣었다. 앞서 낮은 코스에 던진 슬라이더에 타자가 반응하지 않자, 정면 승부로 허를 찔렀다. 이 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를 치며 뜨거웠던 김재환은 완전히 타이밍이 빼앗긴 채 어설픈 스윙을 했다. 심재민은 '10구단' KT의 창단 멤버다. 2015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선발된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입단 동기 박세웅(현재 롯데)은 리그 대표 선발 투수, 주권은 정상급 셋업맨으로 올라섰지만, 심재민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2017시즌 커리어 최다 이닝(74⅔), 최다 홀드(13개)를 기록하며 도약 발판을 만들었지만, 팀 주축으로 평가되진 못했다. 2018시즌을 끝으로 군 복무(사회복무요원)를 소화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다스릴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좌완 자원이 많지 않은 팀 상황 탓에 심재민의 복귀를 주목했다. 불펜진 수혈이 필요했던 6월에 그를 1군에 콜업했고, 이후 요긴하기 활용했다. 선발 투수나 셋업맨처럼 주목받는 보직은 아니다. 하지만 심재민은 KT 마운드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묵묵히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다. 선발 도약도 기대된다. 2019~20시즌 스윙맨을 소화한 김민수도 기존 선발 투수가 낙오한 자리를 꿰찼다. 이닝 소화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당장은 고영표·배제성·소형준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이 견고하다. 하지만 변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심재민은 든든한 예비 자원이다. 심재민은 올 시즌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는 "승리나 세이브 등 개인 기록은 욕심이 없다. 자주 등판해서 좋은 공을 던지며 이닝과 경험을 쌓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아직 선발 투수 욕심도 없다. 현재 선발들이 잘 해주고 있다. 현재 나는 롱릴리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6 12:59
야구

데스파이네, 두산전 5⅓이닝 3실점...투구 내용은 낙제점

KT 1선발이 흔들리고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가 고전했다. 데스파이네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1 KBO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KT가 3-2로 앞선 6회 말 1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 투수가 동점을 허용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실패했다. 실점은 많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투구였다. 1회 말 상대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김인태, 박건우는 연속 범타 처리했다. 2회 말은 첫 타자 김재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5번 양석환과의 승부에서는 삼진을 잡아냈다.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커터)을 연속 구사한 뒤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후속 박계범에게는 3루 땅볼을 유도했다. 5(3루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3회는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 타자 김재호와 후속 박세혁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3루에서 상대한 페르난데스는 3루수 뜬공 처리했고, 이어진 김인태와의 승부에서도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데스파이네의 2루 송구가 빗나갔다. 유격수 신본기가 역동작에서 공을 잡아낸 뒤 2루를 밟아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냈지만, 늦은 송구 탓에 타자 주자는 잡지 못했다. 그사이 3루 주자 김재호는 홈을 밟았다. 4회도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 2사 뒤 강승호에게 우중간 텍사스 안타, 후속 박계범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첫 승부에서 안타를 허용한 김재호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았다. 2루 주자 강승호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3루수 황재균은 이 상황에서 좌익수 조용호의 송구를 커트해 주자 박계범을 런다운에 몰았고, 2루에서 아웃시켰다. 데스파이네는 3이닝 연속 2회 이상 출루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줬다. 하지만 타선이 데스파이네를 지원했다. 5회 공격에서 3득점하며 역전을 해냈다. 두산 선발 투수 아리엘 미란다를 상대로 선두 타자 배정대, 후속 오윤석이 안타를 치며 2·3루를 만들었다. 제라드 호잉과 문상철이 삼진을 당하며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 보였지만, 신본기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2사 2루에서는 두산 1루수 페르난데스의 실책을 틈타 추가 득점을 해냈다. 페르난데스가 조용호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백핸드 포구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공이 야수가 없는 위치로 흘렀다. 신본기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데스파이네는 힘을 냈다. 5회도 2사 뒤 김인태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박건우에게 삼진을 뽑아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하지만 6회 1점을 더 내줬다.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고, 1사 뒤 상대한 강승호에게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출루를 허용했다. 박계범에게 공 4개를 던져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타자와의 승부 중 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두산은 바뀐 투수 박시영을 흔들었다. 1루 주자 강승호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가 이뤄지자, 3루 주자 김재환이 홈을 파고들었다. KT는 다소 뻔한 더블 스틸을 막지 못하고 3-3 동점을 내줬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데스파이네는 8일 수원 KIA전에서 1⅔이닝 4실점하며조기강판됐다. 이강철 감독은 실점보다 경기에 임하는 데스파이네의 태도 탓에 화가 났고, 문책성 강판을 지시했다. 14일 두산전을 앞두고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데스파이네의 투구는 다소 어수선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4 20:47
야구

좌완 트로이카만 해낸 '국내 투수' 20QS, 고영표가 겨냥

KT 선발 투수 고영표(30)가 한국 야구 대표 '좌완 트로이카'와 어깨를 견줄 기회를 잡았다. 고영표는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기록했고, 최다 땅볼(17개)을 유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최고의 투구였다"라며 극찬했다. KT는 11-1로 승리했고, 고영표는 시즌 9승(4패)째를 거뒀다. 고영표는 LG전 호투로 2021시즌 15번째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팀 동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6번)에 이어 이 부문 리그 단독 2위에 올랐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1위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히 6이닝 이상 막아내는 투수라는 의미다. 그는 4일 현재 경기당 투구 이닝(6이닝)도 공동 1위다. 조기강판은 단 한 번뿐이다. 고영표가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최소 9번 이상 더 등판할 수 있다. 앞선 18차례 등판에서 기록한 QS 확률은 83.3%(18번 중 15번). 올 시즌 20QS 이상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기록은 의미가 있다. 최근 10시즌(2011~20) 동안 '단일 시즌 20QS' 이상 달성한 투수는 연평균 3.1명이다. 2019시즌이 최다인 6명, 2011·2014시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국내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더 희소가치가 있는 기록이다. 한국 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이자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만 해냈다. 세 투수의 KBO리그 커리어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류현진 3회(2007·2010·2012), 양현종 3회(2016·2017·2019), 김광현은 2회(2010·2019) 기록했다. 2020시즌에 20QS 이상 기록한 투수는 모두 외국인이었다. 국내 투수 1위였던 양현종은 15QS에 그쳤다. 고영표가 20QS 고지를 밟는다면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김광현과 양현종의 뒤를 잇는 리그 대표 선발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고영표는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이닝당 평균 투구 수(14.7개)가 가장 적다. 100구 이상 기록한 등판도 한 번뿐이다. 공격적인 승부를 선호한다.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을 때는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를 두루 구사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고영표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구종으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전과 다른 투구(볼 배합) 패턴으로 타자와의 승부를 이겨내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전까지 잘 구사하지 않던 투심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였다. 효과적으로 통하고 있다. 고영표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승선,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값진 경험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은 레이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영표도 "선발 투수 임무를 맡으면서 항상 QS를 목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못 하면 안 된다'라는 부담도 있지만, 최대한 많이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6 06:28
야구

'루틴도 지켰는데'...데스파이네의 롯데 포비아

KT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의 롯데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시즌 2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3⅓이닝 동안 8피안타(1홈런) 1볼넷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두 번째로 많았다. 투구 수는 72개. 데스파이네는 대량 실점한 경기에서도 거의 100개를 채운다. 선수의 루틴이고, 벤치는 가급적 이를 배려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80개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내용이 매우 안 좋았다는 의미다. 롯데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4일 등판한 홈 경기에서도 3⅔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2020시즌까지 표본을 넓히면 더 약하다.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85를 기록했다. 5번 이상 등판한 상대 7팀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좌타자 손아섭과의 14번 승부에서 5안타를 맞았고, 마차도 상대 피안타율도 0.500에 이른다. 주로 하위 타선에 포진되는 김준태, 안중열에게는 홈런을 1개씩 허용했다. 데스파이네는 후반기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다. 첫 등판이었던 13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3⅓이닝 7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롯데전 부진은 삼성전보다 우려가 컸다. 루틴이 지켜졌는데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4일' 휴식, 즉 5일 만에 등판한 2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5일 이상 휴식한 9경기는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기준으로 앞서 조기강판을 당한 4경기는 모두 이 루틴이 깨진 상황에서 나섰다. 하지만 롯데전은 지난 18일 LG전 등판 뒤 나흘 휴식 뒤 나서고도 부진했고, 천적 관계도 청산하지 못했다. 원정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 데스파이네는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에서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 동안 14자책점을 내줬다. 롯데는 올 시즌 사직 경기가 3번 더 남아 있다. 9월 마지막 주 이후에 잡혀 있다.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KT 입장에서도 고비가 될 수 있는 시기다. 데스파이네의 롯데전 약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KT는 다른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개인사로 이탈했다. 쿠에바스의 자리를 메운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선발로 나선 2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아직 적응기다. 우완 국내 투수 소형준은 신인왕을 차지한 2020시즌보다 투구 기복이 있다.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 한 명이다. 데스파이네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5 14:20
야구

가을 야구는 분석이 아니라 싸움이다…김태형의 돌격

"KT 타선과 기 싸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10일 KT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선발투수 최원준을 조기 강판시킨 이유를 설명한 말이다. 최원준은 비교적 잘 버텼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숫자'가 아닌 선수의 '기세'를 감지했다. 단호하고 빠른 결단을 내렸다.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도 종종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투수를 교체했다. 타자와 승부 중에 마운드를 내려온 투수도 있다. 난타를 당하거나, 제구 난조가 심각한 상태도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포수 교체도 마찬가지다. 주전 포수 박세혁이 6회 이전, 그것도 이닝 도중에 안방을 내준 장면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점수 차, 볼카운트, 이닝 등 숫자 정보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싸움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이는 걸 경계한다. 선수의 기용 배경을 설명할 때 기술·기량보다는 태도나 기세에 대해 말한다. 그는 젊은 투수, 경험이 적은 투수일수록 배포가 필요하다고 본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타자 바깥쪽으로 피해 가는 공을 던지는 투수를 용서하지 않는다. 2020년 미야자키(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마운드 1군 전력감을 물색할 때 그는 "안타를 맞더라도 4~5구 안에 타자와 승부를 보겠다는 공격적인 투수가 필요하다. 일단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결과는 다음 문제"라고 강조했다. 포수의 리드도 같은 맥락에서 판단한다. 김태형 감독은 "몸쪽 빠른 공에 약한 타자라는 분석 자료가 있으면 뭐하나. 그 코스에 던질 수 있는 제구가 없다면 소용없다. 투수 리드는 그저 공 배합을 하는 게 아니다. 투수가 가장 자신 있는 구종과 코스를 주문하고, 투수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싸움꾼 기질은 기 싸움이 팽팽한 단기전에서 더 강하게 발산되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평소보다 직접 대면하고 대화하는 경우도 많다. 김태형 감독은 10일 PO 2차전 9회 말 마무리 투수 이영하가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주자,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150㎞ 던질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가운데로 꽂아라"고 조언했다. 4-1, 3점 차 앞선 상황을 충분히 활용해 싸우라는 주문이었다. 이영하는 이후 상대한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 경기 3회 초 2사 1·3루에서 나온 김재환의 적시타에도 벤치의 지원이 있었다. 김재환은 KT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볼 3개를 얻어낸 뒤 4구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생산했다.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타자는 볼넷을 기다리기 마련이지만, 김태형 감독은 타격 사인을 냈다. "4번 타자가 3볼에서 들어온 공을 안 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공격적인 스윙을 주문했다. PO 1차전 9회 초 결승타를 친 김인태에게도 김태형 감독은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기 전에 대결하라고 조언했다. 두산 배터리가 KT 베테랑 타자들에게 고전할 때는 "(어려운) 수 싸움보다는 빠른 공 승부가 낫다"고 당부했다. 김태형 감독의 이런 메시지들이 모여 두산의 공격력과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두산을 5년(2015~19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전력이 약화한 올해는 우승권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정규시즌 마지막에 3위에 올랐다. 그리고 6년 연속 KS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데이터 야구가 대세로 자리 잡은 시대, 김태형 감독 특유의 저돌적인 파이터 기질이 더 돋보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12 06:00
야구

'끝내기' 알칸타라 vs '뒤집기' 쿠에바스, 입단 동기의 얄궂은 맞대결

끝내기냐. 뒤집기냐. KBO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라울 알칸타라(28·두산)가 벼랑 끝에 있는 친정 KT를 향해 칼끝을 겨눈다. 최후의 저지선 앞에는 '옛 동료' 윌리엄 쿠에바스(30·KT)가 가로막고 있다. 두산과 KT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을 치른다. 두산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1차전(3-2), 2차전(4-1)을 모두 승리했다. 점수 차는 크지 않았으나, 경기력 차가 컸다. 두산은 5년(2015~19)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포스트시즌에 처음 출전한 KT는 타선 침묵으로 고전했다.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7.5%(16회 중 14회)다. 2연패 당한 팀의 리버스 스윕은 두 번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생각이다. 2차전 승리 뒤 "유리한 상황이다. 3차전에서 총력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두산으로서는 나흘 동안 충분히 쉰 뒤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맞이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자신감의 근거는 선발 투수 알칸타라다. 그는 정규시즌 31번 등판, 20승 2패(승률 0.909),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다승과 승률 1위, 평균자책점 4위를 기록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한 그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리그 전체 1위인 8.32. 알칸타라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알칸타라는 세 차례 KT에서 2승,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이었던 6월 4일 수원 원정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기 등판한 두 번은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냈다. 피홈런도 없었다. PO 무대 고척 스카이돔은 통산 두 차례 나섰다. 13⅔이닝 동안 3점만 내줬다. 알칸타라는 5일 LG와의 준PO 2차전에서 4⅓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다. 목에 담이 생긴 탓에 구속이 떨어졌다. 그러나 PO 3차전에는 정상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다. KT 선발투수는 쿠에바스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10승 8패·평균자책점 4.10에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이 아니다. 게다가 10월 등판한 5경기에서 2패(평균자책점은 5.81)만 당했을 만큼 페이스가 좋지 않다. 올 시즌 세 번 나선 두산전에서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5.02(14⅓이닝 8실점)에 그쳤다. 이닝당 출루허용은 1.40. 9월 17일 수원 두산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후 두 번은 조기 강판당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일단 3차전을 이겨야 다음 경기도 있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PO 1·2차전에서 조현우·주권 등 젊은 불펜투수들이 호투하며 긴장감을 이겨낸 수확도 있다. KT가 선발 싸움에서 지지 않는다면, 불펜 대결에서는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쿠에바스의 어깨가 무겁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는 2019시즌을 앞두고 KT에 입단한 '동기'다. 알칸타라는 시속 155㎞의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주목받았다. 쿠에바스는 빠른 공의 무브먼트와 변화구 제구력이 돋보였다. 둘은 1·2선발을 맡았고, 나란히 10승 이상 거뒀다. 지난해 KT가 창단 최고 승률(0.500)과 순위(6위)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알칸타라는 2020년 재계약하지 못했다. KT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하며 한 자리가 줄어든 탓이었다. 구위는 좋지만, 변화구 활용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알칸타라에 대한 KT의 평가였다. KT는 알칸라타에 대한 보류권을 포기하며 그의 앞길을 열어줬다. 그러자 두산이 알칸타라를 잡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두산 코칭스태프와 동료 투수, 포수 박세혁의 도움을 받아 스플리터를 연마했다. 원래 좋은 구위는 넓은 홈구장(잠실)에서 더 위력을 발휘했다. 새 무기 스플리터는 삼진을 잡는 무기로 활용했다. 알칸타라는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알칸타라는 지난 9월 8일 KT전에서 호투한 뒤 "KT를 상대로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KT가 생각한 것보다 나은 투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내부 평가에서 알칸타라를 이겼던 쿠에바스는 올 시즌 내내 '동기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PO 3차전 등판에 쿠에바스의 자존심이 달려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12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