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무릎 통증에도, 투혼의 '트랜스포머' 김희진은 계속 뛴다
무릎 통증으로 쓰러진 김희진(IBK기업은행)이 마침내 웃었다. 김희진은 현재 무릎 상태가 안 좋다. 2020 도쿄올림픽 전부터 있던 부상으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있다. 비시즌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부위가 매끄럽지 못해 완벽하게 이뤄지진 않았다. 김희진은 올림픽을 돌아보며 "버티고 버텨서 이겨냈다"고 했다. 결국 김희진은 지난 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쓰러졌다. 무릎이 꺾여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골절 같은 큰 부상은 피했으나 여전히 위험을 안고 뛰고 있다.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전히 통증은 남아있지만 김희진은 투혼을 발휘하며 경기에 나선다. 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창단 멤버였던 김희진은 개막 후 최다 7연패를 처음 경험 중이었다. 16일 신생팀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가까스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또한 최하위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8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점(2점)을 쌓았다. 김희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릎 통증으로 한 경기(12일 KGC인삼공사전)를 쉬고 나온 김희진은 팀 내 최다인 17점(공격성공률 45.45%)를 올렸다. 블로킹 2개, 후위공격 4개를 기록했다. 그의 투혼이 더 빛을 발휘하는 건 팀을 위해 포지션 변경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희진은 IBK기업은행에선 미들블로커(센터), 대표팀에서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다. 초등학교 때 높이뛰기 선수였던 김희진(1m85㎝)의 빠른 발과 점프력, 다재다능함 덕분에 가능했다. 그가 포지션 변경을 자주 한다는 의미에서 '트랜스포머'로 통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한 경기 내에서도 세트별로 포지션이 바뀐다. 외국인 공격수 레베카 라셈의 부진 때문이다. 아포짓 스파이커 라셈이 부진하면 미들블로커로 뛰던 김희진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라셈을 올 시즌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득점(125개)과 성공률(34.63%)이 가장 떨어진다. 이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이 김희진에게 옮겨간다. 포지션 변경이 자주 이뤄지면 여러모로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지만 김희진은 제 몫을 한다. 김희진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늘 센터로 뛰었고, 지금도 센터다. 속공·블로킹·이동 공격 등 (센터가) 해야 할 역할을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이제는 센터와 라이트 역할을 번갈아 뛰는 경우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체력을 더 끌어 올리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더 큰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수술 없이 웨이트와 하체 운동으로 극복하며 계속 뛸 생각이다. 이형석 기자
2021.11.18 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