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IS 포커스] 카타르 가느냐, 못 가느냐... 벤투호 '손흥민 수술' 비상
손흥민(30·토트넘)이 안면 부위에 골절 수술을 받는다. 현시점에서 정확한 회복 기간과 실전 투입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골절된 왼쪽 눈 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수술 뒤 손흥민은 구단 의무진과 함께 재활에 들어갈 것”이라고 3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수술은 이번 주 안에 받을 예정이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마르세유와의 조별리그 원정 경기 도중 눈 주위를 다쳤다. 전반 23분 상대 수비수 찬셀 음벰바와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착지하는 도중 음벰바의 어깨에 왼쪽 눈 부위를 강하게 부딪쳤다. 손흥민은 전반 29분 교체됐다. 교체 당시에도 얼굴이 부어올라 있었고, 경기 후 동료들과 찍은 단체 사진에서는 왼쪽 눈이 심하게 부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구단은 골절로 수술한다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일 공식 입장을 내고 “월드컵 출전 가능 여부는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해서 토트넘 구단 의무팀과 협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손흥민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보지 않은 이상 정확한 판단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전제 아래 손흥민은 안와골절 혹은 안면골 골절 부상이 의심된다. 토트넘은 공식 발표문에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를 ‘왼쪽 눈 주위의 뼈’라고 지칭했다. 일부 해외 언론에서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를 ‘페이셜 프렉처(facial fracture)’라고 표현했다. 눈 주위 뼈인 안와 골절만 있을 수도, 눈 밑의 광대뼈 부위까지 골절된 안면골 골절(페이셜 프렉처)이 더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안면골 골절이라면 안와골절만 있는 것보다 회복 기간이 더 길어진다. 현재 시점에서 복귀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김성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페이셜 프렉처는 안와 골절, 안면골 골절 등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안면 부위 골절을 당하게 되면, 보통 안와 골절만 오는 게 아니다. 안면골 골절까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안와 골절 같은 경우는 수술 후 회복까지 4~6주 정도, 보정을 더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안면골 골절은 6~8주 정도의 치료 기간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서울보라매병원 박준호 성형외과 교수는 “(중계 영상, 사진 보도에서 나온) 손흥민의 상태를 보면, 눈이 심하게 부어있어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코피가 나온 걸로 봤을 때, 코 주위의 뼈가 부러졌다. 손흥민의 부상은 안와 골절이 가장 가까울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안와 골절은 전치 6주 정도의 진단이 나온다”고 했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이상우 멘탈퍼포먼스 대표는 “손흥민이 ‘월드컵을 나가지 못하는 거 아닌가’하는 상실감과 박탈감을 많이 느낄 수 있다”면서 “현재 손흥민의 곁에는 스포츠전문심리사가 있어야 한다. 심리기술 전략을 세워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많이 외롭고 공허하고, 미안해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는 24일 우루과이전이다. 28일 가나, 12월 3일 포르투갈전이 예정되어 있다. 우루과이전은 20일 후에, 포르투갈전은 한 달 뒤에 열린다. 손흥민의 부상이 그 시점에서 어떨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만일 뛰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손흥민의 수술 경과와 재활 과정에서의 컨디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손흥민을 12일 발표하는 최종엔트리에 넣을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은 14일까지 26인 최종엔트리를 FIFA에 제출하지만, 이후에도 심각한 부상이나 질병으로 경기에 뛸 수 없을 때는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있다.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손흥민은 (비중 있는 경기에서) 뽑히지 않은 적도 없고, 뛰지 않은 적이 없지 않은가.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발탁할 가능성은 작다.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손흥민은 어떤 식으로든지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활약한 바 있는 프로구단 감독도 “손흥민은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전술의 핵심 아닌가. 손흥민의 부상이 크다면 대표팀도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3일 파주NFC에 소집된 대표팀 수비수 김진수(30·전북 현대)는 "오늘 아침에도 흥민이에게 연락했다.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이라는 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아서 흥민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위로밖에 없었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1.04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