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2건
프로야구

[IS 스타] '첫 승+ERA 2.88' 켈리, 비결은 '스플리터+스위퍼'

"5년 동안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먹고 살았다. 타자들이 다 알고 기다렸고,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 싶었다."KBO리그 6년 차.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의 변신은 과연 통할까.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켈리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올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눈에 띄는 건 구위다. 켈리는 지난해 10승(7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전년(2022년 2.54) 대비 치솟았다. 153개였던 탈삼진도 129개로 줄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도전했던 만큼 그를 교체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여론까지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그를 믿고, 대신 신 구종 장착에 도전하자고 켈리를 독려했다. 그 결과 켈리는 한국시리즈(KS)에 두 차례 등판, 완벽한 호투로 통합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변신했다. 어렵게 보였던 재계약도 성공해 한국 생활 6년 차를 맞이했다.아직 시즌 초지만, 올해는 4월 기세가 나쁘지 않다. 3월만 해도 주춤했으나 4월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12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켈리에게 그 비결을 묻자 구종을 들었다. 켈리는 "지난 시즌 KBO리그 온 후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다"고 돌아보면서 "그래서 비시즌 동안 새로운 구종을 연마했다. 스위퍼를 익혔고, (KS를 앞두고 장착한) 스플리터도 더 가다듬었다"고 소개했다. 12일 경기에서 켈리의 투구 분석표에는 총 29구의 커브, 3구의 스플리터, 8구의 체인지업, 11구의 슬라이더, 7구의 커터(컷패스트볼)가 잡혔다. LG 구단은 이 구종들 중 슬라이더가 스위퍼라고 소개했다.KBO리그는 현재 스위퍼 천하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를 탄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스위퍼로 리그를 평정했다. 대체 외인으로 2년 연속 찾았지만 180도 달라진 성적으로 올해 3년 차 재계약에 성공한 브랜든 와델(두산 베어스) 역시 스위퍼에 가까운 횡슬라이더를 구사한다. KIA 타이거즈가 새로 영입해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 중인 제임스 네일의 무기도 역시 스위퍼다.켈리 역시 레퍼토리에 스위퍼를 넣었다고 했다. 다른 투수들과 달리 신무기 하나로 리그를 평정하는 게 목표는 아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5년이나 뛰다 보니 타자들이 내 성향을 잘 안다. 타자들은 내가 뭘 던질지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나온다. 그래서 새롭게 타자들을 요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비시즌 동안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켈리는 "알다시피 내 결정구는 커브였다. 그걸로 5년 동안 먹고 살았다. 그러니 타자들도 아무래도 '켈리는 커브볼이지'라고 알고 들어온다.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자 했다"며 "내가 생각했던 건 직구를 몸쪽에 심어놓고, 직구와 똑같은 궤적에서 움직이는 스위퍼를 던지는 것이었다. 스위퍼로 타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만 6년 차. 한국 야구는 이제 켈리의 직장을 넘어 삶 그 자체로 느껴졌다. 켈리에게 신입 디트릭 엔스(LG)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별 얘기는 안 한다. 어떤 곳이 맛집인지, 키즈 카페는 어디가 좋은지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엔스는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선수다. 투구에 대해서는 내가 이야기해줄 게 없다. 또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야구 참 볼 만한 걸. 재밌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직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올해지만 LG는 출발이 다소 더디다. 12일 승리로 9승 1무 8패. 5할 승률에서 겨우 +1을 맞췄다.하지만 켈리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야구라는 게 쉽지 않다.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굉장히 높다"면서도 "우리 팀은 베테랑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들이 해결책을 찾을 거고, 팀도 정상 궤도로 올라올 거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켈리는 "분명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야구를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하고 있고,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선수들이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낼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22:11
프로야구

[IS 포커스] 스위퍼 마스터·작은 거인·장발 에이스...신입 외인 전성시대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예상 순위 전망에 난색을 표했다. 이유 중 한 가지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것. 직접 전훈지를 돌고 눈으로 확인한 소회였다.개막 한 달 만에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새 얼굴이 많다. 일단 선발 투수 중엔 SSG 랜더스 커크 맥카티와 NC 다이노스 새 에이스 에릭 페디가 꼽힌다.페디는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10개 구단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1위.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 좌완 앤디 반즈가 0.65를 기록(3~4월 기준)하며 성공을 예고했다. 올 시즌은 4경기에서 7점(7.58) 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 전반기는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페디는 기교파인 반즈와 다르다. 구위도 좋고, 변화구도 현란하다. 이미 같은 투수들 사이에서 그의 주 무기 스위퍼가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팀 동료이자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잡을 때 결정구로 던져 화제가 된 공이다. 기존 슬라이더보다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크다.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처럼 쓸고 지나간다고 해서 붙은 구종 명칭이다. 페디는 현재 KBO리그에서 이 스위퍼를 가장 잘 구사하는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2올 시즌 2점 이상 내준 등판도 없다. LG 트윈스•KT 위즈 등 5일 기준 팀 타율 1•2위 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NC팬들은 페디가 팀 창단 최고 외국인 투수였던 에릭 해커처럼 돼주길 바란다.SSG 맥카티도 복덩이다. 6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 1패•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4월 2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이자 자신의 KBO리그 데뷔전에서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10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프로필상 신장(173㎝)은 작은 편이지만 수직 무브먼트가 좋고, 모든 변화구가 결정구로 통할 만큼 다채로운 승부 레퍼토리를 가진 투수다. 무엇보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KBO리그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KIA 숀 앤더슨도 있다.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2패•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4월 18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4점 이상 내준 등판이 없다. 구위가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짙어 상대 타자를 제압한다. 지난 29일 LG 트윈스전에서는 팀 연승이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이끄는 112구 혼신의 투구로 박수 받았다.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도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3패•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KBO리그에 안착했다. 그동안 ‘터줏대감’ 에릭 요시키와 짝을 이루는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이 떨어져 고민이었지만, 후라도가 이를 지웠다. 키움이 모처럼 고액(100만 달러)를 투자한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 한 번도 4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반면 KIA 아도니스 메디나, KT 보 슐서는 기복이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고 재활 치료를 받은 뒤 4일 한화전에서 늦은 데뷔전을 치른 두산 딜런 파일은 4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ㅅㅍ 2023.05.06 12:30
프로야구

[IS 수원] 김종국 KIA 감독 "3루수 공백? 변우혁도 선발로 나선다"

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간판타자 나성범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뛸 때부터 생긴 왼쪽 종아리 통증 탓에 개막 엔트리에도 빠졌다. 연고 지역(광주) 내 지정 병원뿐 아니라 서울 소재 병원에서도 검진을 받고 더블 체크를 할 예정이다. 2년 차 '내야 유망주' 김도영은 2일 SSG 랜더스전 주루 중 왼쪽 다섯 번째 중족골이 골절되는 부상으로 최대 16주 동안 이탈한다. 4일 핀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김선빈도 발목 통증 탓에 4일 경기에 대타로 대기한다.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을 앞두고 만난 김종국 감독은 "부상자가 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선수 운영이 중요하다. 일단 김도영의 빈자리는 '슈퍼 백업' 류지혁과 '이적생 내야수' 변우혁이 번갈아 맡는다. 거포 유망주 변우혁은 2일 SSG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은 선수다.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 1루뿐 아니라 3루 수비로 할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변우혁이 선발 3루수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김도영이 이탈하며 백업 내야수 한 명이 더 필요하다. 4년 차 내야수 홍종표가 이 자리에 나선다. KIA는 4일 새 외국인 선수 아도니스 메디나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다른 신입 외인 투수 숀 앤더슨은 1일 SSG와의 개막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 하며 준수한 투구를 보여줬다. 한 시즌 KIA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다. 시즌 초반부터 불붙은 KT 타선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3.04.04 17:35
야구

류지현 LG 감독이 "수아레즈 이럴 줄 알았다"고 말한 이유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29·미국)는 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수아레즈는 지난달 3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검사 결과 팔꿈치는 괜찮은데 등 근육에 미세 손상이 있었다. 결국 2주 휴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류지현 LG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수아레즈는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리 안 시키려고 노력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등판을 늦춰주기도 했다"고 전했다.수아레즈는 올 시즌 8승 2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1위 경쟁을 하는 LG에 수아레즈 공백은 큰 손실이다. 그런데도 류 감독은 담담했다. 정규시즌 중에 수아레즈가 한 번은 아플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 중요한 10~11월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류 감독은 "건강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맞다. 수아레즈가 컨디션을 잘 끌어올려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수아레즈는 왜 다쳤을까. 지난 시즌 적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9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마이너리그 경기도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서 던질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지난 2월 자가격리가 끝나고 바로 불펜 피칭을 시작하며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하지만 한 시즌을 온전하게 보낼 수는 없었다. 류 감독은 "투수들은 한 시즌 무리해서 많이 던지면 탈이 날 수 있는데, 많이 던지지 않아도 다음 시즌 힘들 수 있다. 적당히 던져줘야 투구할 때 쓰는 근육을 유지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미국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수아레즈도 괜찮았을 것이다"라면서 "수아레즈 이외에 다른 어떤 투수를 선택했어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즉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제대로 치른 투수들이 아니라면 부상은 피해갈 수 없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프로 리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KBO리그에 새로 온 투수 대부분이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NC 다이노스 외인 투수 웨스 파슨스도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한국에 왔다. 시범경기부터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고전했다. 최근에는 공교롭게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타구에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을 맞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산 외인 투수 워커 로켓, KIA 타이거즈 다니엘 멩덴, 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 등도 지난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제대로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올해 KBO리그에서도 위력적인 데뷔 시즌은 보내지 못하고 있다.신입 외인 투수 중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그리고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 삼진 170개 등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류 감독은 "미란다처럼 대만에서 한 시즌을 잘 보낸 투수는 관리가 잘 됐다. 수아레즈도 올 시즌 선발로 잘 보내면 내년에는 몸 관리가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06 16:02
야구

[IS 스타]'역전포' 마차도, 클러치 능력 증명하며 롯데 승리 견인

롯데 외인 타자 딕슨 마차도(28)가 데뷔전에서 '수비형' 꼬리표를 지웠다. 마차도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개막전에서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4타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롯데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11월에 영입이 발표된 시점부터 공격보다 수비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됐다. 연습경기에서도 타율 0.125에 그쳤다. 그러나 경기 후반에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줬다. 반전을 안겼다. 첫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0-0이던 2회초 2사 1루에서 나섰지만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롯데가 0-1으로 끌려가던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선두타자 정훈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고, 이어 나선 그가 데스파이네의 2구를 공략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첫 타점. 롯데 타선의 침묵이 이어지고, 리드마저 내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1-2로 뒤진 7회초, 안치홍과 정훈이 바뀐 투수 김재윤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마차도는 볼카운트 2-1에서 들어온 144㎞(시속) 몸쪽 높은 코스 직구를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맞는 순간 결과를 알 수 있는 타구였다. 순식간에 승기를 가져오는 아치. 롯데는 8회 공격에서 전준우가 투런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박진형, 김원중 필승조가 리드를 지켜내며 7-2로 승리했다. 4타점을 기록한 마차도는 승리의 주역이다. 인상적인 수비 장면도 있었다. 2회말 1사 2·3루 위기에서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박경수로부터 좌측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한동희가 숏바운드 처리를 하지 못했다. 이때 마차도의 빠른 커버 덕분에 타구가 외야로 흐르지 않았다. 롯데는 외인 내야수는 성공 사례가 드물다. 2017~2018시즌에 뛰었던 앤디 번즈는 기복이 컸다. 2019시즌에는 수비 보강을 위해 메이저리거 출신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영입했다. 저조한 타격 성적 탓에 방출했다. 내야 수비 보강 기조를 유지했지만, 흑역사 탓에 마차도를 향한 평가도 유보였다. 일단 첫 경기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기대감을 줬다. 마차도와 함께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발 댄 스트레일리(32)도 호투했다. 5⅔이닝·3피안타·2실점을 기록했다. 2회에 한동희의 실책이 빌미가 되며 1점, 5회는 강백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1점을 내줬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두 신입 외인이 롯데의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5 18:15
야구

베일 벗은 신입 외인 투수, 전망도 제각각

2020시즌 외인 신입 투수들이 베일을 벗었다. 이미 에이스감으로 평가받은 투수도 있다. 판단 유보도 있다. KBO 리그 연습경기가 27일까지 팀당 네 경기씩 치르며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제 1주일 뒤면 개막이다. 그사이 각 구단 지도자와 선수는 한 가지 호기심을 해소했다. 자체 청백전 정국 탓에 여의치 않던 신입 외인 투수들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일곱 구단이 최소 1명 이상은 새 외인 투수를 영입했다. 모두 교류전에서 한 차례씩 등판했다. SK 닉 킹엄(29)은 이미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지난 시즌에 SK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던 '파이볼러' 듀오인 소사와 산체스가 떠난 상황에서 영입한 투수다. 빠른 공은 150㎞(시속)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청백전에서 2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24일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도 4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LG 1-3번 라인에 두 차례나 스코어링 포지션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승부는 안정감 있게 막아냈다. 빠른 공의 제구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겨우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SK의 다른 신입 투수 리카르도 핀토(26)는 연습경기에서도 고전했다. 25일 고척키움전에서 4⅔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줬다. 실점은 3점. 청백전에서 22⅓이닝·27피안타·23실점(12자책)을 기록했다. 주자가 있을 때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위는 좋지만 멘탈 관리는 숙제다. 두산 새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도 기대감을 높인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가진 첫 실전 경기(소프트뱅크 2군)에서는 1회부터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실전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도 "예상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며 안도했다. 청백전 시리즈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이어갔다. 27일 열린 SK와의 연습경기는 시험대였다.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회부터 야수 실책 탓에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병살타 유도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두 차례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막았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은 키(191㎝) 대비 긴 팔 덕분에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공의 위력에 감탄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빠르게 인정하고 고치려는 성향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KT 새 외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는 판단 유보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개성이 드러나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성향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공 끝에 움직임이 많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25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연습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3⅔이닝 4실점. 최고 구속 150㎞(시속)까지 찍었고, 브레이킹볼의 낙폭도 컸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공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정타가 많았다. KT는 그가 15승 이상 거둘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다. 아직 진짜 능력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확신을 주지도 못했다.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화력을 보여주며 3승을 거둔 롯데는 신입 외인 듀오의 연착륙은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이력이 화려한 댄 스트레일리(32)와 아드리안 샘슨(29) 모두 연습경기에서 고전했다. 구위는 좋았다. 샘슨의 무브먼트는 다른 팀 사령탑도 눈여겨보고 있다. 그러나 KBO 리그 타자들의 집요한 승부와 아직 적응하지 못한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었다. KIA 드류 가뇽(30)은 27일 NC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2, 3회 각각 2점과 3점을 내줬다. 집중타를 허용했다. 최고 구속은 146㎞(시속)에 그쳤다. 3, 4회 무실점이 위안이다. NC 새 외인 마이크 라이트(30)는 25일 KIA전에서 4이닝·3피안타·1실점을 기록했다. 구속(153㎞)도 좋았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31)는 25일 한화전에 나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구위와 퍼포먼스 모두 좋았다"고 총평했다. 안희수 기자 2020.04.29 06:00
야구

'리허설' 시작, 교류전 적응 과제 두 가지

함성이 없는 그라운드. 컨디션만큼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10구단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지난 한 달 동안 자체 청백전만 소화했다. 실전 감각은 유지할 수 있었다. 팀 동료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그러나 개막 날짜가 미정인 탓에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팀의 진짜 역량, 다른 팀의 전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비로소 갈증이 해소된다. 개막은 5월 첫째 주가 유력하다. 21일부터는 교류전에 돌입했다. 홈구장을 떠나서 다른 팀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 팀당 네 경기씩 치른다. 신입 외인, 토종 신인 그리고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베일을 벗는다. 사령탑들은 이 기간을 통해 미완인 1군 엔트리, 선발 로테이션, 백업 구성을 완료할 전망이다. 한 달 넘게 연기된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선수들은 전에 없던 적응 과제에 당면했다. 공식 개막전을 포함해,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KBO 이사회가 정한 사안이다. 정부도 이 조건 실행을 전제로 실외·밀집 시설 운영을 허용했다. 개막을 더 미룬다면 144경기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 일단 개막을 한 뒤 향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관중 입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현장은 피하고 싶던 시나리오다. 지도자, 선수 모두 "선수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하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함성과 응원가 등 통상적인 현장음은 선수들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심어준다. 기분 탓으로 치부할 수 없다. 집중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다. 몇몇 팀의 응원단은 무관중 경기라도 장내 응원을 추진하고 있다. 최소한 상대 더그아웃에서 하는 '말' 견제는 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방송 중계도 본무대에 걸맞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한다. 낯선 4월을 보낸 야구팬은 청백전에도 큰 관심을 보냈다. 일단 보는 눈은 많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정규리그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조건이다. 실력보다 개별 성향이 경기력을 좌우할 가능이 크다. 지도자, 프런트도 예측이 어렵다. 네 경기에 불과한 교류전이지만, 이 분위기를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막과 동시에 기록은 인정된다. 개별 동기 부여라도 해서 내성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적응 과제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실천이다. 아직 종식되지 않은 사태 속에서 개막을 추진한다. KBO는 한층 강화된 매뉴얼을 만들어 예방과 대응을 도모한다. 선수들은 하이파이브와 악수 등 동료와의 접촉도 자제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팀별 세레모니가 생겨나며 접촉 없이 격려와 응원을 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에는 습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경기 중에 침을 뱉는 행위도 금지된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다른 종목에 비해 호흡을 가다듬을 상황이 적은 편이지만, 주루 플레이나 타구 추격 뒤에는 불가피하다. 코로나19 극복이 사회 전반에 걸친 화두이기 때문에 야구팬, 스포츠팬은 이해하는 선수의 무의식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정규리그를 치르며 철저한 생활 방역까지 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1 06:01
야구

'믿음과 배려' 플렉센-박세혁 배터리, 벌써 찰떡 궁합

"결론부터 말하겠다. 너무 좋다". 두산 신입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이 박세혁(30)과의 배터리 호흡에 대해 묻자 전한 답변이다. 표정까지 밝아졌다. 수차례 한국 야구와 팀 동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였지만 '마누라' 박세혁은 유독 각별하다. 플렉센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소속팀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의 선발투수로 나서 4이닝 동안 3탈삼진·무실점을 기록했다. 빠른 공의 최고 구속은 152km. 낙차 큰 커브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거나 삼진을 잡을 때 위력을 발휘했다. 주전 테이블세터와 4번 타자가 포진한 백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경기 뒤 플렉센은 "모든 구종의 제구가 다 좋았다"고 자평한 뒤 "박세혁 포수의 볼 배합이 너무 좋았다"는 말을 남겼다. 플렉센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나선 실전 경기던 2월 27일 소프트뱅크 2군과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에도 "리드와 프레이밍이 뛰어난 포수다"고 감탄했다. 실전 경기가 끝날 때마다 언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물었다. 플렉센은 "영리한 포수고 기술도 좋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볼 배합에 대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알고 홈플레이트 뒤에서 사인을 보낸다. 이닝과 이닝 사이에는 자신이 실수했거나, 원하는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더 좋은 호흡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숙하지 않은 KBO 리그 타자들의 성향도 박세혁의 볼 배합을 통해 배워가고 있다. 플렉센은 연습경기와 청백전에서 소화한 14이닝 동안 탈삼진 18개를 기록했다. 높은 수치다. 이 점에 대해서도 "타자에 대해 공부도 하지만, 팀 야수의 수비와 포수의 볼 배합을 믿고 던지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투구가 가능한 것 같다"며 재차 박세혁과의 좋은 호흡을 언급했다. 플렉센이 쏟아낸 극찬을 들은 박세혁은 엷은 미소를 보이더니 "워낙 공이 좋은 투수다 보니 어떤 볼 배합을 해도 결과가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4이닝 퍼펙트를 유도한 9일 청백전 투구에 대해서도 "초반에는 직구 위주였고, 3회 이후에는 자신이 변화구 구사를 원해서 그렇게 배합을 했다. 나는 그저 공이 이전보다 좋지 않을 때 한마디씩 해줄 뿐이다"며 자신의 지분을 인정하기보다는 파트너의 능력을 치켜세우려 했다. 박세혁은 팀에 새로 합류한 외인 듀오 탐구를 1, 2차 스프링캠프 화두로 꼽았다. 그나마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에 KT 소속으로 뛰어서 익숙하다. 플렉센은 제로 베이스였다. 석 달이 지난 현재 포수는 투수에게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박세혁도 목표를 이룬 셈이다. 박세혁은 "아직 다른 팀 타자들을 상대하지 않았으니 예단하진 않는다. 그러나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직구, 낙폭과 직구와의 구속 차가 큰 커브는 정말 위력적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신은 심리 관리를 조력할 생각이다. 지난 시즌에 두산에서 뛰었던조쉬 린드블럼과 세스후랭코프처럼플렉센도 진중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박세혁은 "너무 진지하면 안 좋은 결과에 매몰되기도 한다. 그럴 때 내가 많은 얘기를 해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에이스 기대주는 주전 포수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고, 포수는 투수를 배려하고 있다. 두산의 시즌 첫 공식전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큰 두 선수다. 좋은 궁합이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13 06:00
야구

"가장 잘 치는 타자 뽑았다"…알테어 향한 NC의 강한 만족감

"가장 잘 치는 타자를 뽑아달라고 했다"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에 대한 기대가 높다. 알테어는 이번 겨울 KBO 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선수 중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빅리그 통산(6년) 성적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3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9, 37홈런, 15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강렬한 단기 임팩트를 보여줬다. 그해 19홈런, 65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오두벨 에레라(29) 마이켈 프랑코(28·현 캔자스시티) 등과 함께 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피'로 분류됐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를 떠난 알테어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메츠를 거쳤다.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는 부진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정신적인 부분이 컸던 거 같다. 2017년의 모습을 보이려고 스스로에 대한 정신적 압박을 가했던 게 가장 컸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던 순간 NC와 인연이 닿았다. 제이크 스몰린스키와 재계약을 포기한 NC는 외국인 타자 시장을 물색했다. 이동욱 감독은 "(구단에) 가장 잘 치는 타자를 뽑아달라고 했다. 후보는 2~3명 정도가 있었다. 1루와 외야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선수도 있었는데 알테어가 첫 번째였다"며 "공격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수비도 되고 주력도 좋은데 타격도 잘한다"고 흡족해했다. NC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를 제시했다. KBO 리그 신입 외인이 받을 수 있는 한도 100만 달러(12억1000만원)를 채웠다. 외야수인 알테어는 2020시즌 주전 중견수가 유력하다.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주는 외야의 핵이다. 이 감독은 "중견수로 박아놓고 가려고 한다. 송구는 물론이고 공을 따라가는 퍼스트 스텝도 좋다. 외야 수비도 좋다"고 했다. 알테어는 "내 강점은 파워, 스피드, 수비를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어떤 상황인지, 어떤 선수 타석인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과감하게 뛰는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10 10:33
야구

'습관적' 자기반성, 두산 플렉센의 안착이 기대되는 이유

외부 환경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자평은 엄격하다. 두산 새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의 성향은 기대감을 준다. 플렉센은 지난달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청백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대받던 구위를 증명했다. 빠른 공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2km까지 찍혔다. 슬라이더는 142km. 개막 날짜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록도 좋다. 미야자키(일본) 2차 캠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전과 청백전 세 경기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청백전은 3연속 무실점. 공식전은 아니지만, 강팀 두산의 타선을 상대로 남긴 숫자다. 의미가 있다. 두산은 지난 두 시즌(2018~2019년) 동안 1·2선발은 맡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이적 공백을 라울 알칸타라와 플렉센으로 메웠다.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에 KT 소속으로 뛰며 11승을 거두며 검증된 투수다. 홈구장이 더 넓고, 야수진의 수비가 탄탄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키플레이어는 플렉센이다.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로만 103경기에 나섰다. 통산 평균자책점(3.61)도 좋은 편이다. 두산이 새 외인 영입 상한액이 100만 달러를 안길만큼 미래 가치를 인정 받았고, 실전 경기를 통해 기대감을 높였다. 플렉센의 안착 전망을 높이는 이유가 또 있다. 성향이다. 이름값 높고, 이력이 화려한 빅리거 출신도 KBO 리그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다. 한국 야구와 문화를 향한 존중이 결여된 선수가 많았다. 플렉센은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편이다. 호주 1차 캠프를 마친 뒤 만난 그는 "전반적으로 유연하지만, 훈련과 실전에 돌입하면 집중력이 달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왜 강팀인지 알겠더라"며 새 소속팀의 저력을 치켜세웠다. 몇몇 국내 선수가 자신의 적응을 도와준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문화를 탐구하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다른 팀 외인들이 연달라 고국으로 향하던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동행했다. 그는 "코로나19 가볍게 보지 않지만, 청결을 유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팀 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시리즈 우승만 생각할 것이다"고 했다. 외부 요인은 긍정적인 자세로 대처한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엄격하다. 이 점도 주목된다. 프렉센은 3월 27일 청백전에서 빼어난 투구를 한 뒤에도 자책했다. 이닝(3) 대비 투구수(54개)가 많았고, 1회 투구에서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는 "효율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허경민과 김재호, 펀치력과 장타력이 있는 최주환과 오재일을 상대했다. 고전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플렉센은 성에 차지 않은 모양. 소프트뱅크 2군전에서도 깔끔하게 막아낸 2회보다는 흔들렸던 1회 투구만 언급했다. "빠른 공의 제구가 낮게 되지 않았다"며 말이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예상한 것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훨씬 좋다"고 평가했다. 문제점을 빨리 알아낸 뒤, 경기 중에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플렉센은 27일 청백전을 마친 뒤 "시즌 중에도 이런 경기가 나올 수 있다. 좋은 연습이 됐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실력과 자세를 두루 갖춘 신입이 두산에 합류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02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