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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제2의 김강민'으로 자라난 SSG 최지훈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24)은 1군 무대에 데뷔하기도 전에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2월 입단 후 첫 스프링캠프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뒤 코칭스태프와 팀 선배들에게 공수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염경엽 당시 감독은 "어깨가 좋고, 중견수 수비도 잘하고, 발도 빠르고, 타격 센스도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진영 타격코치는 "처음 봤을 때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스윙 타이밍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감탄했다. 김강민은 KBO 리그 역대 중견수들 가운데 최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수비 명가' SSG의 수많은 외야수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그런 대선배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 최지훈은 "아직 보여드린 게 많지 않아서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명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 별명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프로 입단 후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김강민처럼, 최지훈도 성인이 된 뒤에야 외야수라는 '천직'을 만났다. 고교 시절까지 내야수로 뛰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동국대에 진학했고,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야구 인생의 반전을 이뤘다. SSG는 4년 뒤 최지훈을 지명하면서 "주력이 좋아 중견수 수비 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과 송구 능력까지 두루 갖춘 외야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지훈은 프로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127경기에 출전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년 차인 올해도 136경기에서 타율 0.262, 홈런 5개, 3루타 6개, 도루 26개, 75득점을 기록해 SSG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여러 차례 실점을 막는 인상적인 수비를 해내 SSG 벤치와 팬들의 환호 세례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 1일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KBO리그 선수들이 수비 능력을 기준으로 직접 뽑은 올해의 '리얼 글러브' 외야수 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프로 입단 2년 만에 쟁쟁한 선배 선수들로부터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15세 터울인 김강민과 최지훈은 내년까지 SSG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김강민은 과거 "좋은 후배 외야수들이 많지만, 최지훈은 내가 봐도 가능성이 큰 것 같아 옆에서 응원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 후배 최지훈은 데뷔 순간의 다짐대로 '제2의 김강민'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로 자라났다. 그는 "김강민 선배님이 'KBO리그에서 수비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제 조금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21.12.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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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통쾌했던 ‘개구리 번트’ 아십니까?…'다시 보는 라이벌전'

한일전은 전력만으로 승부를 가늠할 수 없다. 수십 년째 이어진 양국의 경쟁 의식이 긴장감과 집중력을 부풀린다. 그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하는 젊은 대표팀도 전력은 일본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전에도 우세한 평가로 일본전을 치른 적은 없다. 그럼에도 수차례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었다. 2015년에 열린 프리미어 12에서는 0-3으로 뒤진 9회에 4득점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앞서 있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역대 한일전을 돌아본다. ◇ '개구리 번트+끝내기홈런' -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1982년 9월 14일) 선동열 대표팀 감독의 국제 대회 데뷔 무대였다. 최동원, 김시진 등 걸출한 선배 투수들을 제치고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4경기에 나섰고 3번이나 완투승을 거뒀다. '숙적' 일본과 결승전도 나섰다. 2회 2점을 내줬지만 이후엔 완벽투를 선보였다. 타선도 부응했다. '약속의 8회'가 시작된 경기다. 무사 1루에서 김정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다. 희생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낸 상황에서 김재박이 타석에 섰다. 이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개구리 번트'가 나온다. 스퀴즈를 눈치챈 일본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했다. 하지만 김재박이 껑충 뛰어올라 그 벗어난 공을 배트에 맞췄다. 공은 3루 선상으로 흘렀고 주자는 홈을 밟았다. 한대화가 쐐기를 박았다. 후속 타자가 안타를 치며 만든 1·3루에서 몸 쪽 높은공을 통타해 좌측 폴대를 맞히는 스리런홈런을 때려 냈다. 잠실구장이 들끓었다. 9회에 오른 선동열이 실점 없이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최종 스코어는 5-2. 2000년 시드니올림픽 한일전 동메달획득 구대성 ◇ '3삼진' 이승엽, 결승타 속죄 -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2000년 9월 27일) 한국은 미국과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2-3으로 패했다. 쿠바에 6-9로 패한 일본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이 성사됐다. 2000년 9월 27일. 타선은 일본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에게 7회까지 침묵했다. 하지만 '일본 킬러' 구대성의 호투 덕분에 팽팽한 승부를 이어 갈 수 있었다. 승부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손에서 갈렸다. 앞선 세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그에게 2사 1·3루 득점 기회가 놓였다.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올렸다. 다시 '약속의 8회'가 재현됐다. 2-0으로 앞선 한국은 이후 김동주가 추가 적시타를 쳤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이 일본의 추격을 1점으로 막아 내며 3-1로 승리했다. 이승엽은 결승타, 구대성은 11삼진을 솎아 내며 완투승을 거뒀다. ◇ '도쿄 대첩' - 2006 WBC 1라운드 예선(2006년 3월 5일)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의 범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신설한 대회다. 일본은 아시아 맹주를 넘어 종주국 미국을 위협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 대만은 안중에 없었다. 오 사다하루 일본 대표팀 감독은 예선 전승을 장담했고, 간판타자인 스즈키 이치로는 "한국이 향후 30년 동안 이길 생각을 못 하게 해 주겠다"며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승엽이 일본의 자존심을 구겨 놨다. 1-2로 지고 있던 8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이시이 히로토시의 변화구를 받아 쳐 우측 담장에 꽂히는 역전 투런홈런을 쳤다. 이제는 은퇴한 이승엽이 "잊을 수 없다"고 꼽은 순간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후 8회 구대성, 9회 박찬호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3-2로 승리했다. 0-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에서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하며 잡아낸 이진영의 호수비도 극찬을 받았다. 이날 경기의 평균시청률은 23.8%. 열도는 침묵하고 반도는 열광했다. 2008년 8월 22일 베이징 우커송경기장. 한일WJS 준결승에서 이승엽◇ '이승엽의 눈물' - 베이징올림픽 준결승(2008년 8월 22일) 한국 야구는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한국 스포츠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예선부터 9전 전승을 거두며 남자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일전은 그 기로에 있었다. 아시아예선과 본선 리그전 2경기에선 1승1패로 맞섰다. 세 번째 승부. 다시 이승엽이 '약속의 8회'를 재현했다. 이전 7경기에서 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2-2 동점이던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우월 투런홈런을 때려 냈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뜬공에 그칠 것 같던 타구가 힘을 잃지 않았다. 4-2로 앞선 한국은 이후 일본 좌익수 G.G. 사토의 포구 실책을 틈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6-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광현도 8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아 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뒤 이승엽은 "그동안 부진해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쿠바를 꺾고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 '야구는 9회부터' - 프리미어 12 준결승(2015년 11월 19일) 2446일 만에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전. 리그 최고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일본은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 타선은 7회까지 오타니의 강속구를 공략하지 못했고 1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선발투수 이대은이 흔들린 4회에만 3점을 내주며 끌려 갔다. 그러나 틈을 놓치지 않았다. 고쿠보 히로키 일본 감독은 투구 수가 85개에 불과했던 오타니를 8회 수비 시작과 함께 교체했다. 그리고 바뀐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공략했다. 9회 마지막 공격이었다. 오재원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정근우가 좌익 선상 2루타를 치며 첫 득점을 올렸다. 이용규는 사구로 출루해 만루를 만들었다. 일본은 투수를 마쓰이 유키로 교체했지만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 내며 밀어내기 득점을 했다. 이대호가 승부를 갈랐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를 상대했고 좌익 선상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한국이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정대현과 이현승이 9회를 실점 없이 막아 내며 승리를 거뒀다. 일본 야구의 심장에 다시 한 번 비수를 꽂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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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욕설 논란' 야구선수 이진영, 결국 1군 엔트리 말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이진영이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욕설이 담긴 글을 올려 논란이 인지 이틀 만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15일 새벽 이진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은 말로 하니까 만만해 보이냐"며 욕설이 담긴 글을 재차 게재했다. 또 "응. 야구 안 해~"라며 은퇴를 언급하기까지 했다. 해당 글이 캡처되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16일 이진영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진영은 "그 글은 제가 쓴 것 아니라 저의 페이스북 ID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친한 지인이 썼다"며 "저는 그 시간에 휴대전화를 충전 맡겨두고 다른 할 일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이고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지금을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언행을 더 조심하겠다. 더 성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이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KIA는 17일 이진영의 1군 엔트리를 말소하고 유재신을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진영은 지난 7일 1군에 콜업됐으나 대주자 역할을 하다 열흘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7.09.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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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익수' 이진영 "간절히 응원, 선배들이 못이룬 우승까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익수'하면 이진영(37·FA)이다. 그는 지금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이진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민 우익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 야구선수권에서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그는 이후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2008 베이징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또 1~3회 WBC 대표팀 일원이었다.이진영은 대표팀에서 정교한 타격과 멋진 호수비를 여러차례 선보였다. 총 32경기에서 타율 0.286(84타수 24안타), 2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에 여러차례 좌절을 안겼다. '도쿄돔의 사나이'였다. 2006 WBC 예선 일본전 4회 말 주자 만루 위기에서 니시오카 쓰요시의 우월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했다. 며칠 뒤 열린 2라운드 맞대결에선 총알 송구로 홈을 파고들던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잡아냈다. 오 사다하루 일본 대표팀 감독이 이진영의 맹활약에 "또, 저 우익수인가"라고 탄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후지카와를 상대로 2-2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듬해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대만전에서 1회 만루 홈런, 2라운드 일본전에선 다르빗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진영이 맹활약한 이들 경기에서 대표팀은 모두 이겼다.하지만 2017년 WBC에선 아직 대표팀 주전 우익수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의 합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이번 WBC 1라운드는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다. 그만큼 대표팀의 부담도 크다. 하지만 이진영은 "태극마크가 더 큰 힘을 줄 것"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는 16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WBC 대회다. 태극마크가 더 힘을 줄 것이다. 올해 WBC만큼은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우승을 한 번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여전히 WBC는 그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진영은 "야구를 하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많은 혜택을 받았다. 남다른 것 같다"고 회상했다. '국민 우익수'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과분하다"고 웃었다. 그는 "태극마크는 분명 정규시즌과 다르다. 야구 선수로 국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말한다.이진영은 2013 WBC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표팀에는 이미 그의 후계자들이 있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민병헌(두산)과 손아섭(롯데)은 골든글러브를 매년 다투는 선수들이다. 예비엔트리에도 빼어난 선수들이 있다.이진영은 손아섭, 민병헌과는 대표팀에서 함께 한 적 있다. 그라운드 밖에선 착한 후배인데, 야구장에선 독한 선수다. 대표팀에서 이미 고참급이다.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예상했다. 예비엔트리 선수 중에선 나성범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외야수다.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 최고의 외야수다. 정규시즌을 보면서 한편으론 부러웠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어 기대가 큰 선수다"고 했다.이진영은 "좋은 후배들이 많다. 나는 이제 실력이 안 돼 대표팀 일원으로 국제대회에 못 나가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나라를 대표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뛰고 싶다"면서 "항상 간절하게 응원하고 있다"고 인터뷰를 맺었다.이형석 기자 2017.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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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공감하는 'FA 등급제', 실행되지 않는 이유

KBO와 구단·선수 모두 'FA(프리에이전트) 등급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왜 실행되지 않을까.늘 그렇지만 올해는 FA 시장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졌다. 최형우가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공식 발표액 기준으로 사상 첫 '100억원(4년 총액)' 선수가 됐다. 'LG맨'이 된 차우찬은 4년 95억원에 도장을 찍어 투수 최고 계약 기록(종전 KIA 윤석민 90억원)을 갈아 치웠다. 그러나 30대 중반이 넘은 베테랑 FA들의 겨울은 춥다. 정성훈과 봉중근, 이진영, 조영훈은 아직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용덕한은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원소속 구단에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현 FA 보상 제도가 장애물로 꼽힌다. 원 소속 구단은 '보상선수(보호 선수 20인 외 1명)+전년도 연봉의 2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선택할 수 있다. 선수 1명이 아쉬운 리그 사정상 대개 전자를 택한다. 수도권 구단의 A 코치는 "B급 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유망주를 내주는 건 아깝다"고 말했다.이러니 A급 FA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반면 그 이하급 선수들은 아예 오퍼를 받지도 못한다. FA 제도의 취지 중 하나는 선수들이 프로야구 제도상 박탈당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회복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보상 제도는 이 취지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이 때문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꾸준히 FA 등급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현실적으로 '보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선수 평가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요지다.KBO도 오래전부터 등급제 시행을 검토해 왔다. 최근엔 일부 구단들도 등급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KBO 리그 FA 시장은 만성 공급과소 상황이다. 보상 제도는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이적을 가로막아 공급과소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FA 몸값 상승의 이유기도 하다. 한 구단 단장은 "FA 등급제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KBO와 선수협회는 이번 오프시즌에 등급제 도입을 두고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하지만 몇 가지 벽이 있다.첫 번째는 기준이다. KBO는 지난 2014년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FA 등급제' 도입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O 관계자는 "등급을 나눌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합의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호준 선수협회 회장은 "일본프로야구처럼 연봉으로 A·B·C 등급을 나누는 게 가장 깔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프로야구(NPB)는 2008년부터 전년도 연봉을 기반으로 한 FA 등급제를 시행 중이다.두 번째는 구단들의 반대급부 요구다. '등급제가 선수를 위한 제도인 만큼 구단도 반대급부를 얻어야 한다'는 논리다. FA 계약금에 상한선을 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 리그 FA들은 총액에서 계약금 비중이 높다. 삼성과 계약한 우규민은 계약금이 37억원으로 전체 금액(65억원)의 57%나 된다. 선수 입장에선 2군 강등 시 연봉 감액을 피하기 위해 계약금을 높여 줄 것을 요구한다. 구단 입장에선 보장 금액인 계약금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계약금 분할 지급 횟수도 구단은 많을수록 좋다는 입장이다.선수협회는 구단 측 요구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김선웅 협회 사무총장은 "계약금 분할지급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그러나 상한선까지 받아들이려면 등급제를 포함해 현안을 더 논의해야 한다. 부상자명단(DL)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연봉 감액 규정도 손을 봐야 한다. KBO, 구단과 함께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병민 기자 2016.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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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신인왕 신재영, 어머니와 함께 공을 던졌다

어머니는 한 시즌 동안 살이 8㎏이나 빠졌다고 했다. 아들이 경기에 나설 때면 남몰래 청심환을 삼켰다.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진 건 아들이지만, 어머니의 마음도 마운드에 함께 있었다. 그 자랑스러운 아들은 14일 멋진 슈트를 차려 입고 영광스러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들 신재영(27)은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올해 최우수 신인 선수로 선정됐다. 모두가 예상했고, 역시 압도적이었다. 총 유효표 93표 가운데 1위표가 90장에 달했다. 총점 465점 중 무려 453점을 얻었다. 신재영은 의연하게 단상에 올라 담담히 소감을 얘기했다. "나이가 좀 있는데 이런 상을 받아서 쑥스럽다. 나를 넥센에 데려 와 주신 이장석 대표님과 감독님, 코치님들, 프런트 분들께 모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온해 보이던 신재영의 눈가가 이내 붉어졌다. 카메라가 객석에서 울고 있는 어머니 이진영(49)씨를 비춘 뒤였다. 사회자가 신재영에게 "고생하신 어머니께 한마디 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들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고, 목메어 왔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나 때문에 항상 고생하셨다. 너무 죄송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야구선수가 되겠다. 감사하다" 며 눈물을 닦았다. 시상식이 끝난 뒤 신재영은 눈물의 의미를 말했다. "어릴 때 말도 안 듣고, 까불까불한 성격이었다. 어머니가 나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께 많이 불려 가시기도 했다" 며 "프로에 온 뒤에도 부모님이 너무 고생하신 건 마찬가지다. 내가 2군 선수라 사람들이 잘 모르니, 어디 가서 아들이 야구선수라는 말도 잘 못 하셨다"고 회상했다. 정작 어머니는 아들이 속을 썩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말도 참 잘 하고 따뜻한 아들" "기쁨을 많이 준 아들"이라고 떠올렸다. "올해 아들 키운 보람을 정말 많이 느꼈다"고 거듭 얘기했다. 이씨는 아들의 1군 데뷔전(4월 6일 대전 한화전)을 직접 지켜보는 행운도 누렸다. 아들이 고향 대전에서 데뷔 첫 등판을 한 덕분이다. 신재영은 "그때도 어머니가 관중석에서 많이 우셨다는 걸 나중에 전해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기억이다. "처음에 안타를 많이 맞아서, '아 그냥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 싶더라. (그런데 승리 투수가 돼) 너무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신재영 가족에게 가장 보람 있었던 한 해다. 지난해 이맘 때쯤 군 복무를 마친 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마무리 캠프를 떠났다. 6년 동안 단 한 번도 1군에서 뛰지 못했던 아들이지만, 어머니는 격려부터 했다. "네가 좋아하는 야구, 계속 열심히 해. 포기할 생각하지 말고."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신인왕에 등극했다. 15승 투수가 됐고, 팀에서 '에이스'라는 소리도 듣는다. 이씨는 "올해는 정말 매 순간이 감동적이었다. 마운드에 (신)재영이가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자기 스스로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끝까지 열심히 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아들은 이렇게 화답했다. "이제 나도 부모님께 보람되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그동안 많이 고생시켜 드렸는데, 앞으로 효도하겠다." 부모는 온 정성을 쏟아 아들을 키웠고, 아들은 노력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부모와 아들이 함께 일군 신인상이다. 세상 모든 상이 그래서 값지다. 배영은 기자 2016.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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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파 모델 출신' 이진영, 사시 합격 화제 "멋지다"

전직 슈퍼모델 출신 이진영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이진영은 지난 13일 발표된 제56회 사법시험 합격자 204명 가운데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97년, 이진영은 180cm의 큰 키와 뛰어난 외모로 제 6회 슈퍼모델 선발대회서 1위를 차지했던 바가 있다.이진영은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중이던 당시 외무고시 준비생으로 소개되어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지성파 모델'로 유명세를 탔던 바가 있다. 이후 이진영은 모델 활동 중단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이번 합격자 중 수석은 현직 경찰관이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김신호 경위는 오전 5시에 출근해 업무 시작 전까지, 업무가 끝난 후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하루 평균 9시간씩 공부했고 쉬는 날은 인근 대학 도서관을 다녔다고 했다.김신호 경위는 “경찰에 남을지 법조인의 길을 갈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어디에서 일하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한편 사법시험은 로스쿨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올해 200명, 내년 150명, 2016년 100명, 2017년 50명을 배출한 뒤 폐지될 예정이다. 이번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68명으로 1/3 수준인 33.3%를 차지했다이진영 사법시험 합격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슈퍼모델 출신 이진영 사법시험 합격 멋지다", "이진영, 축하해요", "이진영, 시집 잘가겠다", "이진영, 진정 엄친아", "이진영, 하늘 불공평한 듯", "이진영, 야구선수 이진영인줄", "이진영, 전 검찰총장과는 인연 맺지 않길" "이진영 1등 신부감이네"등의 반응을 보였다.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 = 이진영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2014.11.14 17:30
야구

한화 조인성, 배우 조인성이 보낸 '선행 얼음물' 맞았다

야구선수 조인성(39)이 배우 조인성(32)에게 지목받아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한화 안방마님 조인성이 19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을 앞두고 경기장 앞 주차장에서 정신이 번쩍 뜨일 얼음물 세례와 함께 좋은 뜻에 동참했다. 최근 전세계 유명 인사들이 의자에 앉아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에서 팝 가수까지 다양하다. 우리 나라에도 얼마 전부터 넘어와 많은 이들이 진행 중이다. 이 신드롬은 루게릭병으로 일컬어지는 'ALS' 치료법 개발을 위해 미국 'ALS협회'가 SNS를 통해 모금 운동을 진행하며 시작됐다. 룰도 있다. 얼음물을 먼저 뒤집어쓴 사람이 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한다. 그리고 지목된 사람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맞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만 한다. 조인성은 지난 18일 동명이인 배우 조인성이 '아이스 버킷'을 시도하면서 배우 이광수와 임주환 그리고 그의 이름을 릴레이의 다음 참가자로 지목하며 동참하게 됐다. 19일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나서게 돼 있으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좋은 뜻을 함께한 조인성은 팀 동료 펠릭스 피에가 쏟아 부은 얼음물을 온몸으로 맞았다. 조인성은 "아직 많은 분들이 루게릭 병에 대해서 모르고 계신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안고 더욱 힘내시라는 의미로 동참하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얼음물을 뒤집어쓰면 내지 않아도 되는 100달러도 기부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전했다. 한편 조인성 역시 다른 세 사람을 지목했다. 그는 LG 이진영와 NC 이호준 그리고 아나운서 전현무의 이름을 꼽았다. 이들이 20일 이 릴레이에 동참할지도 관심이 간다. 울산=안희수 기자 naheasu@joongang.co.kr 2014.08.19 19:34
야구

류중일 “햄스트링 부상, 다른 종목에서 배우자”

"농구 선수들은 햄스트링 부상이 거의 없대요."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최근 트레이닝 담당자에게 "농구단 훈련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야구 선수들에게 항상 따라 다니는 햄스트링 부상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다른 부분에서 좋은 것이 있으면 접목시켜야된다"고 설명했다.프로야구에서 햄스트링 부상은 잦다. 최근 삼성 새 외국인 투수 마틴이 전지훈련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5월 초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그외 LG 이진영, KIA 이범호·김주찬 등도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다. 류 감독의 고뇌는 '왜 야구 선수는 햄스트링을 다치는가'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류 감독은 "농구단에서 경기 외 어떤 훈련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타 스포츠 종목 트레이너 담당자에게 돌아온 답은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류 감독은 "특별한 게 없다고 하지만 결국 있는 거다. 매일 반복 훈련을 하니까 (야구단 훈련과 다른 특별한 운동법을) 모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구는 뒷걸음질 훈련을 많이 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최근 '뒤로 뛰는 훈련을 많이 시켜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류중일 감독은 평소에도 다른 종목 훈련을 지켜보며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는 "괌에는 축구팀 전지훈련이 많다. 유심히 지켜봤다"며 "축구팀이 하는 훈련 가운데 야구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거나, 접목시켜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순발력 향상을 위해 직접 라켓볼 훈련을 한 적도 있다. 감독 부임 후에는 선수들에게 배드민턴의 효과를 설명했고, 박한이는 이를 통해 순발력과 민첩성을 향상시키는 도움을 얻었다. 박한이는 "배드민턴이 순발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더라. 효과를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일단 새로운 훈련법 도입은 시즌 종료 뒤 더욱 구체화될 예정이다. 모 그룹 스포츠 단에 트레이닝 코치를 파견, 새로운 훈련법을 찾아볼 계획이다. 류 감독은 "좋은 게 있으면 배워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선수단의 부상을 미리 방지하고, 이를 통해 팀 전력을 유지하자는 류 감독의 생각이 담긴 것이다.대구=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2014.03.14 10:59
야구

[인터뷰] 정운찬 “야구에서 인생을 배우고 ‘힐링’하죠”

정운찬(67)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스스로 ‘야구 바보’라고 한다. 야구가 인생 그 자체라고 여긴다. 그는 “인생에서 야구를 만났고 야구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고 말한다.어려웠던 학창시절은 물론 미국 유학 생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총장, 국무총리 등 어디를 가든 무슨 일을 하든 야구와 더불어 지냈다. 정운찬의 '야생야사'는 지난 해 말 펴낸 책 ‘야구예찬’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도 늘 그랬듯 야구장을 찾거나, TV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 연간 100경기 안팎을 지켜볼 것이다. 누구보다 바쁘지만 삶의 고비마다 야구를 통해 자신을 ‘힐링’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야구와 더불어 인생의 목표를 하나씩 일궈낸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야구 바보’에게 야구 이야기를 들었다. 꽉 짜인 스케줄로 피곤한 데다 감기 기운이 있었음에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그의 모습은 천진난만 그 자체였다.답답할 때, 외로울 때, 피곤할 때 ‘힐링’-야구에 대한 사랑이 정말 대단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서울 종로구 동숭동) 형들이 ‘야구할래?’라고 물어 따라갔다가 외야 플라이볼을 잡았습니다. 처음 하는데도 나름 잘 잡아 야구에 대한 소질이 있다고 여긴 것이 지금까지 야구와 함께 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 경기중학교 감독님으로부터 ‘야구를 하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이 낫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 이후에도 야구 경기에서 펼쳐지는 순간들이 우리의 사는 모습과 너무 닮아 점점 더 빠졌습니다.”-그 바쁜 와중에 야구에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옵니까.“어린 시절에는 다른 놀 거리가 없어 야구가 좋았지만 철이 들면서 답답할 때, 외로울 때, 피곤할 때 재충전이 되니까 자꾸 야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청년 시절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답답할 때 야구장에 가서 답을 얻었고, 시골(충남 공주)에서 올라와 자주 외로움을 느꼈는데 그때마다 허전함을 달래준 것이 야구입니다. 직장을 가진 다음에도 피곤할 때 야구장에 다녀오면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니 야구장에 못 가면 TV중계를 보고. 밤늦게 퇴근하면 TV 하이라이트라도 챙겨보게 됩니다.”-신문에서 야구 경기기록지도 보십니까. “아침 신문 기사를 보며 누가 더 잘 썼는지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록지도 자주 봅니다. 그 외에도 타격, 방어율(평균자책점), 홈런 순위까지 다 챙겨봐야 분석의 맛이 나지요.”야구를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추천-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이 조만간 설립됩니다. 50년 이상 야구를 지켜봤는데 명예의 전당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신 분은 누구입니까.“우선 스포츠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야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야구가 국민의 피로회복에 큰 공헌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경제개발 50년 동안 별 보고 출근하고 달 보고 퇴근했는데 야구가 피곤한 그들을 많이 위로했습니다. 1950~60년대 야구인으로는 박현식 김영조 김양중 장태영 백인천 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70년대는 미국에서 공부하느라 잘 모르지만 80년대에는 박철순 최동원 선동열 등이 생각납니다. 수업을 빼먹고 야구장을 찾지는 않았지만 시험기간 중에도 짬을 내 야구장을 찾아간 적이 많았는데 그때 본 선수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좋아하는 팀이 있습니까.“오랜 인연을 맺은 두산입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동창회 장학금을 받았는데 당시 상과대학 동창회장이 OB(현 두산)의 고 박두병 회장이었습니다. 이후 두산 베어스 ‘평생회원’이 되었습니다. 프로야구가 출범할 때 OB가 고향(충청도) 프랜차이즈 팀(한화가 창단하며 서울로 이전)이었던 것도 ‘절친’으로 지낸 배경입니다. 그리고 한 번 정들면 끝까지 가는 것이지 바꾸고 하면 됩니까.” -이제 승패를 떠나 야구를 즐길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아직도 두산이 지면 속상하고, 두산이 이기면 신나죠. 경기에서 지면 집에 가서 오늘 왜 졌나를 복기하게 됩니다. 요즘 일부 채널에서 편파 중계를 하던데 종전보다 굉장히 재미 있습니다.”동반성장은 프로야구에서도 필요-일부에서는 ‘모기업에 의존하는 한국 프로야구는 진정한 프로가 아니다’고 혹평합니다. 이 시기에 한국 프로야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거의 모든 팀들이 재벌 이름을 앞세우고 하잖아요. 아직도 실업팀 같아요. 한 팀이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1년에 한 150억 원 정도 쓴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언제까지 그런 투자가 가능할까요? 하루빨리 수익개념을 확립해 자립을 해야 합니다. 독립하려는 개념이 잘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야구를 재미있게 하고, 관중을 즐겁게 해 돈을 벌려는 의식이 줄어들게 됩니다.” -구단의 힘만으로 대처하기는 힘들지 않습니까.“미국처럼 각 도시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프랜차이즈 구단인 LG나 두산에 구장 사용료를 저렴하게 하고 장기임대를 해줘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최근에 구장 광고권을 회수하는 등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시민들이 야구를 즐기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 지원을 해야 합니다. 미국은 지자체에서 구장을 지은 뒤 프랜차이즈 구단에 장기임대를 해주고 1년에 1달러만 받는 곳이 있습니다. 구단은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재미있는 경기, 즐거운 관람문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죠.”-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최저연봉 2400만원 대 최고연봉 15억원은 설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2014년 롯데가 FA(프리에이전트) 강민호에게 4년간 75억원을 주었고,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지급한 돈이 무려 201억원이나 되는 것을 보고 선수들의 몸값이 공정한지 고민했습니다.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전까지 스타에게 가급적 좋은 대우를 해주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구단의 능력에 부치는 제도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연봉이 너무 적어 생활하기도 빠듯한 선수들은 없도록 하되, 선수들이 마치 복권을 뽑기라도 하듯이 고액 연봉을 기대하지는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각 구단이 퓨처스리그 운영을 건실히 하고 좋은 선수를 많이 길러 고액 연봉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관람 문화 혜택이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소외된 도시나 시골의 팬들도 야구를 즐길 수는 없을까요.“새벽 2시에 야구하러 가는 것을 본 적 있나요? 중소도시에도 사회인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야구할 곳이 부족합니다. 한 모임에 나갔다가 밤 12시께 ‘집에 가야 된다’고 했더니 참석자 중 일부가 ‘조금 더 있다 가라’는 거에요. ‘새벽 2시에 야구하러 갈 때까지만 같이 있어 달라’고 말입니다. 처음에는 1만명 정도의 소규모 구장이라도 많이 지어 놓으면 프로 1군 팀이 경기를 할 수 있고, 소외된 지역의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동반성장의 의미를 찾을 수 있나요.“우리나라는 아직 야구 저변이 좁아요. 2군을 제대로 운영하면 선수에 대한 대우가 좋아질 것이고, 그러면 2군에 들어가려고 하는 3군이 생길 것입니다. 그때는 2군 프랜차이즈제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실현 가능하도록 야구 관계자들이 인식을 바꾸고,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야구팬 입장에서 동반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신생팀 구단주라면 구단 사장, 단장, 감독, 코치, 선수 등으로 꼭 스카우트하고 싶은 인물이 있습니까.“우선 구단의 사장 단장은 잘 모릅니다. 자주 보는 두산(사장 단장)은 팀워크를 잘 이끌어내는 것 같아 보입니다. 지도자로는 염경엽 넥센 감독이 좋아 보이던데요. 자율야구를 하는 것 같고 선수들과 잘 소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수로는 박병호(넥센)를 꼭 데려오고 싶습니다. 팀 구성을 해본다면 투수 장원삼(삼성), 포수 최재훈(두산), 내야수 박병호 정근우(한화) 최정(SK) 손시헌(NC), 외야수 이진영(LG) 이종욱(NC) 김현수(두산), 지명타자 이병규(LG·등번호 9) 등이 생각나네요. 나는 노력형 선수들이 좋습니다.”동북아 리그 제안과 돔구장 반대-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을 포함하는 동북아리그를 제안하셨습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우승팀과 진정한 월드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호주까지 포함하는 아시아리그 창설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야구가 우승한 의미를 글로 써달라는 신문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그렇게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호주, 남미, 북미, 동북아리그 우승팀이 모여 월드시리즈를 하는 것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 선수가 미국에 팔려가면 그쪽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느라 국내 프로야구 관심이 떨어집니다. 그 사람들 보려고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마이너스입니다. 동북아리그를 만들어 아시아에서 시장을 넓히면 선수 유출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간 이동으로 인해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인기가 올랐고 팬들이 돈을 쓸 수 있는 여유가 늘었습니다. 관중 수입에만 매달리지 않고 스카이 박스를 만들어 고급 음식도 파는 등 마케팅 방법은 찾으면 있습니다.”-야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된 것은 저변이 세계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변 확대를 위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등에 한국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여깁니까.“동남아시아라도 야구 인기가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허구연씨 등 일부 야구인이 개인적으로 돕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한국야구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지요.”-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를 비롯해 야구계의 숙원인 돔구장 건설 해법은 없을까요. 동대문, 잠실, 분당, 안산 등이 건설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기본 방향인 민자유치를 못해 불발된 바 있습니다. “인기 없는 발언일 지 모르지만 돔구장 건설에 반대합니다. 야구는 '들 야(野)'자 야구입니다. 야외에서 해야 야구의 참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돔과 후쿠오카돔에 가봤지만 시끄러운 데다 공기도 좋지 않아 야구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돔구장을 짓는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기존 야구장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거나 신축하는 것이 더 시급합니다. 4년에 한 번씩 하는 WBC 개최를 위해 돔구장을 짓는 것은 경제적으로 낭비입니다.” KBO 총재는 정치적 수완 있어야-프로야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습니다. 나중에 총재 제의가 오면 받아들이실 용의가 있으십니까. 꼭 총재가 아니더라도 야구와 관련한 일에 공헌할 의향은 있으신지요.“KBO 총재는 ‘야구를 좋아하고, 잘 알고, 정치적 수완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거절한 적이 있습니다. 야구는 좋아하지만 아직 발전이 필요한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만큼 나는 정치적 수완이 없습니다. 총재는 지방자치단체나 중앙 정부를 잘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총리 재임시절 광주구장 신축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2009년 광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아들과 같이 가서 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그런 야구장에서 팀이 10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나 하구요. 그런 곳부터 개선을 해야지 돔구장이 우선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총리 취임 후 광주광역시장이 찾아와 야구장 신축을 도와달라고 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500억 원 정도 지원을 해야 하는 것으로 들어 총리실에 강력히 말했습니다. 관중들이 야구장에 와서 즐거웠다면 그것만큼 시민 서비스에 대한 좋은 투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장에 갔을 때 주로 앉는 위치는 어디십니까. 나름대로의 관람 비결은. “1회초 1번타자부터 9회말 마지막 타자까지 봐야 직성이 풀려서 조용한 곳이 좋습니다. 연간회원권을 이용해 주로 백네트 뒤에 가서 봅니다. 일행이 있을 경우에는 1루쪽에 가서 관람합니다. 우리나라 구장은 응원이 너무 시끄러워요. 스트레스 푸는 것은 이해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개선을 했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모두가 이승엽이 될 수는 없다-학생야구가 학업과 야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주말리그제를 도입하고, 투구수 제한을 하는 등 나름대로 개선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대 총장 시절 학교 야구부가 첫 승리를 거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학생야구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우리보다 먼저 야구를 한 일본과 미국에서 배워야 합니다. 초중고교에서는 공부와 함께 체력을 기르고, 야구의 기본기를 터득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공부를 해서 진학하든 특기생으로 입학하든 그 기본기를 바탕으로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 일방적입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만 하는 학생은 기본기가 안돼 대학 가서나 성인이 돼서도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야구만 하는 학생은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면 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승엽(삼성)처럼 프로에서 성공할 수는 없는 법인데도 말입니다. 주말리그제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바람직합니다. 내가 총리 시절 강력히 주장해 실현하게 됐습니다.”-프로에서 잘 해야 성공이라고 여기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미국 유학 시절 프린스턴대학의 아몬드 힐이라는 농구선수가 애틀랜타 호크스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됐습니다. 그런데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하다 1년 뒤에 가는 것을 보고 운동과 공부를 병행시키는 미국 대학교육의 엄격함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신문에서 본 것입니다만 일본 고시엔대회(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4강까지 오른 팀이 학교 시험을 보기 위해 기권을 했다고 합니다. 4500여 개교 중 예선을 거쳐 본 대회에 나간 것만 해도 대단한데 학교 시험 날짜와 대회 일정이 겹치자 학생들은 시험을 택한 것입니다. 전국대회 성적이 곧 진학으로 이어지는 우리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성 팬들은 경기 시간 단축을 원한다-요즘 야구 관중 가운데 여성 비율이 늘어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여성 관중이 40~50%면 됐지 더 바랄 수 있나요. 그런데 여성 관중을 위해서라도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집사람하고 야구장을 자주 가는데 어느 순간 ‘시간이 너무 길다’며 같이 안 가겠다고 합니다. 미국은 3시간을 안 넘는 것으로 압니다. 여성 팬을 많이 유치하려면 게임 시간 단축이 필요해요.”-야구장에서의 인연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현재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민아 아나운서(MBC 스포츠플러스)도 인터뷰를 인연으로 해 8일 결혼 주례를 서기로 했습니다. 스코필즈 기념사업회, 동방성장포럼 등 내가 관여하고 있는 일에도 많은 야구 팬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박준철 기자 pharos@joongang.co.kr 2014.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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