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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송년 인터뷰] 인생 2막 시작한 손연재 “끝까지 리듬체조와 함께 하겠죠”

"손연재의 정체성이 곧 리듬체조였던 것 같아요." '요정'에서 '대표님', 그리고 '선생님'이 됐지만 정체성은 하나로 이어진다. 12월의 어느날 서울 한남동 리프스튜디오에서 만난 손연재(25)는 자신의 정체성을 '리듬체조'라고 규정지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어느덧 3년째, 하지만 여전히 손연재의 삶은 리듬체조에 맞닿아 있다. 공식 은퇴 선언은 2017년 2월 18일이었지만, 사실상 그가 매트에서 내려온 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그 뜨거웠던 여름 이후 손연재의 온도는 줄곧 평균에 머물러 있었다. 한때 '리듬체조 요정'이라 불렸던 손연재는 은퇴 후 선수라는 이름표를 벗어던지고 2년 넘게 조용한 일반인의 삶을 보냈다. 학교도 다니고, 책도 읽고, 춤이나 꽃꽂이나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 선수 시절에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경험을 쌓고 몇 번쯤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렇게 은퇴 후의 해방감을 만끽한 손연재는 어느 순간 결국 다시 리듬체조의 세계로 돌아왔다. ◇쉼표 다음엔 결국, 리듬체조 손연재를 만난 건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리프 스튜디오에서였다. 손연재는 올해 3월 문을 연 이 리듬체조 아카데미에서 '손 대표'이자 '손쌤'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모처럼 다시 선수 시절을 반추한 손연재는 "은퇴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데, 리듬체조 선수로서 그렇게 빠른 건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은퇴한 것도 아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차근차근 마지막 무대다,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했던 시간이 있었다"고 3년 전 기억을 더듬었다. "은퇴 후에 공허했던 시간들도 물론 있었다. 2012년 이후부터 4년 동안 리우만 바라보고 은퇴를 준비해온 것 같다"고 말을 이은 손연재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더 이상 선수가 아니라는 사실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일상적인 생활도 보내고 진로 고민도 하고. 그러다가 리듬체조 관련된 일로 돌아와서 리프 스튜디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고민의 시간은 길었다. 손연재 앞엔 여러 갈래 길이 펼쳐져 있었고, 몇 차례 방송 출연으로 많은 이들은 그가 연예계로 진출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손사레를 쳤다. "성격이 방송에 안 맞는다"고 고개를 저은 손연재는 "은퇴하고 다른 또래들처럼 똑같이 진로 고민을 하고, 뭐하고 살아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연예계를 선택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뒤늦게 겪은 정체성 혼란 때문이었다. '리듬체조 선수'로 살아온 손연재는 은퇴 후에 자신이 어떤 위치에서 방송에 나서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시도는 해봤는데, '리듬체조 선수'가 아닌 상태에서 방송에 나가니까 호칭도 애매하고 여러모로 혼란스럽더라"는 것.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당연하게 방송을 하는 것보다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렇게 방송 출연을 멈추고, 일상을 영위하며 생각을 거듭한 끝에 결국 리듬체조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하게 됐다. 평생 리듬체조만 해온 손연재가 인생 제 2막에서도 리듬체조와 함께 하기로 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스물 다섯 손연재의 인생 2막 스튜디오 한편에 마련된 작은 집무실에는 손연재 대표의 명패가 놓여있고, 명함에도 같은 직함이 새겨져 있었다. 스튜디오 곳곳에는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쓴 아이들의 손글씨 편지와 함께 수강생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1년차 대표이자 선생님인 손연재는 아직 모든 것에 '적응 중'이라고 했다. "선수 손연재와 달리 일반인 손연재는 사회생활하는 사람으로서 남들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더라"고 말한 손연재는 "단순 업무라던가 일처리라던가. 스튜디오 경영하면서 매니지먼트 자료를 만들고 엑셀을 다루는 것도 좀 어려웠다"며 웃었다. 그의 말처럼 선수로 살던 때와 선생님, 그리고 한 회사의 대표로 살아가는 지금은 매일매일이 천양지차다. 그 사실을 가장 크게 깨달은 건 국제 주니어대회인 리프 챌린지컵을 개최하면서다. 1회 때인 지난해에는 후원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사비를 들였고, 올해도 직접 나서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손연재는 "선수 때는 대회 출전해서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그 뒤의 모든 것들을 해야하는 만큼 많이 배우고 몰랐던 것도 알아가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소속 매니지먼트 사가 없기 때문에 모든 걸 혼자 진행하는 만큼 시행착오도 있고, 난관에도 직접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지만 손연재는 "그런 것도 다 일종의 도전"이라며 미소를 띄웠다. 리프 스튜디오를 열고, 리프 챌린지컵을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리듬체조 선수로서 손연재가 겪고 느꼈던 것들이 바탕이 됐다. "지금 선수 한 명을 키운다고 해도, 나중에 이 선수가 은퇴하고 나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리듬체조를 체험하게끔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손연재는 대표적인 인기 종목인 축구를 예로 들었다. 손연재는 "축구만 해도 어릴 때부터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서도 잘한다, 못한다 하는 걸 알고 또 마음이 가는 것 아니냐"며 "그런 것처럼 리듬체조를 더 친숙하게 만들고,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 그러다 보면 선수층도 두터워질 수 있을 거고, 시스템도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악플'에 울었던 시간들… "앞으로 더 많이 바뀌었으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손연재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악플' 얘기였다. 손연재는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린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자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악플에 시달린 선수다. 가히 선수 생활의 시작부터 끝까지 악플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운동 선수로는 드물게 2014년 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하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악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랫동안 악플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왔지만 손연재의 표정은 담담했다. "선수 때는 말 한 마디를 해도 예민하게 돌아오기 때문에 인터뷰에서도 감정을 싣지 않고 중간 답변만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문을 연 손연재는 "'열심히 하겠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는 답변을 하면 금메달 딸 것처럼 기사가 나는 것이 힘들었다. '연습 안하고 촬영이나 한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아서 누군가 알아보고 관심을 주는 것이 싫고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가 되고 악플이 달리는 것에 익숙해지기란, 그 누구에게라도 어려운 일이다. 은퇴 후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2016년 11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당시 구속된 차은택씨가 2014년 만든 늘품체조 시연회 행사에 손연재가 참석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대한체조협회에서 공문이 와 참석했고, 내용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앞서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던 손연재는 "은퇴 후에 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악플과 관련해 늘 뭔가 많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니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다시 리듬체조로 돌아와 대중 앞에 선다는 결심을 하는데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손연재는 생각보다 의연했다. 손연재는 "지금 와서 반대로 생각하니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할 때도 있다. 좋은 취지에서 많은 분들과 얘기하고, 리듬체조가 더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면 좋은 반응이 올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악플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그러나 그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제는 조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손연재는 "사실 악플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막상 찾아보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소수인 경우도 많다"며 "이전까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이런 사람들이 (악플을)당연히 받아 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요즘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 더 많이 달라지고, (악플 문화가)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내년도, 앞으로도 계속 리듬체조와 함께 스스로도 '인생 2막'으로 이름 붙이긴 했지만 새로 시작한 삶은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손연재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다. "아직도 절 무한도전 나왔던 7년 전의 손연재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그는 "만으로 스물 다섯이면 어린 나이가 아닌데, 어렸을 때부터 절 보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도 애처럼 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선수일 때는 몰라도, 대표라는 명함을 내밀었을 때 상대가 자신을 마냥 어리게 본다는 것은 아무래도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제 조금씩 '일하는 법'을 알 것 같다는 손연재는 내년을 바라보며 더 큰 목표를 그리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2020년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일단 내년에도 리프 챌린지컵이 우선이다. 손연재는 "한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대회이자 꾸준히 앞으로도 진행해나갈 대회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대회 규모가 더 커져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올 수 있는, 또 오고 싶어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선수도 키워내고, 리프 챌린지컵에 나왔던 선수가 나중에 올림픽에 나가는 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도 슬쩍 곁들였다. 그 외에도 리듬체조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마스터 클래스나 워크숍, 지방 원데이 클래스 등 여러 가지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올림픽에서 저 하는 것만 보신 분들에겐 아무래도 리듬체조가 '선수들만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할 것"이라고 말한 손연재는 "사람들이 리듬체조를 더 쉽게 생각할 수 있기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동안 멈춰뒀던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분명한 건 "리듬체조는 내 정체성"이라는 말 그대로, 앞으로도 손연재의 삶은 끝까지 계속 리듬체조와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2019.12.26 06:00
스포츠일반

손연재 “늘품체조 논란 한 번쯤 직접 밝히고 싶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손연재(25)는 21일 과거 선수 시절 악플과 악성루머로 맘고생을 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여하게 된 경위도 밝혔다. ━ “악플·악성루머에 힘들었다” 손연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악플과 악성루머는 제가 독보적일 것”이라며 “예전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말을 잘 안 했었으나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적은 악플이더라도 확실히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운동이나 외모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인다. 그런 건 웃고 넘어갈 수 있다”면서도 “사실이 아닌 부분을 사실처럼 계속 말하는 건 하나하나 해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응을 안 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가짜뉴스나 악성루머에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가짜뉴스 같은 건 저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같이 힘들어한다”며 “부모님이 가장 많이 힘들어한다. 제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했다. 그래서 티를 안 내곤 했다. 말을 안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 “늘품체조 루머, 한 번쯤 밝히고 싶었다” 손연재는 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63·개명 전 최순실)씨 측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기획한 ‘늘품체조’ 시연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손연재는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갔다가 특혜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손연재는 “당시 리듬체조 국가대표 시절이었다. 대한체조협회에서 나라에서 하는 행사라며 공문이 와서 참여했던 것”이라며 “행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좋은 마음으로 갔다. 체조 관련 행사기 때문에 남자 체조 간판인 양학선 선수와 함께 갔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계속 안 좋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근거 없는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관련이 없다는 말은 한 번쯤 직접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2019.11.21 14:08
경제

케이뱅크, 국감서 집중 포화…커지는 특혜 의혹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국정감사에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절차상 문제가 있음에도 인허가가 났다는 특혜 의혹에서부터 독소조항이 담긴 주주간 계약서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가 절차가 미흡했다"고 말하면서 특혜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특혜 인가 의혹·주주간 계약서 문제까지 쏟아져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의 국감에서 케이뱅크에 대한 각종 의혹과 문제 제기가 봇물을 이뤘다.주요하게 제기된 것은 박근혜 정부와의 유착 의혹과 산업자본이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한 점, 사실상 KT가 동일인으로 하는 독소조항을 마련한 점 등이다.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케이뱅크와 박근혜 정부 간의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KT가 케이뱅크의 인가 당시 차은택의 측근인 이동수 전 KT 전무 등을 입사시키며 특혜 의혹을 불렀다"며 "황창규 KT 회장은 당시 이 같은 인사에 대해 '향후 있을 인가 과정에서 불이익이 있을까봐 채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케이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해 산업자본이 향후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28~38%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과 풋옵션을 주주간 계약서에 담았다고 지적했다. 산업자본이 대주주가 되도록 미리 계약을 한 것은 현행법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것이다.케이뱅크가 주주간 계약서에서 5개 독소조항을 마련해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케이뱅크의 주요 3대 주주 위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3개 주주들이 전체 9명의 이사회 중 5명에 대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권을 확보하고 있어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대주주 자격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출자를 강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케이뱅크 인가 당시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되기 전으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51%였다. 사실상 정부 소유였던 우리은행을 상대로 금융위가 케이뱅크 출자를 강제했다는 것이다. 이날 케이뱅크 국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가 절차가 미흡했다"고 말하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최 위원장은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케이뱅크의 인가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그러나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케이뱅크의 특혜 인가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최 위원장은 "절차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심상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오늘날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면 그때 성급했고 기대를 줬다는 것에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진땀…특혜 의혹 해소는 못해이날 국감에 출석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여야 의원들의 집중 공세에 진땀을 뺐다. 그러나 특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우리은행 적격성 문제나 인가 특혜 논란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에 관여하지 않아 잘 모른다" "알고 있지 못한다"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다만 심 은행장은 "동일인이 문제가 된다면 주주간 계약서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하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그러면서 심 은행장은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해줄 것을 요구했다.그는 "은산분리 원칙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금융산업에 보탬이 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읍소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심 은행장과 함께 국감에 나왔던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된 특별법을 만들어 은행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는 데 보탬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케이뱅크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 현행 은행법상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이 나온다.현행 은행법에서는 은행업 영위에 있어서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법규 내에서는 IT업체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적어 IT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유명무실해진다는 것이다.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같은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가 당시 국회에는 은산분리 완화를 내용으로 한 은행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었는데 이를 대비해 주주들끼리 협의해서 만든 것뿐이라는 것이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10.17 07:00
경제

국감 도마에 오른 KEB하나은행·케이뱅크

12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에 KEB하나은행과 케이뱅크가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함영주 행장이 증인으로 불러나간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을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감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처음이자 마지막 국감이 될 가능성이 높아 KEB하나은행과 케이뱅크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나은행장, 정무위 증인 출석시중은행들 중 이번 국감에 가장 전전긍긍하는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16일 정무위원회 국감에 불려나가기 때문이다.특히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근 간부에 대한 특혜 승진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당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최씨의 독일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크 법인장의 특혜 승진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법인장은 최씨가 독일에 있을 당시 계좌를 개설해주고 부동산 구매 자금 대출을 도와준 핵심 조력자로 꼽힌다. 이에 최씨가 이 전 법인장이 귀국 후 글로벌영업2본부장이 될 수 있도록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KEB하나은행은 이 전 법인장의 승진을 위해 기존에 1개 조직이었던 글로벌영업부를 2개로 쪼갠 것으로 알려졌다.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함 행장을 증인으로 신청을 했다. 애초에 심 의원 측은 최고위층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KEB하나은행에서 이뤄진 인사인 만큼 함 행장을 부르는 것으로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케이뱅크, 특혜 인가 의혹도 도마 위에올해 처음으로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이번 국감에서 핫이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은행장들이 모두 불려나온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측에서 강조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및 인가 문제점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가받을 당시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을 받을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과정에서 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자기자본(BIS)비율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당국에서 유권해석으로 승인을 해줬다는 점에서 특혜 인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은행법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해 특혜 의혹에 불을 지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 측은 케이뱅크가 이전 정권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케이뱅크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KT라는 점, 인가 당시 차은택의 측근인 이동수 전 KT 전무를 입사시키는 등 전 정권의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이에 대해 심 행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가 의혹은 금융위에서도 공식 입장으로 여러 차례 (특혜가 없다고) 표명했다"며 "지금까지 살펴본 부분에서도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심 행장은 이번 국감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답변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국감에 출석한다. 다만 금융당국 감사가 아닌 오는 31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감사 증인 명단에 올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술탈취 및 하도급거래 위반 등에 대해 이 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10.10 07:00
생활/문화

콘진원 26일까지 원장 후보 접수…국정농단 수장 공백 1년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원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콘진원은 작년 10월 말 송성각 전 원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물러나면서 1년 간 수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다. 송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인맥으로 국정농단 게이트의 대표사례로 지목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관장했다. 국정농단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전면 축소 개편됐다. 콘진원은 1년 가까이 강만석 산업융합부원장이 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해왔다. 콘진원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임원 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29일부터 원장 후보 접수를 시작했다. 오는 26일까지 후보가 접수되면 콘진원 비상임이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임원 추천위에서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3명의 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한다. 신임 원장 최종 선임은 빠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7.10.03 12:13
경제

박근혜, 최순실과 함께 서울구치소 수감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4시45분께 서울구치소에서 수감됐다.박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결정이 내려진 지 1시간 26분만인 오전 4시29분께 차를 타고 검찰청사를 떠나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섰을 당시 입고 왔던 남색 의상을 그대로 입고 있었으며 굳은 표정으로 차 뒷좌석에 앉았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소위 '범털' 집합소로 불린다. 범털은 고위 관료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그룹 총수나 사회 이목을 끈 중대 범죄를 저지른 인사 등 각층에서 유명세를 떨친 수용자를 빗대 부르는 은어다.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거쳐 갔다.현재 서울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를 일컫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다수 갇혀 있다.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최순실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수감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박 전 대통령은 독거실(독방)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서울구치소 독방은 6.56㎡(약 1.9평) 규모다. 방 내부에는 접이식 매트리스(담요 포함)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과 함께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있다.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메뉴에 따라야 한다. 한끼 식대는 1400원이 조금 넘는다. 식사가 끝나면 직접 설거지를 한 뒤 식기를 반납해야 한다.법무부측은 공범 관계에 있는 수용자는 분리 수감이 원칙이기 때문에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최씨나 다른 국정농단 사태 연루자들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7.03.31 08:33
경제

황창규 KT 회장 "안종범 부탁에 '차은택 지인' 채용"

황창규 KT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탁으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지인을 임원으로 채용했다고 증언했다.황 회장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와 관련한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황 회장은 차 전 단장이 최씨에게 추천한 전 KT 전무 이동수씨의 입사 경위를 증언했다. 이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KT에 채용된 인물이다.황 회장은 "지난 2016년 1월 초순경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의 관심 사항인데 이동수씨를 채용해 줬으면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안 전 수석이 말한 '윗선'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어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황 회장의 지시를 받은 구모 KT 부사장은 이씨를 만나 상무급 직책을 제안했지만 이씨가 거부했다. 구 부사장은 이씨에게 다시 전무급 직책을 제안했고, 이씨도 이를 받아들였다.황 회장은 "이씨에게 처음 상무급 직책을 제안한 것은 당시 사실상 자리가 없었고, 인사 시기도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며 "안 전 수석 부탁이 아니었으면 이 전 전무를 만날 일도 없고, 채용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황 회장은 이씨가 입사 8개월 만에 IMC본부장으로 전보된 데 대해 "안 전 수석이 이씨를 IMC로 보직 변경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권오용 기자 2017.03.28 17:43
경제

청와대, 황창규 회장에 직접 인사 압력

청와대가 황창규 KT 회장에게 직접 인사 압력을 넣을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7차 공판에서 검찰은 황 회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시했다.이에 따르면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이동수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VIP의 요청사항으로 인식하고 비서실장에게 만나보라고 했고 전무급에 채용했다"고 진술했다.이어 황 회장은 "채용 절차가 지연되자 안 전 수석은 독촉성 전화를 걸었다"며 "이외에도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대행사 선정도 요구했고, VIP 뜻이라고 해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안 전 수석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황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이동수라고 광고계에서 유명한 홍보전문가가 있는데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 회장에게 연락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동수씨는 차 전 단장의 지인으로 지난 2014년 8월경 차 전 단장은 그를 뉴욕 주재한국문화원 자리에 추천했지만 탈락했다. 이에 차 전 단장은 최순실씨로부터 이씨가 갈만한 기업으로 KT가 어떻겠느냐는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후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불러들여 이씨를 KT에 채용시킬 것을 지시했다. KT는 지난 2015년 2월경 이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채용하고 그래 8월경 이씨를 광고업무 총괄자리로 보직을 옮겼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03.08 16:43
스포츠일반

떠나는 요정, 손연재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체조요정' 손연재(23·연세대)가 파란만장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은퇴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손연재는 4일 태릉선수촌 리듬체조장에서 은퇴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2년간 몸담았던 체조 선수 생활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태릉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손연재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에 여념 없었다. 감빛 정장을 입은 손연재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후배의 송사를 들을 때는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비록 올림픽 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화려한 경력을 남겼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 손연재는 각각 5위와 4위에 올랐다. 두 번의 올림픽을 통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잇달아 최고 성적을 올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다.의도치 않은 구설에 올라 상처를 받기도 했다. 최근 '비선실세'로 물의를 빚은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늘품체조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서 각종 소문과 악플 등으로 말 못할 아픔을 겪었다. 이 자리에 빠진 '피겨여제' 김연아와 비교되기도 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큰 업적을 남긴 손연재 선수의 은퇴를 기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기록한 후배 김채연은 송사에서 "리듬체조라는 밑거름에 열정과 사랑, 국가대표의 책임감으로 뿌린 땀을 닮겠다"고 인사를 남겼다.손연재는 "소감을 직접 써왔다. 17년, 제가 리듬체조 선수로 시작한 세월이다. 내 삶의 전부였던 체조였다. 이제는 스물 네 살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 리우올림픽 이후 은퇴를 직접 결정했다. 나 스스로 떳떳하고 싶었고,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저는 감사하게도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저는 체조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는 방법을 배웠다. 내 미래에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남은 날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남겼다. 그는 "이제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전부 다 해보며 내가 만날 나날들을 준비하겠다. 이번 올림픽은 스스로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선수로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 잊지 못할 것이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릉=서지영 기자 2017.03.04 16:10
연예

[진단IS]최순실 사태 피해자? 여전히 몸사리는 CJ E&M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CJ E&M의 행보가 의뭉스럽다.현 정권 들어 고초를 겪은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여전히 업계를 독과점하는 거대 공룡이란 비판을 듣고 있는데다, 현 정부로부터 적지않은 수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피해자인척 하는 공범'이라는 비판은 그래서 당연하다. 이 뿐 아니다. CJ E&M이 최근 내놓는 콘텐트는 소극적이다. 정치 관련 콘텐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전히 이른바 '애국 보수' 영화를 투자 배급한다. 청와대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았다는 CJ E&M 이미경 부회장은 업계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진짜 피해자일까 청와대가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직접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후 대중들은 CJ를 국정 농단 사태의 피해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CJ 손경식 회장이 청문회장에서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을 적극적으로 증언하며 'CJ=피해자'라는 분위기는 굳어져갔다.정말 그런가. CJ는 차은택 전(前)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주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수 조원을 투자했다. 고양시에 들어설 K-컬쳐밸리 사업 또한 그 일환. 2017년까지 1조 4000억원을 들여 축구장 46개 크기의 땅에 한류를 주제로 한 복합 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CJ가 해당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도의 사업자 공모 조항과 당시 CJ의 조건은 잘 들어맞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당시 의혹이 불거지자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차은택 전 본부장과 손경식 회장을 만난 날, K-컬처밸리 사업자로 CJ가 결정됐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CJ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게다가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중심은 여전히 CJ E&M 내부에 있다.문화창조융합센터가 서울 상암동 1606 CJ E&M 본사에 남아있다. 김지영 CJ E&M 방송홍보팀 팀장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센터다. CJ E&M과는 관련없다"고 선을 그었다. 눈치보는 TV, 시대 역행하는 영화 본질인 콘텐트로 시선을 돌려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눈에 띈다. 사태 이후 지상파·종편 채널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CJ E&M은 오히려 더 소극적이다.KBS 2TV '개그콘서트'가 포켓몬고 게임에 빗대어 "청와대에 큰 게 하나 있는데 엄청 안 잡힌다"고 풍자한다. SBS는 대선 예비 후보들을 섭외해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제작 중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정치 예능프로그램에 뛰어들고 있지만, tvN을 비롯한 CJ E&M의 케이블 채널들은 단 한 편의 정치 예능도 편성하지 않았다.'여의도 텔레토비'로 잘 알려진 'SNL 코리아'가 주춤한 이후 정치 관련 콘텐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지영 방송홍보팀 팀장은 "'SNL 코리아' 경우 미국 원작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맞춰 잠시 시도한 것일 뿐이다. 오락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코너를 중단했다"며 "향후 정치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 없다. 보도 채널이 없는데다 종합 오락 채널로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기본 방침이다"고 해명했다.영화 사업 부문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NEW가 '더 킹'으로 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꼬집고 쇼박스는 '택시운전사'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다. 동시대에 영화를 투자하고 배급하는 CJ E&M은 '인천상륙작전'과 '국제시장' 등 애국 보수 영화를 스크린에 올렸다. '인천상륙작전'을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6.25 전쟁을 다루는 '장사리 전투'도 CJ E&M이 투자·배급을 검토 중이다. 이미경 부회장 숨기고 '파티투나잇' CJ E&M은 이미경 부회장의 거취만 물어보면 모두 입을 다문다. 한국에 없다고 했지만 해외 어디에 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그런 이미경 부회장을 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12월 홍콩이었다. 주력 행사인 2016 'MAMA' 현장에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행사장이 아닌 홍콩 모처. 이병헌·한효주 등과 파티를 즐긴 듯 화려한 곳에서 찍힌 사진으로 홍콩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진은 웨이보 계정에 올라왔고 국내에서 근황으로 보도가 된 후 내부적으로 말이 많았다.현장에 있던 사람의 전언으로는 이미경 부회장 주최의 자리는 그야말로 초호화 파티였다. 이병헌·한효주·이지아·추자현·한지민·퀸시 존스·하지원·박기웅 등과 '인천상륙작전' 이재한 감독이 있었다. 수백만원에 육박하는 와인이 깔렸고 고가 음식이 풀 코스로 제공됐다. 많은 돈을 들였다 해도 CJ 돈으로 하는 파티니 뭐라 할 순 없다. 다만 그 시각 'MAMA'의 주인공인 가수들은 밤낮없이 리허설하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잠 잘 시간 쪼개며 리허설하고 공들일 사이 몇몇 배우들과 이미경 부회장은 행사를 즐겼다. 김진석·박정선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7.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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