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떠나는 요정, 손연재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체조요정' 손연재(23·연세대)가 파란만장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은퇴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손연재는 4일 태릉선수촌 리듬체조장에서 은퇴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2년간 몸담았던 체조 선수 생활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태릉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손연재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에 여념 없었다. 감빛 정장을 입은 손연재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후배의 송사를 들을 때는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비록 올림픽 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화려한 경력을 남겼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 손연재는 각각 5위와 4위에 올랐다. 두 번의 올림픽을 통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잇달아 최고 성적을 올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다.의도치 않은 구설에 올라 상처를 받기도 했다. 최근 '비선실세'로 물의를 빚은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늘품체조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서 각종 소문과 악플 등으로 말 못할 아픔을 겪었다. 이 자리에 빠진 '피겨여제' 김연아와 비교되기도 했다. 대한체조협회는 "큰 업적을 남긴 손연재 선수의 은퇴를 기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기록한 후배 김채연은 송사에서 "리듬체조라는 밑거름에 열정과 사랑, 국가대표의 책임감으로 뿌린 땀을 닮겠다"고 인사를 남겼다.손연재는 "소감을 직접 써왔다. 17년, 제가 리듬체조 선수로 시작한 세월이다. 내 삶의 전부였던 체조였다. 이제는 스물 네 살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 리우올림픽 이후 은퇴를 직접 결정했다. 나 스스로 떳떳하고 싶었고,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저는 감사하게도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저는 체조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는 방법을 배웠다. 내 미래에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남은 날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남겼다. 그는 "이제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전부 다 해보며 내가 만날 나날들을 준비하겠다. 이번 올림픽은 스스로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선수로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 잊지 못할 것이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릉=서지영 기자
2017.03.04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