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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포스팅 고우석의 현실과 긍정 시그널

LG 트윈스 고우석(25)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과 분위기는 어느 정도일까.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우석의 포스팅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 15일 MLB 구단의 신분조회 사실이 알려진 고우석은 LG 구단과 협의 끝에 빅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다만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니어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문을 두드려야 한다. 고우석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하면 다음 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MLB 도전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동갑내기 친구이자 처남인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이정후는 키움 구단으로부터 포스팅을 허락받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 넘게 과정을 준비했다. 시즌 내내 해외 스카우트가 그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고우석의 경우 해외 진출 의사가 강하지만, 당장 올 시즌 뒤 포스팅을 시도할 거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짧은 기한 내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고우석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며 지난해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다. 시속 150㎞가 훌쩍 넘는 강속구가 트레이드 마크.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고우석의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1.6㎞에 이른다. 구위형 투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MLB에선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고우석의 구위가 KBO리그에선 톱 클래스지만 MLB에는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많다. 구속에서 특별하게 강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빅리그 구단들이 고우석을 마무리 투수로 보고 영입하진 않을 거 같다. 다만 젊은 만큼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2016년 MLB에 진출한 오승환(현 삼성 라이온즈)의 첫 보직은 중간 계투였다.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를 거치며 아시아 대표 마무리로 이름을 떨친 그였지만 '괴물 투수'가 가득한 MLB에선 바로 뒷문을 맡지 못했다. 중간 계투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뒤에야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중간 계투는 마무리 투수보다 계약 총액이 낮다. 여러 복합적 이유로 고우석을 향한 미국 현지 매체의 관심은 아직 미미하다. 공신력 높은 언론보다 팬 커뮤니티 중심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비롯해 NPB 출신 선발 투수들의 포스팅이 순위에서 앞선다.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코로나 시대 움츠렸던 MLB 구단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오른손 불펜 레이날도 로페스가 애틀랜타 브레이스와 3년 총액 3000만 달러(390억원)에 계약했다. 로페스는 올 시즌 68경기에 등판, 22홀드 6세이브를 기록한 오른손 불펜 자원으로 연평균 1000만 달러(130억원)의 높은 연봉을 보장받았다. 송재우 위원은 "고우석의 관건은 (이적했을 때 LG 구단이 받을) 포스팅 비용"이라며 "과거 포스팅 금액 때문에 계약을 거절한 사례(김광현·SK 와이번스)가 있다. 구단이 허락하더라도 연봉 협상에서 틀어지기도 한다. 500만 달러(65억원) 정도면 선수는 가겠다고 할 텐데, 그 정도까지 제시할 구단이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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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1개로 KBO 마무리 TOP10 등극, '140SV' 김재윤 "함께 한 장성우 형 고마워"

KT 위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KBO리그 10번째 1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김재윤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5-2로 앞선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122km/h 슬라이더 공 한 개로 경기를 매조지으며 통산 140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재윤은 140세이브 고지를 밟은 KBO리그 10번째 선수가 됐다. 오승환(삼성·374세이브), 손승락(271개), 임창용(258개), 김용수(227개), 구대성(이상 은퇴·214개), 정우람(한화·197개), 진필중(191개), 조규제(153개), 정명원(이상 은퇴·142개) 다음으로 10번째로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경기 후 김재윤은 “오늘 경기 점수 차이를 크게 만들어준 야수 동료들 덕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140세이브 달성까지 호흡을 잘 맞춰준 장성우 형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세이브와 승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윤은 올 시즌 6경기 7⅔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김재윤은 “시즌에 앞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게 잘 드러나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라면서 “팀에 빠진 동료들이 많아 나라도 잘 버티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부상 없이 올 시즌 잘 이어가려고 한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4.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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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2021년 5월 20일 그 '계약'

2021년 5월 20일이었다. NC 다이노스는 미계약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34)과 3+1년, 최대 27억원에 계약했다. 이용찬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베테랑이지만 당시 시장 가치가 바닥이었다. 2020년 6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공식전 등판 기록이 없던 상황이라 NC의 투자를 두고 "무모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이용찬은 2007년과 2013년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차례 오른 팔꿈치에 칼을 댔는데 토미존 서저리는 그야말로 선수 생명을 건 결단이었다. 수술 이력이 많은 30대 투수. 어느 구단에서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다. 2021시즌 개막 때까지 거취를 정하지 못하자 그의 이름 앞에는 'FA 미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모교 장충고에서 개인 훈련한 이용찬에 주목한 구단은 NC였다. 김종문 당시 NC 단장은 "이용찬은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를 풀어가는 운영 능력을 갖춘 투수로 우리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NC의 투자는 '성공적'이다. 이용찬은 2021년 8월부터 '공룡 군단'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계약 첫 시즌 39경기에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NC는 그해 겨울 베테랑 임창민(키움 히어로즈)과 김진성(LG 트윈스) 박진우(은퇴)를 방출하며 불펜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류진욱·김진호·김시훈을 비롯해 젊은 투수들이 불펜에 대거 투입되면서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어깨가 무거워진 이용찬은 지난해에도 59경기에 등판,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변함없이 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시즌 첫 네 번의 등판에서 4이닝 무실점하며 2세이브를 챙겼다. 오프시즌 사이드암스로 원종현(키움)이 FA로 이적, 불펜의 평균 나이가 더 젊어졌는데 중심을 잡는 건 여전히 이용찬이다. 선수 생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수술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그는 "팔꿈치가 아프지 않으니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시절엔 (통증이) 언제 생길지 조마조마하면서 시즌을 보냈다. 이 부분을 해결하니 공을 던질 때 두려움이 없더라. 어렸을 때처럼 자신 있게 투구한다"고 말한다. 재활 치료 기간 야구장 밖에서 야구를 보면서 시야도 더 넓어졌다.이용찬의 NC 이적 후 성적은 102경기, 40세이브 평균자책점 2.04(11일 기준)다. 같은 기간 리그 세이브 6위. 40세이브 이상 달성한 마무리 투수 중 고우석(LG 트윈스·72세이브, 평균자책점 1.82) 다음으로 평균자책점이 낮다. 그만큼 안정감이 대단하다. 꾸준한 활약 덕분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태극마크를 달았다. 리그에선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11일 창원 KT 위즈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터프 세이브로 역대 13번째 개인 통산 1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그는 경기 뒤 "130세이브 했다고 큰 감흥은 없다. 한 게임 한 게임 승리가 더 중요하고 완봉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게 더 중요하다"며 "지난해부터 어린 선수들이 경기 뛰면서 경험치가 생겨 여유 있게 잘 해줘서 이긴 것 같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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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노메달' 도쿄 올림픽부터 마법사의 첫 우승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해 왔다. 2021년 모멘트를 다룬 이번 시리즈로 긴 여정을 마친다. ①SSG로 간판 바꾼 인천야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텔레콤이 운영하던 SK를 1352억 8000만원에 인수했다. 새 구단명은 SSG 랜더스로 정했다. 인천야구의 간판은 5번이나 바뀌게 됐다. 인천 프로야구단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2000년 현대가 수원으로 떠났고, SK가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 선수단만 인수, 인천에서 신생팀을 창단했다. SK는 인천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뤘지만, SSG의 인수 제의를 수용하면서 21년 만에 프로야구를 떠났다. ②‘추추 트레인’ 한국 상륙 MLB에서 통산 16시즌 218홈런 782타점으로 활약했던 추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했다. SK를 인수한 SSG는 2007년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SK가 지명했던 추신수가 텍사스와 계약이 끝나자 연봉 27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 13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5 21홈런 25도루 103볼넷으로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39세 2개월 22일)와 100볼넷 기록(39세 3개월 13일)을 새로 썼다. ③리그 흔든 방역수칙 위반 논란 7월 5일 NC 권희동·박민우·박석민·이명기 등 4인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다. 키움 한현희·안우진과 한화 윤대경·주현상도 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리그가 중단됐다. 황순현 대표 등 NC 수뇌부 3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BO는 위반 선수 8명에게 출장정지 징계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④‘디펜딩 챔피언’ 한국, 올림픽 노메달 김경문 감독이 이끈 올림픽 야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12년 전 우승팀 한국은 2연패를 노렸으나 3승 4패로 본선 진출국 6개국 중 4위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불참한 데다 선발진이 평균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흔들렸다. 결국 한국은 미국·일본 등 강호들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메달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⑤오승환, 역대 최초 300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4월 25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 역대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기록한 후 해외로 진출했던 오승환은 2020시즌 복귀해 18세이브를 거뒀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16년 497경기 만에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 그는 10월 13일 KIA전에서 시즌 40세이브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39세 2개월 28일)도 남겼다. ⑥최정, 대기록 잔치 SSG 최정이 프로 17번째 시즌에서 대기록을 여럿 작성했다. 그는 5월 18일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쳐 시즌 10호 포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의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15시즌 연속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종훈과 양준혁의 기록을 넘었다. 또 최정은 8월 18일 NC전에서는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개인 통산 288번째 사구로 메이저리그 휴이 제닝스가 세웠던 287개를 넘어섰다. 10월 19일 KIA전에서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시즌 32호로이자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467홈런)에 이은 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⑦손아섭, 최소 경기·최연소 2000안타 롯데 손아섭은 8월 14일 LG전에서 리그 역대 최소 경기(1636경기) 및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2000안타 기록을 세웠다. 기록이 수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손아섭은 앞서 6월 27일 두산전에서 1안타를 쳤으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집계가 보류됐다. 해당 경기는 10월 7일 재개됐고, 정산이 6월 27일로 되면서 손아섭의 기록 달성 시점은 이후 1632경기와 33세 3개월 22일에 해당하는 7월 10일 삼성전으로 조정됐다. ⑧KT, 창단 첫 통합 우승 KT는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로 삼성과 동률을 기록, 타이브레이커 끝에 1위를 확정했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났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세 시리즈에서 승리해 7년 연속 KS에 올랐다. KT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4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4전 전승은 역대 9번째, 4연속 선발 스윕승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시리즈 MVP는 박경수가 수상했다. LG와 KT에서 뛰었던 그는 데뷔 19년 만에 처음 오른 KS에서 호수비와 결정적 홈런포를 선보이며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⑨최동원 넘은 ‘225K’ 미란다는 MVP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을 기록한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을 차지했는데, 특히 고(故)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이 1984년 롯데에서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3개)을 37년 만에 경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 대만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미란다는 시즌 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주 무기 포크볼을 더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⑩이의리,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KIA 이의리가 2021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시즌 초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3탈삼진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 10이닝 18탈삼진을 기록했다. 2017년 키움 이정후 이후 5년 연속 고졸 순수 신인 수상자이자 1985년 해태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차승윤 기자 사진=IS 포토·SSG 랜더스·연합뉴스 2022.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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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선동열·김성한 없는 해태의 V8...현대 왕조 서막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리틀 쿠바' 박재홍 등장 현대 신인 박재홍이 프로야구를 뒤흔들었다. 데뷔 시즌 126경기에 출전, 타율 0.295 30홈런 108타점 36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9월 3일 LG전에서 김용수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때려내며 역대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그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다. 박재홍이 데뷔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 만장일치(유효 30표)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②김성근의 쌍방울, 반전 2위 쌍방울은 정규시즌 2위(70승 2무 54패)에 오르며 1군 진입 6시즌 만에 가을야구에 나섰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김현욱·조규제·오봉옥을 앞세워 중간 계투진을 강화, 1점을 짜내고 지키는 야구로 쌍방울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었다. 간판타자 김기태의 성적은 이전 시즌보다 떨어졌지만, 김광림(타율 0.303)이 분전했다. 연고지 전주엔 야구 열풍이 불었고, 쌍방울은 창단 뒤 가장 많은 홈 관중(26만 5918명)을 기록했다. ③현대, 창단 첫 시즌 'KS 진출' 현대는 창단 첫 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1995시즌 7위였던 태평양을 인수한 만큼 기대가 크지 않았으나, 정규시즌 4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선 한화와 쌍방울을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했다. 정민태·정명원·위재영이 지키는 현대 마운드는 꽤 높았다. 김경기·이숭용·박재홍이 이끄는 타선의 짜임새, 신인 박진만이 지키는 내야도 탄탄했다. 선수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렸던 김재박 감독은 현대 왕조의 서막을 알렸다. ④'이빨 빠진 호랑이'의 우승 개막 전 해태를 향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선동열이 일본 무대로 진출했고, 김성한이 은퇴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 해태는 1승 1무 4패에 그쳤다. 그러나 이종범과 이대진, 투·타 핵심 선수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6월 이후 상승세를 탔다. 7월에는 15승(1무 5패)을 챙기며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선두를 내주지 않고 1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조계현은 시즌 최다 완투(11번)를 해냈다. 해태는 현대와 맞붙은 KS에서도 4승(2패)을 먼저 거두며 통산 8번째 KS 우승을 차지했다. KS 진출 시 우승 확률 100% 기록도 이어갔다. ⑤정명원, 최초 KS 노히트노런 현대 정명원은 10월 20일 열린 해태와의 KS 4차전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2볼넷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노히트노런을 해냈다. 앞선 15시즌(1982~1996) 동안 노히트노런 8번은 모두 정규시즌 경기에서 나왔다. 이후에도 포스트시즌에서 노히트노런을 해낸 투수는 없었다. 마무리 투수였던 정명원을 선발로 내세운 김재박 당시 현대 감독의 '변칙' 용병술도 빛났다. ⑥투수 4관왕 구대성, MVP 한화 구대성은 1996년 정규시즌에서 18승 3패 24세이브(40세이브포인트)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 투수를 맡았지만, 5월 11일 삼성전을 기점으로 선발 투수로도 나섰다. 다승과 구원, 평균자책점과 승률(0.857) 1위에 오른 그는 신인 박재홍의 돌풍을 잠재우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⑦이강철, KS MVP 수상 해태 이강철은 데뷔 첫 시즌(1989년)부터 15승을 거뒀지만, 팀 선배 선동열과 조계현에 가려 있었다. 그는 1996년 KS에서 완봉승을 포함해 2승 1세이브 13탈삼진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처음으로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강철은 1996년을 돌아보며 "당시 KS MVP는 정규시즌 MVP만큼 영광스러운 타이틀이었다. 서로 등판하고 싶어서 경쟁했다. 의미가 큰 수상"이라고 돌아봤다. ⑧'불사조' 박철순 은퇴 프로야구 원년 흥행을 이끌었던 스타 박철순이 10월 4일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1982년 2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깨지지 않은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22연승)도 그해 세웠다. 그는 허리, 아킬레스건 등 끊임없이 이어진 부상 속에 신음하면서도 우리 나이로 마흔한 살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통산 성적은 231경기 76승 53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95. 야구팬은 그에게 '불사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안희수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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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LG의 마지막 KS 신바람, MVP 종범신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LG 신바람 KS 우승 1994년 KBO리그에는 LG 트윈스의 신바람 야구가 가득했다. 이광환 감독이 이끄는 LG는 4월 26일 한화 이글스전에 승리하며 리그 1위로 올라선 뒤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칠 때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한국시리즈(KS)에선 '돌풍의 팀' 태평양 돌핀스를 4전 전승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KS 최우수선수(MVP)는 시리즈 1승 2세이브를 거둔 '노송' 김용수의 몫이었다. 공교롭게도 LG의 KS 우승 시계는 1994년을 끝으로 멈춰 있다. ②4할에 근접했던 '바람의 아들'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은 1994년 타율과 도루, 최다안타 등 공격 5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그해 이종범은 104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MBC 청룡 백인천(당시 0.412)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 '정규시즌 4할 타율'에 도전했다. 아쉽게 0.393로 시즌을 마쳐 목표 달성엔 실패했지만, 그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③한화 이글스 시작 빙그레 이글스가 아닌 한화 이글스라는 팀 명으로 첫 시즌을 소화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던 강병철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정규시즌을 공동 3위(65승 2무 59패)로 마쳤다. 16승을 따낸 에이스 한용덕을 필두로 정민철(14승 10패 평균자책점 2.15) 송진우(9승 10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2)가 버틴 마운드의 힘이 대단했다.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해태를 2전 전승으로 꺾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선 태평양에 3전 전패로 패해 탈락했다. ④LG 김선진 깜짝 홈런 LG와 태평양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팽팽했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1-1 상태로 연장에 돌입했다. LG가 선발 이상훈에 이어 차동철, 김용수를 차례로 등판시킨 것과 달리 태평양은 선발 김홍집이 연장 11회까지 마운드를 홀로 지켰다. 해결사는 LG 대타 김선진이었다. 김선진은 연장 11회 말 1사 후 김홍집의 141구째를 공략해 왼쪽 펜스를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김선진은 그해 정규시즌 안타가 20개,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한 대타 요원이었다. ⑤LG 신인 3인방 LG가 1994년 신바람을 낼 수 있었던 건 '신인 3인방' 류지현(유격수) 서용빈(1루수) 김재현(좌익수)의 역할이 컸다. 류지현이 타율 0.305 15홈런 51타점 51도루, 서용빈이 타율 0.318 4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현은 당시 고졸 선수로는 사상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셋 중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류지현이었다.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LG 선수가 신인왕에 오른 건 1990년 포수 김동수 이후 4년 만이었다. ⑥OB 선수단 집단 이탈 사건 17명 1994년는 OB 베어스에겐 최악의 시즌이었다. 성적도 좋지 않았고 팀 내부 갈등도 극에 달했다. 9월 4일 윤동균 감독에 불만을 품은 17명이 집단으로 항명, 숙소를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OB는 잔여 경기를 2군 선수들로 치러야 했고 팀 성적은 계속 악화(정규시즌 7위)했다. 결국 박철순을 비롯한 항명 주동자에 대해 연봉 지급 정지와 출장 정지 처분이 내려졌고 윤동균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한 뒤에야 사건이 일단락됐다. 윤동균 감독의 뒤를 이어 1995년 OB 사령탑에 오른 건 '국민 감독' 김인식이다. ⑦'원 히트 원더' 김홍집 1994년 김홍집은 정규시즌 12승을 따내며 태평양의 돌풍을 이끌었다. 방위병으로 복무, 그 당시 인천에서 열리는 홈 경기 등판만 가능했지만, 프로 두 번째 시즌 '대박'을 일으켰다. 김선진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억되는 그해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141구 역투로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KS 1차전의 후유증 때문일까. 2003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시즌 100이닝'을 다시 소화하지 못했다. ⑧첫 왼손 타자 홈런왕 김기태 쌍방울 레이더스 간판 김기태는 1994년 홈런 25개를 때려내 김경기(태평양·23개) 김재현(LG·21개) 등을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후 왼손 타자가 홈런왕에 오른 건 역사상 김기태가 처음. 쌍방울은 김기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기태의 배턴을 이어받아 역대 두 번째 '왼손 타자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건 1997년 '라이언 킹'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이다. ⑨사자구단의 몰락 부상자가 속출한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허리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김상엽을 비롯해 강기웅·정경배·류중일·김성래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마운드와 타선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우용득 감독과 백인천 타격 인스트럭터의 미묘한 긴장 관계가 팀 성적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갖은 노력 끝에 영입한 재미교포 투수 최용희의 활약(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8)도 미미했다. ⑩40세이브 신기원을 연 정명원 태평양의 뒷문을 지킨 정명원은 정규시즌 사상 첫 40세이브 고지를 정복했다. 50경기에 등판해 10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까지 1.36으로 안정적이었다. 올스타전에선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KBO리그는 1984년 윤석환(당시 OB·25세이브)이 20세이브, 1993년 선동열(당시 해태·31세이브)이 30세이브를 각각 처음으로 돌파한 바 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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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일구대상, 이정후·고우석 최고 타자·투수상

이대호(40)가 2022 일구대상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LG 트윈스)이 최고 타자·투수 상을 받는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9개 부문의 수상자를 확정해 14일 발표했다. 일구회는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은 이대호에게 대상을 수여하기로 9월 말 발표한 바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최고 타자상은 지난해에 이어 키움 이정후가 통산 3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정후는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장타율·출루율)에 오르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최고 투수상은 세이브왕 고우석이 차지했다. 고우석은 역대 8번째로 40세이브 고지를 돌파하며 개인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예비 처남-매제 사이의 두 선수가 최고 투수, 타자상을 받은 것이다. 의지 노력상은 롯데에서 방출의 아픔을 딛고 SSG 랜더스에서 화려하게 재기한 노경은에게 돌아갔다. 신인상은 두산 베어스 정철원이 선정됐다. 2018년에 입단해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정철원은 23홀드를 기록했다. 특별 공로상에는 박노준 안양대 총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프로 운동선수 출신으로는 첫 대학 총장에 올라 야구인의 위상을 높인 점을 높이 샀다. 프로 지도자상은 상무 박치왕 감독, 아마 지도자상은 대전고 김의수 감독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김의수 감독은 오랜 아마 지도자 생활 속에서 올해 팀을 28년 만에 전국대회(대통령배) 정상에 이끌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전고 출신 5명이 프로 구단 지명을 받기도 했다. 프런트상은 SSG 류선규 단장, 심판상은 오훈규 심판위원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은 12월 8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형석 기자 2022.11.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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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고우석, 3년이 지나 ‘진짜 가을 마무리’가 됐다

구원왕 고우석(24·LG 트윈스)에게 네 번째 가을 야구가 찾아왔다. 더 원숙해졌고, 그래서 더 단단해졌다. 고우석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9회 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하고 6-3 승리를 지켜냈다. 상대가 키움이기에 더 의미 있는 호투였다. 지난 2017년 프로에 입단한 고우석은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로 주목받았다. 1군에 자리 잡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2019년 잠재력이 만개했다.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가을야구에서는 달랐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2019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준PO에서는 키움에 끝내기 홈런으로 패배를 헌납했다. 당시 박병호에게 시속 153㎞의 직구를 높은 존에 던졌으나, 상대의 노련한 노림수에 당했다. 순탄할 것 같았던 고우석의 커리어는 이후 다소 험난하게 흘러갔다. 2020년에는 4패 17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0으로 부진했다. 2021년에는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하면서 블론세이브가 7개에 달했다. 그랬던 고우석은 올 시즌 진정한 수호신으로 성장했다.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2019년 성적을 모든 부분에서 뛰어넘었다. 올 시즌 구원왕에 올랐고, 구단 사상 첫 40세이브 고지에도 올랐다. 기존에 구사하던 직구와 슬라이더에 더해 커브 구사가 좋아지면서 투구가 원숙해졌다. 완숙해진 고우석의 피칭은 24일 1이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앞선 두 타자를 모두 직구로만 잡아냈고, 마지막 타자였던 임지열을 상대로 직구 없이 변화구만 5개를 던졌다. 이유가 있었다. 고우석은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들어갔다. 선발 투수는 경기 전 계획을 세워놓고, 경기 중 좋은 공을 선택하면서 던진다. 하지만 나처럼 짧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는 많은 구종을 던질 수 없다. 변화구 감각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직구는 변화구를 미리 (충분히) 던져본 다음 던지려고 미뤘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PO 전까지 12일 동안 실전 감각이 부족했으니 남은 PO 경기, 그리고 한국시리즈(KS)까지 내다본 전략이었다. 고우석은 “2019년에는 (투구 계획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 돌아보니 당시에는 기초적인 계획도 세우지 않고 타자와 승부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그저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 타자의 장단점을 미리 파악했어도 투구할 때는 기억이 안 났다"며 "그런 점이 그때의 경험 부족이고, 지금 와서 많이 성장한 차이점 같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밖에서도 고우석은 차분하고 여유 있었다. 팬들이 주목한 키움과의 '복수전'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고우석은 “그때 만났던 키움과 지금 키움은 선수단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그리고 그런 경기들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2차전 결과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오랜 친구이자 '예비 처남'이 된 이정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우석은 담담하고 여유 있게 답했다. 그는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나와 (이)정후의 싸움이 아니라 LG와 키움의 싸움이다. ‘왜 이렇게 주목받지?’라는 생각도 든다"며 "승리만 생각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지 않을까. 정후와 만나도 쑥스럽지 않다. 가을 야구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정후를) 잡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처남에게 무슨 공을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직구 아니면 변화구"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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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 마무리 새 역사 고우석 "LG 마무리 자부심, 맞더라도 당당하게"

고우석(24)이 LG 트윈스의 마무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1-0으로 앞선 9회 초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9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로써 2013년 봉중근이 달성한 LG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38세이브를 경신했다. 남은 경기에서 세이브 1개만 추가하면 LG 선수로는 역대 최초 한 시즌 40세이브 고지까지 돌파하게 된다. 이어 25일 선두 SSG 랜더스와의 중요한 일전에선 1-2로 뒤진 8회 말 구원 등판, 2이닝 무실점 호투로 6-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고우석은 팀 승리 못지않게 인천 원정의 악몽을 떨쳐내는 의미 있는 투구였다. 고우석은 사실상 세이브왕을 예약했다. 부문 공동 2위 KT 위즈 김재윤과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상 31세이브)이 남은 전 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기더라도 고우석이 세이브 하나만 추가하면 생애 첫 구원왕에 오른다. LG 출신 마지막 세이브 1위는 2003년 이상훈이었다. 고우석이 트윈스 선수로는 19년 만에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서게 된다. LG는 김용수-이상훈-봉중근으로 마무리 계보가 이어진다. 고우석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그는 "대단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록이 생겨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수 선배님은 영상으로 봤고, 이상훈 선배님은 2016년 시구 영상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느꼈다. 봉중근 선배는 함께 뛰었지만 부상으로 힘들어하시는 모습만 봐서 가슴이 짠하다"고 말했다. 2017년 LG 1차지명으로 입단한 고우석은 2019년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다. 시속 150㎞ 후반대에 이르는 직구에 고속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로 승부한다.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나이(23세 10개월 11일, 최연소 임창용 23세 10개월 10일)에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돌파했다. 고우석은 "LG 마무리 투수의 자부심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마운드에 오를 때 늘 한결같은 마음이다. 그는 "내가 등판해 부진하거나 맞으면 (팀이) 진다. 그래서 더 집중한다"면서 "혹여 맞더라도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한 모습 보이려고 한다. LG의 마무리 투수로서 (벤치에서) 가장 믿고 마지막에 내보내는 투수인데 고개를 숙이면 자존심을 깎아 먹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 10개 구단 최고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블론 세이브는 2차례로 가장 적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일부 팀이 마무리 투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지만, LG는 이런 걱정에서 자유롭다. 고우석은 "근거 있는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09.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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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벼랑 끝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돌부처' 오승환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왔다. 오승환의 7월은 '위기'였다. 4경기 연속 실점 포함, 월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12.79에 달했다. 개막 후 6월까지 2.4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7월을 마쳤을 때 4.21까지 치솟았다. 부진 원인으로 구속 하락이 지목돼 "한물간 것 아니냐"라는 혹평까지 들었다. 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승환은 지난해 44세이브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시즌 40세이브 고지를 재정복, 손승락(2013·만 31세)이 보유한 리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며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구원왕에 올랐다. 지난여름 '타이틀 홀더'가 부진하자 곳곳에서 '포스트 오승환'이 두각을 나타냈다. 고우석(24·LG 트윈스)은 7월 한 달 동안 6세이브를 수확, KBO리그 세이브 1위를 질주했다. 정해영(21·KIA 타이거즈)의 7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오승환이 흔들린 가장 큰 이유는 직구(포심 패스트볼)였다. 전매 특허 '돌직구'가 통하지 않으면서 개인 성적이 악화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승환의 지난 6월 직구 피안타율은 0.353로 높았다. 눈여겨볼 부문은 구속. 6월 직구 평균 스피드가 143㎞/h에 불과했다. 전성기 150㎞/h를 넘나들던 빠른 공이 자취를 감췄다. 7월에는 직구 비율을 전월보다 2.1%포인트(p) 올렸지만, 평균 구속이 142.8㎞/h까지 떨어졌다. 구종 피안타율은 0.600. 변화구를 뒷받침하는 직구가 통하지 않으니 마운드에서 버텨낼 힘이 부족했다. 벼랑 끝에 서 있던 오승환은 반등했다. 8월에 등판한 10경기에서 5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했다. 10이닝을 소화하면서 내준 점수가 단 1점. 월간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50에 불과할 정도로 타자를 꽁꽁 묶었다. 잦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볼넷 허용도 크게 줄였다. 오승환의 9월도 흠잡을 곳이 없다. 14일 기준 9월 첫 6경기에서 5세이브를 수확했다.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피안타율이 1할이다. 전반기(32경기·평균자책점 3.90)와 후반기(20경기·평균자책점 1.80)의 모습이 180도 달라졌다.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준 덕분이다. 오승환은 7월 51.5%였던 직구 비율을 8월 48.4%, 9월 42%까지 낮췄다. 대신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9월 커브 비율을 18.5%(8월 8.1%)까지 끌어올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지난 4일 "(포수)강민호와 잠깐 얘기를 했는데. '요즈음 받아본 (오승환) 공 가운데 가장 좋았다'는 얘길 들었다"며 "'돌부처'라고 불릴 정도로 강해도 그동안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요즘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것 같다.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삼성의 불펜은 짜임새를 회복했다. 9월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4.08로 리그 3위다. 오승환은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수년간 마무리 투수의 중압감을 견뎌내면서 쌓은 그만의 무기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는 "딱히 다른 소감은 없다. 늘 하던 대로 하면서 팀이 많이 이기고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그러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6월 '후배들과의 세이브 경쟁'에 대해선 "나이에 연연하거나 나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면 모두가 똑같은 선수"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그만의 방법으로 부진을 탈출했다. 그는 "팀 연패나 블론 세이브, 구속 저하를 비롯해 조급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며 "떨어진 구속을 갑자기 끌어올리려고 시도하거나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변화구를 만들어서 던졌다면 더 안 좋았을 거다. 시도도 안 했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 해온 걸 부정하는 게 될 수 있다. 해 오던 것을 묵묵히 한 게 (반등에 성공한)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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