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긴급진단II]①KLPGA, '날치기 이사회'의 극치…비상식적 담합 중계권 의결 왜?
-모바일 메신저로 몰래 이사회 소집-'구두 질문답'으로 '찬성' 만장일치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회장·직무대행자 강춘자 수석부회장)가 KLPGA투어 중계권을 놓고 '날치기 이사회'의 극치를 보여 줬다.KLPGA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개최한 지 사흘만인 1일 밤 9시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차기 KLPGA투어 중계권(2017시즌~2021시즌·총 5시즌) 계약 대상 방송사를 확정했다. KLPGA 이사회는 2017시즌부터 5년간 SBS·SBS플러스와 차기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문제는 공석인 신임 회장 선출을 앞두고 회장직무대행자인 강춘자 수석부회장이 '왜? 이토록 조급하게 협회의 중차대한 수입원인 중계권 현안을, 그것도 야밤에 이사들을 긴급 소집해 통과시켰느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이사회의 표결 방식도 일반적인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돼 의혹을 사고 있다.이사회 의장인 회장직무대행자인 강춘자 수석부회장은 총 참석 이사 11명에 대해 개별적으로 '찬반' 의사를 묻고, 개별 이사마다 순차적으로 '찬성'의 의사를 이끌어 내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일반적인 이사회 진행 절차에 정통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은 "KLPGA의 정관을 구체적으로 봐야겠지만 통상의 이사회 의결 방식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특히 A 공인회계사는 "'구두 질문과 문답의 만장일치 표결'은 통상적인 이사회 의결 방식이 아니다. 이것은 '담합적 의결' 방식에 가깝다. 이 같은 의결 방식에 대해 참석한 이사 중에 단 1명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쟁점은 KLPGA 이사회가 MBC플러스와 JTBC골프 등 타 방송사에 공정한 비딩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협회는 이로써 KLPGA 회원 권익을 증대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쳤다. 대외적으로 SBS측은 KLPGA투어 중계권료로 연간 75억원(5년간 총 375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골프는 연간 100억원씩 3년간 300억원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KLPGA 이사회는 이를 거부했다.이 때문에 협회 일각에서 '회장직무대행자인 강춘자 수석부회장과 의결권이 없는 김남진 국장이 자신들의 업무 영역을 확대 해석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2016.08.0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