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세계선수권·네이션스컵에 모두 참가한 국내선수는 단 4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능력과 실적·경험 면에서 국내 최고선수라고 할 수 있다. 우정호(41) 대한승마협회 장애물 대표팀 감독이 그 중 한 명이다. 현재 후진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 감독으로부터 그의 승마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사진인가.
“삼성승마단 소속이던 2002년 스페인 헤레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장면이다. 이때 우리 승마단에서 나를 포함해 황순원·주정현·손봉각이 출전했다. 2004년 올림픽멤버가 모두 출전한 것이다. 장애물은 160㎝정도의 장애물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동급의 난이도인데 개인전의 경우는 170㎝까지 장애물 높이가 올라간다. 함께 한 말의 이름은 폴리포켓으로 암말이고 12살이었다. 지금은 은퇴해서 국내학교에 기증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진이 기억에 남는 이유.
“국내 선수 중 세계선수권대회 장애물에 출전해 본 사람은 이때 같이 나간 4명이 전부이고 한국 승마사상 세계선수권은 이때가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에 대한 경험은 있었지만 올림픽 수준의 대회에 나가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이 대회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당시 나나 삼성선수단 선수들 모두 세계선수권에서 꼴등을 해도 창피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 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결국 이 대회가 큰 도움이 돼 올림픽까지 출전 할 수 있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하위를 기록 했다는데.
“당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꼴등했다. 삼성승마단은 2001년 3월 올림픽 준비를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당시 준비과정도 짧았고 경험이 없었다. 어차피 올림픽이 목표였기 때문에 배운다는 차원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세계의 벽을 절감했다. 그 과정에서 좌절도 많았다. 휴가 자체를 반납하고 승마에 몰두했다. 이후 2003년 선샤인투어에 나갔는데 5주간 대회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아헨에서 열린 올림픽 선발전을 앞두고는 모두 사표를 썼다.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하면 퇴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했다. 그 대회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 단체전 2위를 차지해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후 자신감이 생기고 실력이 쌓이면서 폴란드 포즈난 대회에서 내이션스컵 단체 1위까지 차지했다. 당시 우스개 소리로 '내이션스컵에 한국 팀만 나왔나'고 농담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내이션스컵 1위를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고 올림픽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목표
“지금은 다시 올림픽을 나가는 것 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실력이 향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배들의 기량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명진 감독님처럼 올림픽에 감독으로 출전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승마 여건이 더욱더 좋아져야 하고 대기업들이 승마단을 많이 창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승마는 우리가 보여준 것처럼 투자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