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년째 어깨 재활에 들어간 SK 왼손투수 전병두. 쉽지 않은 길이지만 1군 복귀를 위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정시종 기자 SK 좌완 전병두(32). SK 팬들에게 유독 아픈 손가락이다. 2008년 5월 KIA에서 트레이드돼 SK 유니폼을 입은 전병두는 이듬해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궂은 일을 다했다. 2009년 8승4패 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로 맹활약하더니 이듬해에는 5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팀 통합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전병두의 1군 출전 기록은 2011년 10월 6일에 멈춰있다. 그해 11월 어깨 회전근 재건 수술을 받았고, 올해로 재활만 5년째에 접어들었다. SK 창단(2000년) 이후 이보다 더 긴 재활을 경험한 선수는 없다. 상당히 높은 재활 단계를 밟으며 1군 복귀에 청신호를 켜기도 했지만, 미세한 통증 때문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적도 꽤 많다. '희망고문'이 될 수 있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 27일 강화 SK퓨처스파크에서 만난 전병두는 어김없이 재활훈련을 하며 1군 복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오전 7시 40분에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구단버스를 타고 (강화에 있는) 퓨처스파크까지 온다. 훈련 시작은 오전 10시인데, 도착하면 9시 정도 된다."
-날씨가 추워서 피칭을 멈췄다고 들었다. "추워서 진도를 내지 않고 있다. 30~40m 거리에서 계속 캐치볼을 하는 수준이다. 쉬지 않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공을 던지는 근육을 따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재활이 길 거라고 생각했나. "수술이 처음이었는데, 열심히 관리하면 될 줄 알았다. 막상해보니까 그렇지 않더라. 그래도 이 수술로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기 때문에...(희망을 건다)"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전병두의 모습. 정시종 기자 -반복되고 오랜 시간으로 답답하진 않나. "초반에는 그랬는데 오래되니까 욕심도 없어지더라. 이제는 어디든 던졌으면 한다"
-2013년 괌 재활훈련 때가 가장 경과가 좋았던 거 같은데. "하프피칭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마지막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때는 힘들지 않나. "거기까지 가서 내려오는 게 심적으로 힘들다. 그런데 이것도 많이 하다 보니 주위에서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한 번은 더, 재활에 성공하고 욕심은 있다."
-쉽지 않은 과정을 밟고 있다. "처음에 재활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서 쭉 올라갔다가 (통증이 와서) 떨어졌을 때 힘들었다. 거기에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더라."
-어깨가 아팠던 건 2011년이 처음이었나. "KIA에 있을 때 처음 아팠는데 당시에는 3개월 정도 쉬니까 괜찮아지고 그랬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추어 때는 투수를 안 해서 어깨가 그랬던 적은 없다. 그런데 2011년에 수술을 받았고, 2014년 정도에 회전근 주변을 청소하는 시술을 또 했다."
2011년 6월 마운드에서 피칭을 하고 있는 SK 전병두. 전병두는 그해 겨울 왼 어깨 회전근 재건 수술을 받았고, 이후 1군에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SK 제공 -어떤게 문제였나. "코치님이랑 투구폼을 분석해보니까 투구할 때 어깨가 올라가는 유형이었다. 그게 계속적으로 무리를 줬고, 아파도 참고 던지는 스타일이라서 많이 던지면서 누적됐던 거 같다."
-희망을 갖는 요소가 있다면. "어깨 재활하고 잘 된 사람을 생각한다. (엄)정욱이형이나 (윤)희상이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이대진 선배(현 KIA 코치)도 많이 도와주셨다. 어깨 이야기도 하고, 어깨 재활도 오래 하시지 않았나. (내가 직접 경험해보니까) 어깨는 (재활이) 힘들더라. 움직일 때 가동 범위가 팔꿈치보다 크니까 조심스러운 것도 더 크다."
-홈구장에 가서 관전하기도 하는가. "아니다. 아무래도 보고 있으면 하고 싶고, 가고 싶고…. 같이 운동하고 싶어질 거 같아서 그러지 않는다."
-1군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 거 같나. "막상 또 그렇게 던지면 이전과 똑같을 거 같다. 욕심일 수 있지만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
-9타자 연속 삼진 기록도 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한타자 한타자를 상대할 때가 모두 기억에 남는다. 굳이 꼽으라면 2010년 우승했을 때다. 9연속 삼진(통산 593⅓이닝 512삼진)은 내가 막 잡으려고 잡은 게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
-구단에서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어떻게든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제는 기다려주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잘해야 한다. 올해는 조금 아프더라도 참고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