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은 사랑에 빠졌다.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는 사랑의 노예였다.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의 모든 걸 믿고 있었다.
15일 서울중앙법원 형사 27단독에서 왕진진의 사기 및 횡령 혐의 공판이 열렸다. 이날 낸시랭은 왕진진의 손을 잡고 등장했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왕진진은 A씨에게 귀한 도자기 수백점을 넘긴다며 1억원 이상의 돈을 갈취했다는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날 왕진진은 종전 공판과 달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왕진진 변호인 측은 사기 혐의와 관련해 정리 서면을 제출하길로 돼있었으나 피고인 왕진진과의 연락이 원할치 못해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왕진진의 주소지 변경서를 제출했다. 이후 피해자의 요청으로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약 60분 가까이 진행됐다.
낸시랭은 비공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과 그간의 심경과 입장들을 밝혔다. 낸시랭의 입장은 한결 같았다. 여전히 남편 왕진진을 사랑하고, 언론에서 자신을 가만두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라는 것이었다.
낸시랭은 먼저 SNS 대필 의혹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두 내가 쓴 것이다. 다만 법률 용어는 잘 모르기 때문에 남편에게 물어봤으며 서치를 통해서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 장자연을 언급한 것에 대해 "그 부분은 잘 모른다. 남편에게 물어봐달라. 나도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왕진진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황 모씨가 다 꾸며낸 것이다. 그가 사주한 제보자들이 언론에 거짓말을 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낸시랭은 왕진진이 마카오 출생이라는 것을 찰떡 같이 믿고 있었다. 그는 "마카오에 있는 왕진진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다국어를 할 수 있는 분이라 한국어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낸시랭은 "남편은 12년 동안 죗값을 치렀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지 않나. 죄인 취급을 하지 말아달라"면서 "나는 전준주, 왕진진이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거다. 왜 우리가 신혼을 즐겨야 하는데 이렇게 도마 위에서 칼질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속상해 했다.
낸시랭은 왕진진과 공통점으로 종교를 꼽았다. 그는 "여러 번 결혼할 뻔한 남자들이 있었지만 같은 종교가 아니었다"며 "남편도 마카오에 있는 어머니가 선을 보라고 했는데 마음에 안들었다고 한다. 13~15년 전에 만난 적 있고 최근 재회해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우린 정말 사랑한다"고 밝혔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범죄자가 되더라도 사랑한다"며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남편과 나의 마지막 목표는 선교다. 0여년 전부터 아트를 통해서 선교를 하는 게 꿈이었다. 이렇게 만나게 해준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낸시랭은 지난해 12월 27일 왕진진과 혼인신고한 사실을 SNS을 통해 밝혔다. 축복 받을 만한 결혼 소식이었지만 이후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왕진진은 홍콩 재벌 아들, 유명한 오락실 업자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고 전과 10범에 1999년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3개월 만에 같은 죄로 구속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교도관을 폭행한 죄로 15개월 형이 추가된 바 있다.
왕진진은 이날 공판 외에도 다수의 사기 사건으로 고발을 당한 상태다. 또 최근에는 가택 무단침입 혐의로 조사를 받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