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 자리가 공석인 키움. 오른손 투수 안우진(22·키움)의 '선발' 전환을 후회하진 않을까.
홍원기 키움 감독은 마무리 투수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지난해 리그 세이브 1위 조상우가 현재 전거비 인대 및 종비인대(복숭아뼈 아래 부위) 완전 파열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다. 2월 중순 12주 진단을 받아 빨라야 5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시범경기까지 대체 자원을 확정, 개막전(4월 3일 고척 삼성전)을 맞이해야지만 좀처럼 결론 내리는 게 쉽지 않다.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대안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키움엔 오른손 파이어볼러 안우진이 있다. 안우진은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진다.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조상우와 투구 스타일이 비슷하다. 필승조 경험도 많아 대체 마무리 투수 1순위가 될 수 있지만, 스프링캠프 내내 '선발'로 포지션을 전환 중이다. 그의 보직 전환은 '조상우 변수'가 터지기 전 결정된 사안이라 상황에 따라 그 결정을 엎을 수 있지만, 홍원기 감독은 '선발 안우진' 카드를 밀고 갈 계획이다.
홍원기 감독은 "선발이 일단 잘 막아줘야 (리드를 지키는) 마무리도 필요한 것이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선발 준비를 했고 그 과정을 거쳤다. 조상우가 빠진다고 해서 (보직을 다시) 뒤로 돌린다는 건 팀의 미래를 봐도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키움은 5선발 한현희가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돼 비상이 걸렸다. 일단 한현희의 자리를 안우진이 채울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의 보직 이동으로 불펜 약화가 불 보듯 뻔하지만, 대신 선발 로테이션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우진은 순항 중이다. 지난 14일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4이닝 2실점 했다. 투구 수 51개. 이어 21일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선 5이닝 3실점 했다. 투구 수를 64개까지 끌어올리며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합류 청신호를 켰다. 홍원기 감독은 "투구 수를 늘려가는 상황이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안우진은 계속 선발로 하는 게 맞고 거기에 맞춰 (불펜을)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새 마무리 투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범경기가 끝나기 전까진 결론이 날 전망. 홍원기 감독은 "(후보군을) 좁혀 가고 있다. 며칠 안에 결정해 선수에 얘기하고 준비하도록 하겠다. 시범경기 때 결정해 시즌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원, 양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후보군인 가운데 '불펜' 안우진은 감독의 구상에서 일단 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