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외국인 투수 2명(에릭 요키시·타일러 에플러)에 안우진, 최원태, 정찬헌까지 5명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고 시즌 구상을 밝혔다. KBO리그 네 번째 시즌을 앞둔 에이스 요키스를 제외한 나머지 네 선수는 모두 오른손 투수다.
관심이 쏠렸던 왼손 투수 이승호는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이승호는 2019년 선발로 8승을 따내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2020년 어깨 문제로 고전했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38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8.06(전반기 평균자책점 2.49)으로 높았다.
선발 로테이션 재합류는 불발됐지만, 오른손 투수 김선기 등과 함께 대체 선발로 활용될 계획이다. 홍원기 감독은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많다. 선발 투수를 최대한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해야 변수를 대비하는 데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밝힌 5선발이 시즌 내내 고정되는 건 아니다. 재활 치료 중인 사이드암스로 한현희의 복귀가 변수다. 한현희는 지난 1월 개인 훈련 중 공을 잘못 밟아 오른발목 인대를 다쳤다. 당시 고형욱 키움 단장은 "빠르면 개막전(4월 2일 롯데 자이언츠와 고척돔 경기) 복귀가 가능할 것 같은데 1~2주 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단 안팎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한현희의 개막전 엔트리 등록은 쉽지 않다. 재활 치료 과정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도 "4월 말 복귀 계획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다. 통산 395경기 중 선발로 102경기, 마무리로 48경기를 뛰었다. 지난해에도 선발로 시작해 시즌 말미 불펜을 맡기도 했다. 어느 보직에서도 활용도가 크지만,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인 만큼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발을 선호할 게 유력하다. FA 계약에선 불펜보다 선발 투수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현희가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면 3명의 국내 선발 중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한다. 키움도 여러 대안을 고려 중이다.
홍원기 감독은 "한현희가 돌아오면 기존 선발을 불펜으로 돌릴지 아니면 6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지 고민 중이다. 시범경기 때까지 선수들 컨디션이나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