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KBO리그 1위(승률 0.694)를 지킨 SSG는 6월 치른 첫 14경기에서 6승 1무 7패에 그치며 흔들렸다. 특히 팀 타율이 10개 구단 중 9위(0.239)에 그쳤다.
SSG 야수진 '맏형' 추신수는 이 기간 홀로 분전했다. 팀 내 최고 타율(0.347)과 최다 타점(9개)을 기록했다. 16일 KT 위즈전에서는 2회와 9회 적시타 2개(3타점)를 기록하며 3연패 위기에 놓여 있던 SSG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추신수는 이 경기 뒤 "상대 선발 배제성 투수의 제구가 잠시 흔들렸던 경기 초반(2회), 타자들이 3점을 낸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활약보다 하위 타선 타자들이 득점 기회를 만든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발 투수 오원석이 좋은 투구를 해줬다. 주자를 누상에 묶어두는 모습을 보며 '이전보다 노련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최근 SSG를 향한 위기론이 자주 나오고 있다. 2위 키움 히어로즈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추신수는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만 16년 동안 뛴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작은 성공에도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추신수는 "우리 팀 타자들의 타격이 동시에 가라앉을 때가 많더라. 이럴 때일수록 잘 버텨내야 한다. KBO리그 1위는 여전히 SSG다. 1~2경기 졌다고 마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1등팀 선수다운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슬럼프를 이겨내는 마음가짐도 공유했다. 추신수는 "내 경험상 5타수 무안타나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경기는 그저 (지금 내 타격감이 안 좋다고) 인정해버리는 게 가장 나은 것 같더라. 물론 포기하면 안 된다. 볼넷 1개, 사구 1개를 얻어내 출루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한 타석씩 아끼다 보면, 타격감이 회복했을 때 몰아치는 것도 가능하다. 근소한 차이로 3할 타율에 못 미치고 또 넘어서며 얻은 교훈"이라고 전했다.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추신수는 6월 초 경기력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는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 투수 이반 노바도 잘 아우르고 있다. 추신수는 "나도 (미국) 루키 시절, MLB에 올라가면 한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우리 팀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타향살이로 외로움이 클 것이다. 그게 경기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외국인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장난도 쳐야 한다"고 했다.
크론과 노바 모두 MLB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추신수는 본다. 그는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강한 승리 의지로 연패를 막는 게 현재 우리의 목표"라고 재차 말했다. SSG는 16일 KT전 승리 뒤 이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 1·2차전에서도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