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복귀를 추진 중인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 면접에 참석했다.
빅토르 안은 12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성남시청을 찾아, 곧바로 면접대기실로 향했다.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모집에 총 7명이 지원했고, 면접은 한 명씩 이뤄진다. 빅토르 안은 세 번째로 면접실에 들어가 20여분 뒤에 나왔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빅토르 안은 "현 단계에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추후 (이번 모집) 절차가 마무리 되고,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라는 말을 남긴 채 성남시청을 빠져나갔다.
빅토르 안은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1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최초의 3관왕이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은 부상으로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이듬해엔 성남시청 빙상단이 재정 문제로 4년 만에 팀을 해체됐다.
빙상계 파벌싸움을 겪은 그가 향한 곳은 러시아였다. 안현수는 전폭지원 지원을 약속한 러시아로 귀화, 빅토르 안으로 개명했다. 러시아 소속으로 나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출전하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은 총 6개로 역대 최다 1위에 올라 있다.
귀화 당시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한 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 소멸된다고 들었다.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라고 남겼다.
2020년 은퇴한 빅토르 안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부임했다. 베이징 올림픽 종료 후 다른 외국 대표팀으로부터 4년 장기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왔다.
성남시청 코치직 공고에 따르면 국적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며, 최종 1명을 선발한다. 이달 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성남시청에는 국가대표 최민정, 김길리, 김건희 등이 소속되어 있다.
한편 이날 면접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도 참석했다. 김 감독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 대표팀 총 감독을 맡았고, 빅토르 안은 기술 코치를 역임했다. 중국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사람은 성남시청 코치직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