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스트로 멤버 고(故) 문빈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진 아침. 아이유의 인터뷰가 있었다. 영화 ‘드림’ 개봉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였다. 황망하기 그지없는 비보. 아이유의 인터뷰 공개일은 연기됐다.
아이유와 마주 앉은 그날 오전. 인터뷰는 차분하게 진행됐고, 공기는 왠지 무겁게 흘렀다. 배우이기에 앞서 가수로 오랜 시간을 보내온 그이기에 남의 일 같지 않으리라 여겨졌다. 아이유는 “사실 아침에 일어나서 안타까운 소식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안좋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제36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디지털 음원 부문 대상을 받은 뒤 아이유는 “10년간 시행착오도 많았고,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순간도 많았다. 항상 넘어지는 건 나 때문이었고, 일어서는 건 남 덕분이었던 것 같다”며 “오래 사랑해주시고 상까지 주셔서 20대를 덕분에 잘 닫았고, 넘어져 있을 때 일으켜주고 힘주신 주변 분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10여년간의 가수 생활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기에 무게감이 남달랐다.
특히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지만, 많이 미워하고 또 많이 사랑해 달라. 그게 다 제 동력”이라는 말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사랑만 받을 수도 없고, 영원한 미움도 없는 기묘한 연예계 생활. 늘 보이지 않는 평가와 마주해야 하는 스타로서의 고독함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사실 영화계에서 가요계의 비보에 발맞춰 인터뷰에 엠바고(일정 시기까지 한시적으로 기사 송출을 제한하는 일)를 거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아이유의 마음이 잘 담겨 있는 행보라 할 수 있다. 동료 연예인의 비보에 영화 홍보보단 슬픔을 먼저 나누려는 마음이 전해졌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 하는 동료와 친구들을 많이 봐온 입장에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관대하고 작은 관심이라도 갖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그저 너무 안타까운 마음일 뿐입니다.”
아이유가 강조한 건 주변을 돌아보는 작은 관심. 모두에겐 힘든 순간이 있고, 누군가가 그 순간에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은 물론이고 떠난 빈자리를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 역시 견뎌야 할 몫이 있다. 그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길 아이유는 바랐다.
“안타까운 소식으로 많은 분들이 무거운 마음을 갖고 계실 것 같아요. 가요계 관계자 분들도 마찬가지겠죠. 서로 챙겨주고 응원해주고 했으면 좋겠어요. 많이 아파하지 않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