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노제가 ‘갑질 논란’ 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댄서로 음악 방송에 등장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노제는 가수 태양의 ‘슝!’ 무대에 올랐다. 무대 외에도 노제는 ‘슝!’ 퍼포먼스 뮤직비디오에 백업 댄서로도 출연했다.
노제의 복귀는 그간 다수 매체를 통해 보도됐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반응은 조용했다. 무대 영상의 댓글에도 주인공 아티스트의 얘기만 가득할 뿐이다. 노제를 향한 비난조차 없었다. 노제의 현 위치를 말해주는 시그널이다. 노제는 이미 대중에게 잊혀진 댄서일 뿐이며, 현 상황은 노제 자신이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
2021년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방영 당시 노제는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음에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걸그룹 못지 않은 미모, 털털한 성격, 무엇보다 신드롬을 일으킨 ‘헤이 마마’ 안무의 창시자로서 실력까지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된 것인지, 이후 노제는 댄서보다 셀럽의 삶을 살기 바빴다. 다수 방송에 출연하면서 수많은 광고를 찍었고, 그 와중에 SNS 광고를 수락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노제는 지난해 7월 중소기업 브랜드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받고도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게시물을 삭제해 직원들을 난감하게 만든 반면 유명 브랜드 광고 제품은 계약 내용을 철저히 이행하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빠른 인정과 사과가 우선됐다면 여론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당시 노제는 ‘스우파’ 마지막 콘서트에서조차 사과의 말 없이 “저희는 수많은 노력을 안 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눈물만 흘려 더 논란이 됐다.
이후 파장이 계속되자 부랴부랴 올린 사과문에서 노제는 “변명의 여지없이 해당 관계자분들께 피해를 끼치고, 실망을 안겨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적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공허하게만 보이는 장문의 글이었다. 손해를 입은 브랜드 직원들의 보상에 대한 말이 빠져 사과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어렵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반짝스타로 전락한 것은 오롯이 노제의 경솔함에 있다. 팬들마저 노제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노제는 다시 댄서로 돌아왔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닐 뿐더러 지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인 만큼 복귀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노제를 향한 민심이 드러나는 것은 바로 ‘무관심’이다. 비난보다도 무섭다는 그것이다.
‘노제=갑질논란’이라는 공식이 아직 성립되는 한,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라면 이제는 셀럽의 삶이 아닌 초심으로 돌아가 댄서의 일에 더욱 집중할 때다. 자신이 말했던 “수많은 노력을 안 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