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사진=UFC)할로웨이.(사진=UFC)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은 늘 의심받았지만, 반란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그를 향한 시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서 활약하는 정찬성은 오는 8월 26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맥스 할로웨이(32·미국)와 주먹을 맞댄다. 그간 추진되었던 경기가 지난 16일 공식 발표됐다. 둘의 대결은 UFC 파이트 나이트 대회 메인이벤트이며 5분 5라운드로 진행된다.
UFC 페더급 랭킹 7위인 정찬성은 이번 맞대결에서 언더독으로 분류된다. 할로웨이(2위)의 랭킹이 높고, 타격 스킬이 더 좋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정찬성을 응원하는 국내 MMA 팬들도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멋진 승부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이유다.
그동안 할로웨이와 대결을 고대했던 정찬성은 지난 18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할로웨이가 타격을 많이 하는 선수이니, 내 원래 타격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할 것 같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건 ‘그냥 싸우는 것’인 거 같다. 정형화된 기술보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과거 본능을 앞세워 싸웠다. 그에게 후진 기어는 없었다. 상대에게 맞아도 끈덕지게 밀고 들어가 기어이 승리를 따내는 스타일이었다.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파이팅 스타일 덕이었다.
그랬던 정찬성이 최근에는 싸움의 느낌보다 스포츠 관점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는 할로웨이전에서는 이전의 느낌을 살려서 싸운다고 공언한 것이다. 정찬성.(사진=정찬성 SNS) 할로웨이가 앨런보다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사진=UFC)
할로웨이는 UFC 최고의 타격가 중 하나로 꼽힌다. 복싱 스킬이 발군이다. 빠른 스텝과 회피 능력이 톱 레벨이다. 5라운드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도 가졌다.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이들도 할로웨이 앞에서는 늘 작아졌다. 그는 UFC 최다 유효타(3366회) 페더급 최다승(20승) 최다 피니시(10회) 등 괄목할 만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도박사들은 할로웨이의 압승을 예상한다. 베팅 업체 베트온라인에 따르면, 할로웨이의 배당률은 –1000, 정찬성은 +700이다. 승률로 환산하면 할로웨이의 승리를 예측하는 이들이 90%인 셈이다. 메인이벤트에서 이 정도로 배당 차이가 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팬들도 “할로웨이가 500대를 때릴 수 있다” 등 할로웨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늘 그랬듯 정찬성은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켜야 하는 입장이다. 정찬성이 그동안 ‘톱독’으로 평가받은 적은 드물다. 정찬성은 대부분 도전자의 입장에서 싸워 숱한 명경기를 만들었다. 더스틴 포이리에나 프랭키 에드가 등 강적을 꺾은 적도 많았고, 조제 알도와의 페더급 타이틀전처럼 지더라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페더급 강자로 꼽히는 할로웨이를 상대로도 이변을 만들지 주목된다.
정찬성은 “할로웨이는 존경하는 선수이며 좋아하는 선수다. 케이지 안에서 (싸우는 게) 설렌다”며 “이번 시합이 내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고 얼마나 잘하는 선수인지를 스스로 한번 보고 싶다. 다시 불이 지펴졌고, 싸우고 싶다. 응원해달라.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UFC 파이터 정찬성.(사진=U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