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38) 스포티비 해설위원의 빈볼 발언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24)과의 갈등이 삼성 구단 전체와의 갈등으로 퍼질까 우려스럽다.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해설을 맡은 오재원 해설위원은 경기 도중 나온 양창섭의 몸에 맞는 공을 두고 “이것은 대놓고 때린(던진) 거다”라며 고의사구(死球)를 확신하는 발언을 하며 논란을 만들었다.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견을 사실로 확정지어 말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후 양창섭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탈무드의 문구를 인용,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라는 오재원 해설위원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리자, 오 위원 역시 SNS에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라는 탈무드의 다른 문구를 인용한 게시물로 맞대응해 논란을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감독이 나섰다. 박진만 삼성은 "투수는 타자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한다. 최정이 몸쪽이 약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던진 것"이라며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됐다"라고 힘줘 말했다. 몸에 맞는 볼 ‘피해자’인 SSG의 김원형 감독도 나서 “(일부러 타자를 맞추는) 문화는 요새 없어졌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양창섭도 억울했다. 그는 "예전에 어중간하게 가운데로 던지다가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 어제(24일)는 (몸쪽) 깊숙이 보고 던졌다가 공이 빠졌다"라며 전날 상황을 해명했다. 또 그는 “(SNS로) 욕을 많이 먹어서 잠을 못잤다”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고, “SNS로 대응한 것은 내가 잘못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팀내 최고참 강민호도 나서 두 사람의 화해의 자리를 주선했다. SNS 맞저격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개인적인 연락은 없었지만, 강민호가 두 사람이 만나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오재원 위원이 더그아웃을 찾아오지 않았고,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 오재원 위원의 해설이 또 논란이 됐다. 오재원이 SSG 선발투수 조성훈을 소개하면서 “오늘 꼭 승리투수를 하면서 스윕을 부탁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방송사가 각 팀을 소개할 때 넣은 문구를 인용해 한 말이긴 했지만, 중립을 지켜야 할 해설위원의 입장에서 경솔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삼성과 빈볼 논란이 있던 바로 다음날에 나왔던 해설이었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사과의 장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일만 더 커졌다. 자칫 삼성 구단 전체와의 갈등으로도 번질 수 있는 상황. 때아닌 ‘오재원 해설 논란’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