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가 결국 토트넘에 잔류할까. 최근 영국 매체는 다이어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면담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벤치행을 전망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7일 오전(한국시간) “다이어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빠진 뒤 레비 회장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다이어는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레비 회장과 면당에서 솔직한 대화가 오갔지만 어떤 불화나 불협화음은 없었다”면서 “면담의 내용은 비공개로 유지됐으나, 다이어는 팀 내 자신의 미래, 지위에 대한 대화를 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다이어는 2023~24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첫 5경기서 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사실상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외면받은 모양새다.
매체는 “그가 9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했고, 선수단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처사는 놀랍다”면서 “올 시즌 다이어의 계약은 만료되지만, 구단은 여전히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즌 초반 명단에서 제외되자, 다이어는 연일 이적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EPL 이적시장 막바지에 탕기 은돔벨레·다빈손 산체스와 같이 팀을 떠날 전망도 나왔다. 두 선수는 함께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향했으나, 다이어는 잔류했다. 남은 선택지는 오는 10일 시장이 닫히는 사우디 프로 리그다.
다만 매체는 다이어가 백업 역할을 소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산체스가 이적한 상황에서 수비진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체는 “다이어는 결국 벤치 멤버로 복귀할 수도 있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의 공백을 채울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적시장 막바지까지 이적설에 이름을 올린 다이어가 결국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15시즌을 앞두고 단 500만 유로(약 71억원)의 이적료로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은 성공적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토트넘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첫해 공식전 36경기 나서며 적응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당시에는 얀 베르통언·대니 로즈·카일 워커와 함께 백4를 구성했다.
이듬해엔 리그 37경기 포함 공식전 51경기에 나서며 완전히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삼사자 군단 유니폼도 꾸준히 입으며 스스로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이 시기엔 무사 뎀벨레와 함께 3선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화려한 20~21세 시즌을 뒤로하고, 중앙 수비수로 복귀한 다이어는 시즌마다 기복 있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토트넘의 최고 전성기인 2018~19시즌엔 공식전 28경기 출전에 그쳤다. 연이은 부상으로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해당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도 교체 투입돼 16분을 뛰는 데 그쳤다.
이후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여러 감독을 거친 다이어는 불규칙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팀이 8위에 그친 2022~23시즌엔 공식전 42경기에 나섰으나 그의 수비력은 토트넘의 약점으로 꼽혔다. 최근까지 백3를 가동한 토트넘이었는데, 다이어·산체스 활약은 팬들의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당초 다이어는 2022~23시즌 중 재계약 전망이 있었으나, 저조한 활약상 이후 방출설이 먼저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 시대를 맞이한 토트넘에서 더 이상 다이어의 자리는 없었다. 백4에서 다이어의 느린 발과 저조한 대인 수비 능력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특히 프리시즌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경기에선 ‘산책 수비’로 실점의 빌미가 돼 팬들로부터 비난받았다.
이와 별개로 다이어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영국 풋볼 런던이 프리시즌 중 진행한 다이어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다이어는 매체를 통해 “나는 29살이고, 전성기가 내 앞에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토트넘에서 함께한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살 초에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 전성기를 벤치에서 보낼 확률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