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울버햄프턴)이 자신의 이름을 잘 몰랐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통쾌한 한방을 먹였다.
황희찬은 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1분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가져오는 결승포를 성공시켰다. 정규리그 4호 골, 리그컵 1골을 포함해 시즌 5호 골이다.
맨시티는 이날 패배로 정규리그 개막 6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첫 패배다.
경기는 전반 13분 만에 울버햄프턴의 선제 득점이 나왔다. 맨시티 후벵 디아즈의 자책골이었다. 이어 후반 13분에는 맨시티 훌리안 알바레스의 프리킥 동점골로 1-1 균형이 맞춰졌다. 그리고 후반 21분 황희찬의 골로 울버햄프턴이 승점 3점을 가져갔다.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이 더 짜릿했던 이유가 있다.
이날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프턴전은 늘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 실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울버햄프턴의 인상적인 선수들 이름을 꼽았다. 과르디올라는 “울버햄프턴에는 뛰어난 공격수들이 있다.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더 코리안 가이”라고 언급했다.
네투와 쿠냐의 이름은 정확히 말해놓고도 올 시즌 울버햄프턴 내 득점 1위인 황희찬의 이름을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이름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려 하지도 않은 채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하고 지나쳤다.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강팀인데다 개막 6연승을 달리는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울버햄프턴전에서도 맨시티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상대팀 주요 공격수의 이름조차 모르는 건 상대팀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더 코리안 가이’라는 표현은 울버햄프턴 팬들에게도, 특히 황희찬에게 대단히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이었다.
황희찬은 마치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시위라도 하듯 결승골을 터뜨려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경기 후 울버햄프턴 공식 SNS 계정은 황희찬이 환호하는 사진과 함께 그의 이름 대신 ‘더 코리안 가이’라고 득점자 이름을 올렸다. 과르디올라의 말 실수를 조롱하는 게시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