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이 역사적인 프랜차이즈의 멤버가 돼 정말 기쁘다"며 "로스앤젤레스(LA)를 새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표현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노크한 야마모토는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4176억원) 빅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야마모토의 계약 총액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9년, 총액 2억2400만 달러(4163억원)를 100만 달러(13억원) 넘어선 MLB 역대 투수 최고 몸값(총액 기준)에 해당한다.
야마모토의 다저스행은 오타니 쇼헤이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저스는 야마모토를 영입하기 전 오타니와 10년, 총액 7억 달러(8999억원)라는 프로 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형 계약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두 선수 몸값만 1조3175억원. 일본 출신 선수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건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11번째, 12번째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다저스가 로스터에 일본 출신 선수를 2명 이상 보유하게 된 것은 프랜차이즈 역사상 여섯 번째이자 2017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2017년 다저스에는 마에다 겐타(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한솥밥을 먹었다.
'야마모토 영입전'은 뜨거웠다. 뉴욕 메츠는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야마모토와 함께 식사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마찬가지. 야마모토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만약 다저스가 아니었다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샌프란시스코)과 계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다저스가 높은 경쟁률을 뚫어내면서 오타니 영입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왔다. 야마모토는 이 내용을 간접적으로 부정했다. 그는 "내가 여기 오기로 한 유일한 이유(sole reason)가 오타니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그가 다른 곳으로 갔더라도 나는 아마 LA에 있었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우승을 원하는 팀에 합류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이유'는 아니어도 오타니는 기대 요소다. 야마모토는 "오타니는 분명히 일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일뿐만 아니라 MLB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앞으로 그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내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NPB 최고 투수다.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를 기록했다. 통산 NPB(7년) 성적은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다. 최고 160㎞/h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스플리터, 커브, 컷 패스트볼을 다양하게 섞는다. NPB 다승왕 3회, 평균자책점 1위 4회, 탈삼진왕 4회를 비롯해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한다. 2021년부터 올 시즌까지 NPB 최고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오타니와 함께 일본 대표팀의 우승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