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2·SSG 랜더스)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야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도전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부산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한국 타자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16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 MLB 최다 홈런, 최다 타점, 최초 사이클링 히트 등을 기록했다. 한국인 MLB 야수 가운데 단연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한다. 김인식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MLB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인 야수는 추신수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은 이제 빅리그 4년 차"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 추신수는 2021년 KBO리그 입성해 한국에서 4년째 뛰고 있다. 그에게 MLB에 도전하는 우리 선수에 관한 질문이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추신수도 후배들의 MLB 진출과 활약에 관심을 드러낸다.
추신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MLB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한국인 야수가 김하성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으면, 현지에선 김하성의 몸값이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
추신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짧은 시간 팀 문화에 완전히 스며든 것 같더라. 중계화면으로만 봤지만 마치 꽤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뛴 선수처럼 어울리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추신수가 그랬듯 고교 졸업 후 빅리그 직행하면 힘들고 외로운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뎌내야 한다. 반면 KBO리그에서 기량 검증을 거쳐 태평양을 건넌 도전자에게는 MLB 팀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추신수는 김하성의 적응력을 높이 샀다. 그는 "김하성이 열심히 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 칭찬했다. 김하성은 허슬 플레이로 동료와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올 시즌에는 이정후가 빅리그에 합류한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 1억1300만 달러(1489억원)의 대형 계약에 사인한 그는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정후는 추신수(2013년 텍사스 7년 1억3000만 달러)와 비교해 총액은 낮지만, 연봉은 조금 더 받는다.
같은 왼손 타자에 포지션이 외야수인 이정후의 MLB 성공 여부에 대해선 "답은 없다"라면서도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겠다"고 단언했다. KBO리그에서 3년간 이정후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서다. 추신수는 "MLB에는 어마어마한 능력치를 갖춘 선수가 많고, 평균 기량이 아주 높다"면서 "이정후는 타석에서 침착하다. 또한 인성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했다. MLB에 도전한 어떤 선수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내가 가진 (한국인 메이저리그)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한국 선수가 잘하면 좋다. 김하성의 활약 덕분에 이정후의 값어치가 올라갔듯, 앞으로도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나왔으면 한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