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벗은 존 시나 #드레스 뜯어진 엠마 스톤 #故이선균 추모 등 ‘96회 오스카’의 순간들
정진영 기자
등록2024.03.11 12:17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스타들의 재치 있는 입담과 잘 짜인 재미있는 순간들에 힘입어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11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는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영화 ‘오펜하이머’가 작품상, 감독상 등 7관왕에 오르며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갔고 엠마 스톤 주연의 ‘가여운 것들’도 여우주연상과 미술 부문을 싹쓸이하며 4관왕에 올랐다.
◇엠마 스톤&존 시나 ‘의상이 문제야’
특히 엠마 스톤은 드레스 이슈로 주목을 크게 받았다. 엠마 스톤은 여우주연상으로 호명돼 무대에 오르자마자 “내 드레스가 뜯어졌다”며 뒤를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켄(라이언 고슬링) 공연 볼 때 너무 신났던 것 같다. 그때가 맞다”고 털어놨다. 앞서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 ‘바비’의 OST인 ‘아임 저스트 켄’으로 무대를 꾸미다 마이크를 객석에 있는 엠마 스톤에게 넘겼고, 엠마 스톤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화답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함께 촬영한 사이다.
존 시나는 발가벗은 채 무대로 등장해 의상상을 발표해 큰 웃음을 안겼다.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이비드 니멘이라는 남성이 수상자 호명 때 발가벗고 무대에 난입했던 일이 있는데 이 사건이 발생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 존 시나가 이를 패러디했다.
호스트 지미 키멜은 이 일을 소개하며 “만약 오늘 무대에서도 홀딱 벗은 남성이 가로지른다면 어떻겠느냐”며 존 시나를 소개했다. 존 시나는 “마음이 바뀌었다. 하고 싶지 않다”며 버티다 어쩔 수 없이 나체로 무대에 등장했다. 수상자 호명 봉투로 중요부위만 가린 존 시나의 열정 퍼포먼스에 객석도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라이언 고슬링, 상 못 받으면 어때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한 라이언 고슬링. 하지만 자신이 불렀던 영화 ‘바비’의 OST ‘아임 저스트 켄’(I'm Just Ken)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뒤흔들며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앞서 라이언 고슬링은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무대가 결정된 이후 “아카데미에서 노래를 하는 건 내 오랜 꿈이기도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던 바.
‘바비 핑크’ 슈트와 장갑으로 중무장한 채 객석에서 모습을 드러낸 라이언 고슬링. 옆에 앉은 ‘바비’의 주인공 마고 로비는 큰 웃음을 보였다.
이후 라이언 고슬링은 무대에 올라 다른 댄서들과 함께 ‘아임 저스트 켄’으로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단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였다. 댄서들 사이 ‘바비’에서 또 다른 켄을 연기한 시무 리우도 눈에 띄었다. 댄스와 록을 넘나드는 화려한 무대를 꾸미던 라이언 고슬링은 객석으로 내려가 다른 배우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등 특급 무대매너도 보여줬다.
이후 지미 키멜은 라이언 고슬링이 입었던 핑크색 팬츠를 무대로 들고와 경매에 붙이기도 했다. “1만 달러부터 시작하겠다”는 말에 브래들리 쿠퍼의 모친이 손을 번쩍 들었고, 이를 본 지미 키멜은 “브래들리 쿠퍼 어머님, 내가 그냥 집에 가져가겠다. 여성분들 죄송하다”고 반응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故) 이선균 잊지 않은 아카데미
지난 한 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그리는 ‘인 메모리엄’에서 고 이선균의 영상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라이언 오닐, 음악감독 류이치 사카모토, 안드레 브라우어, 매튜 페리 등의 얼굴이 지나간 가운데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던 배우 고 이선균이 화면에 띄워져 마음을 무겁게 했다. 지난달 진행된 제30회 미국 배우 조합상 시상식에서도 추모 영상을 통해 고 이선균을 기린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