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원정 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3타점을 기록,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4타수 3안타 3득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로 타율을 0.500(14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가 부족했다. 이날 서건창은 0-1로 뒤진 2회 초 1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시동을 걸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짜릿한 손맛을 봤다. 1-1로 맞선 4회 초 2사 1루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3구째 133㎞/h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 115m. 서건창의 홈런은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2년 9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560일 만이었다.
서건창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3-1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KT 불펜 주권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8㎞/h 직구를 받아쳐 장타로 연결했다. 1사 2·3루 찬스를 잡은 KIA는 후속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가 부족했던 서건창은 8회 초 대기록에 도전했으나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최근 몇 년 서건창은 '잊힌 존재'였다. 그는 2014년 KBO리그 사상 첫 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며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입지전적인 선수다. 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정교한 타격이 사라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잔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겨울 3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LG 트윈스를 떠나 거취에 관심이 쏠린 서건창의 선택은 고향 팀 KIA였다.
서건창은 3일 경기를 마친 뒤 "(홈런은) 좋은 포인트에서 맞았다. 맞는 순간에 조금 느낌은 있었던 거 같다"며 "마음 편하게 야구하고 있다. 겨울에 준비를 잘한 거 말고는 다른 건 없다. 준비한 게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야구장에서 집중력도 발휘되는 거 같다"며 "좋은 감독님 그리고 타격 코치님과 스프링캠프부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런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거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