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레전드' 저스틴 벌랜더(41·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재활 등판에서 부지한 모습을 보였다. 박효준(28·라스베이거스 에비에이터스)을 비롯한 트리플A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며 일곱 점이나 내줬다.
벌랜더는 8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슈거랜드의 콘스털레이션 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라스베이거스 에비에이터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크게 부진했다.
벌랜더는 현재 빅리그에 남은 선수들 중 으뜸으로 꼽히는 '레전드'다. 사이영상만 세 차례 수상했고 투수로는 드물게 최우수선수(MVP) 수상 기록도 있다. 통산 257승 141패 평균자책점 3.24로 유일하게 300승 가능성이 있는 투수로 여겨진다.
동시에 현재 MLB 투수들 중 가장 비싼 연봉을 받는 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22시즌 휴스턴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후 뉴욕 메츠와 2년 8600만 달러 초고액 계약을 맺었다. 조건부로 발동하는 3년 차 옵션까지 포함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약이다. 계약 첫 해인 지난해 메츠는 팀이 부진하자 그를 우승 청부사로 원하는 친정팀 휴스턴에 되팔았다. 벌랜더도 휴스턴의 지구 우승에 힘을 보탠 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로 끌어 임무를 다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출발이 좋지 않다. 그는 지난 봄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개막전 등판하려던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시범경기 등판도 취소하고 마이너리그 재활등판을 통해 몸을 만드는 중이다.
심한 부상은 아니라 단계적으로 몸을 만든 후 올라가려고 했는데 첫 등판 결과는 좋지 못했다. 1회는 2탈삼진을 곁들여 삼자 범퇴로 막은 그는 2회 1사 후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어 다즈 카메론에게 2루타로 실점 위기를 이어간 그는 후속 타자 박효준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박효준에게 2루 도루까지 내준 벌랜더는 브렛 해리스에게 3루타, 맥스 먼시에게 2루타, 에스테우리 루이즈에게 다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2회에만 집중타로 총 5실점을 내준 그는 후속 타자 두 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서야 간신히 불을 껐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추가 실점이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온 박효준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게 빌미가 됐다. 라스베이거스는 후속 타자 해리스가 볼넷으로 기회를 이었고, 먼시의 2루타로 다시 한 점을 뽑았다. 결국 벌랜더가 마운드를 내려간 슈거랜드는 구원 등판한 코너 그린이 책임 주자 한 명을 더 불러들이며 실점을 더했다.
한편 벌랜더가 부진항 상황에서 박효준은 멀티 히트와 1도루(시즌 2호)로 MLB 콜업을 향해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벌랜더 상대 안타뿐 아니라 8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추가했다.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10-6 승리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