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던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의 도전이 눈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통해 근대5종을 ‘효자 종목’으로 만들겠다고 할 만큼 종목에 대한 애정이 컸기에, 경기 막판 쓰라린 역전을 당한 결과는 더욱 안타까웠다.
전웅태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내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에서 펜싱과 승마,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 총점 1526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동메달을 차지했던 전웅태는 이번 대회를 통해 2회 연속 메달을 넘어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끝내 아쉬움을 삼켰다.
출발부터 아쉬움이 남았다.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235점을 먼저 쌓았던 그는 승마에서 13점이 감점돼 287점에 머물렀다. 그래도 다행히 펜싱 보너스 라운드에서 6점을 쌓았고, 수영에서도 312점을 기록했다. 공동 2위로 레이저런에 나섰다. 아메드 엘겐디(이집트)와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순위권을 유지하면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은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레이저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선두 엘겐디와 격차를 좁히려 애쓰다 보니 사격에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번 말려버린 흐름을 되찾는 게 쉽지가 않았다. 5발을 맞추는 데 25초가 넘는 시간이 걸렸고, 이 사이 사토 다이슈(일본)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3위 자리를 유지하는 듯했으나 사격에서 정확도가 계속 떨어졌다. 초반부터 깨진 흐름은 결국 달리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결국 막판 레이스에서 잇따라 다른 선수들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전웅태가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는 6번째. 기대가 컸던 만큼, 스스로도 자신감이 넘쳤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 순위였다.
경기를 모두 마친 뒤에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전웅태는 “대한민국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소리를 들었다.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욕심을 부렸던 거 같다. 잘 되는 날이 있고, 또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쉽다. 그런 것 또한 참고 이겨내야 되는 게 선수인데, 그러지 못하고 아쉬웠던 부분들이 연달아서 발생한 저의 미스가 많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전웅태는 “첫 번째 사격 이후 사토한테 붙어서 다음 시리즈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실수가 없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에 또 실수가 나와버리니까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던 거 같다”며 “승마에서부터 실수가 있었도, 다음 종목에서 잘 잡았는데 레이저런에서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제 실수다.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전웅태는 고개를 숙인 채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지만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못했다. 그는 “서창완 선수와 함께 했던 시간이 정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다 고생했다, 이제 다 끝났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동생 앞에서 우는 그런 형이 된 거 같아서 좀 부끄럽다”고 했다.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린 것으로 안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래서 더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