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곤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원정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숭용 SSG 감독은 LG 선발 투수 임찬규에게 약한 오태곤 대신 왼손 타자 전의산이 선발 1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전까지 오태곤의 통산 임찬규 상대 타율이 0.100(20타수 2안타)로 맞대결마다 진땀 뺐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오태곤은 1-0으로 앞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희생번트로 임무 완수. SSG는 오태곤이 연결한 2사 2루 찬스에서 김성현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오태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초 1사 1루에선 투런 홈런까지 터트렸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LG 불펜 최동환의 5구째 시속 142.8㎞ 몸쪽 직구를 잡아당겼다. 경기 기록은 1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5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을 0.258(178안타 46안타)로 소폭 끌어올렸다.
올해 오태곤은 우여곡절이 많다. 부상에 부진, 경기 출전마저 일정하지 않아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팀이 4연패 위기에 빠진 LG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 뒤 "연패 중 타선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홈런을 기록한 것보다 팀이 연패를 끊어낼 수 있어서 기쁘다. 고참으로서 매 순간 집중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3볼 1스트라이크 히팅(타격) 카운트가 돼 무조건 직구는 잡겠다는 마음이었다. 마침, 몸쪽 직구가 들어왔고 타격을 한 순간 (타구가 폴) 안쪽으로 들어오길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지금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앞만 보고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덥고 습한 날씨 정말 큰 목소리로 응원을 주신 팬분들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