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지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영화관 및 배급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 이전 매출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거란 불안감 때문이다.
4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에 민간이 동참하는 사안을 두고 각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앞서 문체부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변경하는 내용의 문화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향유 확대를 위해 문화시설 이용료 할인과 개방 시간 연장, 문화예술행사 등이 이뤄지는 날이다. 멀티플렉스를 비롯한 극장에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9시에 한해 일반관 기준 1만 5000원인 티켓값을 7000원에 제공해 왔다.
이번 ‘문화가 있는 날’ 확대에 따른 할인 혜택은 국공립 문화예술기관과 민간 기관이 정책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이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은 여느 때보다 미온적이다.
일례로 지난달 부산 영화의전당은 국내외 대형 배급사 약 10곳에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운영에 따른 사전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들 중 긍정 회신을 보낸 곳은 소니픽쳐스, 쇼박스, 마인드마크 단 3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화의전당은 모든 영화가 아닌 독립영화에 한해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하는 것으로 우회했다.
영화의전당 측은 “대중영화를 배급하는 메이저 및 중소 배급사에서 (명확한 긍정의) 회신을 주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과반수 이상의 협조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 확대된다면 기존 마지막 주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고전, 독립영화 위주로 할인 상영할 예정이다. 부산시에도 부득이하게 추이를 보겠다고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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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비용 부담에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의 티켓값 할인은 정부 보조 없이 민간이 전적으로 부담한다. 극장표 할인 혜택 확대가 결국 객단가(매출액을 관객 수로 나눈 값으로 평균 판매 금액)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신규 고객이 창출되어야 하는데, 이를 보장할 수 없으니 극장과 배급사 모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극장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로 극장이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확대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토로하며 “정부의 어떤 정책적 지원이나 배려가 선행되거나 월 2회 등 단계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일반 극장가로 확대 시행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이 경우 기존에 제공됐던 할인 혜택 축소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부금을 손해 보더라도 관객 유입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크다면 싫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당장 극장 혜택까지 확대 된다면 기존 수요일 개봉 프로모션 등을 줄이는 등 새로운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기 수요가 있는 영화는 애초에 개봉 일정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