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이기혁(왼쪽 두 번째)이 10일 마치다 젤비아와의 2025~26 ACLE 16강 2차전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클럽 대항전에서 고전하고 있다. ‘라이벌’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게 치명적이다.
2025~26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전 일정이 지난 11일(한국시간) 종료됐다. K리그1 팀 중 유일하게 대회 8강 진출을 노렸던 FC서울은 비셀 고베(일본)와 원정 2차전서 1-2로 역전패했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AFC 주관 클럽 대항전에 나선 서울은 합계 1-3으로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이번 시즌 AFC 주관 클럽 대항전에 살아남은 K리그 팀은 없다. 울산 HD는 ACLE 리그 스테이지서 좌절했고, 강원FC 역시 같은 대회 16강서 마치다 젤비아(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차상위 대회인 챔피언스리그2(ACL2)에 나선 포항 스틸러스도 16강서 감바 오사카(일본)에 밀려 좌절했다.
K리그 팀이 가장 마지막으로 AFC 주관 대항전 정상에 오른 2020시즌(울산)부터, 춘추제로 복귀한 2023~24시즌까지는 J리그에 밀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2020시즌 K리그 4개 팀은 J리그 팀과 9번 만나 4승(2무3패)을 거뒀다. 이듬해 3승(3무4패)으로 밀렸으나, 2022년엔 공식전 기준 4승 4무로 앞섰다. 2023~24시즌엔 J리그와의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2패로 월등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 완전히 폐지되고, 지금의 24개 팀이 맞붙는 ACLE 체제에선 다르다.
지난 2024~25시즌 K리그 팀은 J리그 팀과 11번 만나 4승(7패)에 그쳤다. K리그 3연패 위업에 빛나는 울산은 리그스테이지에서 J리그 팀과 3번 만나 1골도 넣지 못하고 모두 졌다. 포항 역시 1승(2패)에 그쳤다. 시민구단인 광주가 조별리그와 16강전 포함해 3승(2패)을 거두며 기적을 썼지만, 이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영입 금지 징계를 받고도 일부 선수가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사진=AFC 올 시즌 전적은 더 밀린다. K리그 팀은 ACLE에서 J리그 팀과 13차례 만나 단 2승(3무8패)에 그쳤다. ACL2에 나선 포항의 기록까지 더한다면 전적은 더 나빠진다.
과거 K리그 팀은 J리그 팀과 비교해 기술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를 만회하는 강한 체력을 앞세워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다. 최근 흐름은 반대다. 당장 강원은 젤비아와의 2차전서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도,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 역시 1, 2차전 모두 경기력에선 비셀 고베에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국 기회에서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서울의 2차전 마지막 실점은 상대의 조직적인 전방 압박에 밀리며 나온 상황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클럽 대항전에 나선 K리그 팀들의 자금력이 타 리그와 비교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중동, 일본은 물론 일부 동남아시아 클럽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승부를 결정할 선수도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동시에 이 갭을 메울만한 전술적, 조직적 움직임도 충분하지 않다. 체력적으로 앞서는 것도 아니다. 여러 방면에서 국제 경쟁력이 저하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