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피원하모니가 새 앨범 ‘유니크’로 커리어 하이에 성공했다. 지난 12일 발매한 미니 9집 ‘유니크’가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 최신 차트(3월 28일 자)에서 자체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현지 팬덤을 입증했다.
다수의 K팝 인기 그룹들이 빌보드 앨범 차트를 맹공하며 글로벌 팝 시장 내 K팝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데, 여기에 피원하모니도 심상치 않은 기세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우직한 해외 활동으로 코어 팬덤을 탄탄하게 다지는 시간을 보낸 뒤 그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터지는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라 눈길을 끈다.
이들은 2023년 미니 6집 ‘하모니 : 올인’으로 ‘빌보드 200’ 51위로 첫 진입했다. 이후 정규 1집 ‘때깔’, 미니 7집 ‘새드 송’, 미니 8집 ‘더!’에 이어 지난해 9월 영어 앨범 ‘엑스’로 동 차트 9위에 오르며 톱10에 첫 진입했다. ‘새드 송’ 발매 당시 빌보드 톱10을 목표로 꼽았던 이들은 약 1년 만에 ‘엑스’로 목표를 달성했고, 이번 ‘유니크’ 앨범을 통해 톱5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이뤄냈다. 여섯 작품 연속 ‘빌보드 200’ 입성으로 팬덤의 단단한 믿음을 확인한 만큼, 향후 계속될 성장 행보도 기대해볼 만 하다.
피원하모니.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초부터 자신들의 앨범 속 주체를 ‘영웅’이라 표현하며 당당함과 자신감을 보여 온 피원하모니는 그간 영웅의 외적 행보로 표출되는 위풍당당한 여정을 다이나믹하게 그려내는가 하면, 대체로 간과하기 쉬운 영웅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적 갈등을 주제로 삼는 등 흥미로운 서사를 이어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전작 ‘더!’에서 파업을 선언했던 히어로 피원하모니가 다시 영웅으로 복귀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려낸다. 결코 거부할 수 없는, 결국 영웅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피원하모니가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기존 들려주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의 도전으로 표현한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유니크’는 이들의 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곡은 브라질리언 펑크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와 묵직한 드럼 비트가 돋보이는 음악으로, 콘셉추얼한 트랙과 중독적인 후렴구가 귀를 자극한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단단한 유대의 메시지를 통해 크루의 자신감을 전하는데, 멤버 개별 역량의 성장 지점이 뚜렷하게 보인다.
퍼포먼스 또한 팀의 강점이다. 브라질리언 펑크 특유의 그루브 바탕 위에 그려지는 피원하모니의 퍼포먼스는 몰입도를 높이고, 아프로 댄스를 기반으로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된 무드의 안무가 음악과 함께 유려하게 펼쳐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판데모니움’, ‘엘.오.와이.엘.’, ‘웬즈데이 걸’, ‘트리플 7’, ‘아이스 (VVS)’까지 총 여섯 곡이 수록됐는데, 이 중 ‘엘.오.와이.엘.’에 대해 글로벌 팬들의 호평이 특히 많다.
피원하모니.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후 매 앨범 작업에 직접 참여해 온 피원하모니 멤버들은 개별 곡들의 작사 참여는 물론, 트랙리스트를 비롯한 앨범 전반의 유기적 구성에 직접 목소리를 내 자신들만의 색을 녹여 내며 아티스트형 아이돌로서의 성장을 입증했다. 기호는 “다채로운 장르를 시도했지만 하나의 작품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고, 지웅은 “새로운 느낌의 곡들을 넣되 피원하모니의 색깔로 잘 버무리는 것이 중요했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컴백을 앞두고 ‘언더독’을 자처한 피원하모니.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고 앞으로 더 올라갈 일만 남아 있다는 의미”라며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예고한 이들은 공언한 대로 ‘유니크’를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피원하모니는 ‘더!’ 이후 10개월에 달하는 국내 앨범 공백 동안 월드 투어 ‘플러스테이지 에이치 : 모스트 원티드’를 통해 세계 각지의 팬들을 무대를 통해 만나왔다. 그들만의 메시지가 담긴 음악과 퍼포먼스를 통해 아직까지 특정 팀에 ‘정착’하지 않았던 라이트 K팝 팬들을 피원하모니만의 코어 팬덤으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 활동을 통해 다져진 내공이 터져 나오기에 충분한 시간인 데뷔 7년차. 2026년 피원하모니의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