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 나나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SLL 제공) “연기하는 나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배우 나나는 ‘클라이맥스’ 제작발표회에서 이처럼 말했지만, 연기하는 그를 볼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11월 자택 강도 침입을 겪은 나나가 ‘피해자’에 머물지 않는 행보가, 복귀작 ‘클라이맥스’ 속 열연과 더불어 울림을 주고 있다.
그가 출연 중인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주지훈)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을 그린다. 나나는 방태섭의 정보원 황정원 역을 연기했다. 십대 시절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살해하면서 담당 검사로 방태섭을 만난 인물이다. ‘클라이맥스’ 나나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SLL 제공) 나나는 상처를 품고도 스스로 삶의 방식을 택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황정원이 비밀리 움직이며 감시·도청 등을 도맡을 땐 버석한 표정에 자조가 들어찼지만, 방태섭의 아내이자 몰락한 톱배우 추상아(하지원)를 직접 감싸기로 한 5회부터 감정에 지배된 여러 얼굴을 꺼냈다.
오래전부터 지닌 추상아를 향한 동경과 진실을 안 뒤의 연민 등 복잡한 감정을 나나는 눈빛에 짙게 담아냈다. 하지원과 입맞춤 암시 장면도 큰 화제를 모았다. 파격적인 신이지만 나나의 리액션은 ‘갑’들의 세계에 저항하려는 닮은 꼴 여성들의 유대라는 의도도 담백하게 살렸다. 이후 지시를 벗어나 판을 뒤흔드는 존재로 각성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추후 활약도 기대 받고 있다.
‘클라이맥스’ 나나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SLL 제공)
이에 ‘배우 나나’로서 한 단계 스펙트럼을 넓혔단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한 그는 2016년 드라마 ‘굿와이프’를 통해 연기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후 넷플릭스 ‘마스크걸’(2023)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위기 속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여성 캐릭터들을 입어왔다.
그러나 단지 이미지가 아닌 실제 그의 단단한 내면이 재조명받고 있다. 강도 피해 사건을 마주하는 자세로부터다. 스케줄이 한창인 가운데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그는 오는 21일 예정된 공판에 출석하겠다고 직접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부상을 감수하고 강도를 직접 제압했던 것에 대해 특공무술 유단자가 아니라고 오해를 정정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서는 사건이 벌어진 자택을 소탈한 일상의 일부분으로 공개했다. 사진=‘짠한형 신동엽’ 캡처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나나가 연기자로 변신한 뒤엔 걸크러시 이미지를 얻었지만, 그간 자기표현 행보에는 대중의 호불호도 있었다”며 “그러나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렸음에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모습이 대중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가고 있고, 결이 맞는 작품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