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내야수 오윤석의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매섭다. 팀의 연패를 끊어내는 결정적인 활약과 더불어, 올 시즌 KBO리그에 신설된 '수비상 유틸리티 부문'의 초대 수상 후보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윤석은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7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2회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결승타를 장식했다. 이 안타로 2-0으로 승리한 KT는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이날 경기까지 오윤석의 시즌 성적은 17타수 8안타, 타율 0.471, 4타점, 5득점이다. 시즌 극초반으로 표본은 적지만, 타격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다.
사실 올 시즌 오윤석은 주전 라인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2루에는 김상수가 버티고 있고, 1루는 새롭게 합류한 김현수와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번갈아 맡는 구조다. 유격수 자리에는 신예 이강민이, 3루에는 허경민이 배치되면서 오윤석의 개막 직후 역할은 주로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에 국한됐다.
3루수 오윤석. KT 제공1루수 오윤석. KT 제공
하지만 4월 들어 허경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발 3루수 출전 기회를 잡은 오윤석은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타석에서의 활약 못지않게 3루수, 1루수,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이 오윤석의 실질적인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윤석은 류현인의 3루 대수비 출전으로 경기 후반 1루로 포지션을 옮겼다.
올 시즌 오윤석은 1루수에서 21이닝, 3루수에서 17이닝을 소화하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는 2루수에서 215⅓이닝, 1루수에서 190⅓이닝을 소화하며 다재다능을 뽐낸 바 있다.
지난해 2루 수비 중인 오윤석. KT 제공
KBO는 올 시즌 수비 540이닝 이상, 3개 이상 포지션에서 각각 5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유틸리티 부문 수비상을 신설했다. 현재의 출전 빈도와 다재다능함을 유지한다면, 오윤석은 이 부문에서 가장 먼저 언급될 후보 중 한 명이다.
이러한 반등의 배경에는 타격 메커니즘의 수정이 있었다. 오윤석은 스프링캠프 기간 유한준, 김강 코치와 함께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승부하는 어프로치로 타격 자세를 수정했고, 이는 타이밍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윤석은 현재의 타격감에 대해 "운도 많이 따랐다"며 "기록보다는 과정에 신경 쓰고 있다. 시즌은 길다.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에 나 역시 좋은 사이클을 보여드려 다행"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지금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팀이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개인의 성적보다 팀의 흐름을 우선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