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왼손 투수 송승기(24)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아쉬움을 훌훌 털고 있다. 대표팀 투수 중 유일하게 미등판 굴욕을 맛봤던 그가 정규시즌 개막 후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투수로 우뚝 선 모습이다.
송승기는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5-1로 앞선 6회 초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야수 실책과 불펜진의 난조로 시즌 2승 요건이 날아갔다. 21일 잠실 한화전 LG 송승기의 모습. 사진=구단 제공 송승기는 이날 호투로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0.89) 자리를 되찾았다. 리그 전체로는 KT 위즈 케일럽 보쉴리(0.78)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한 달 전만 해도 송승기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5선발로 뛴 지난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0의 활약을 발판 삼아 WBC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정작 본선 무대에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총 30명의 대표 선수 중 이번 대회 미출장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송승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존심도 상했지만,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구속과 구위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마음이) 더 급했다"고 돌아봤다. LG 송승기가 21일 잠실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실전 감각과 투구 수를 정상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해 우려도 뒤따랐다. 개막 엔트리 합류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첫 등판 때 구속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투구 수도 최대 88개까지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옳에도 팀 내 5선발로 출발한 송승기를 "국내 1선발"이라고 치켜세운다. 임찬규는 평균자책점 6.52로 부진하고, 손주영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송승기는 피안타율(0.208)과 피장타율(0.286)이 굉장히 낮다. 9이닝당 볼넷도 2.21개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낮다. 염 감독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커브까지 다섯 가지 구종 변화가 무쌍하니 타자들이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21일 잠실 한화전 LG 송승기의 모습. 사진=구단 제공 송승기는 "이제 빌드업을 다 이룬 거 같다"며 "앞으로는 투구수 제한 없이 던질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선발진에 대해 "우리 팀은 원래 누구 한 명이 안 좋으면 서로 메워준다"며 "주영이 형과 자주 연락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 빨리 돌아오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