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사람들’ 시즌2 /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송강호가 신작 ‘성난 사람들’ 시즌2를 통해 ‘키링남’으로 변신했다. 기존의 묵직한 이미지를 벗어던진 파격적인 행보에 국내외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시즌2는 에미상 8관왕, 골든글로브 3관왕 등의 성과를 낸 ‘성난 사람들’ 속편으로, 약혼 커플인 애슐리 밀러(케일리 스패니)와 오스틴 데이비스(찰스 멜튼)가 상사 조시(오스카 아이작) 부부의 충격적인 싸움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다.
지난 16일 공개된 드라마는 첫 주 넷플릭스 투둠 글로벌 톱10 TV시리즈(영어) 부문에 턱걸이로 진입했다. 전편 대비 평가는 박하지만, 김 박사를 연기한 송강호에 대한 반응만큼은 여느 작품 이상으로 뜨겁다.
그간 소탈한 서민이나 압도적인 시대의 얼굴을 대변해 온 송강호는 이번 작품에서 ‘연하남’이란 생경한 옷을 입었다. 그가 연기한 김 박사는 20살 많은 박 회장(윤여정)의 두 번째 남편으로, 억만장자 아내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인물이다.
송강호는 특유의 걸진 사투리를 지우고 아내의 사랑을 갈구하는 연하 남편의 정수를 구현했다. 특히 화제가 된 장면은 박 회장에게 “당신이 나를 떠나면 나는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매달리는 대목이다. 송강호는 능청스러운 대사 처리로 이전 필모그래피에서 본 적 없는 의외성을 선사한다. 어딘가 애교가 묻어있는 말투는 웃음마저 자아낸다.
‘성난 사람들’ 시즌2 / 사진=넷플릭스 제공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누리꾼들은 “송강호 불여시 연기가 요새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돈다”(stop***), “‘비프’ 시즌2 송강호 연기는 처음 보는 모습이다. 필모 중 단연코 눈에 띈다”(half***), “며칠째 송강호 공사치는 연하남 연기가 생각나서 미치겠다”(choi***), “‘미나리’에 붙은 ‘기생충’”(whyh****) 등 송강호가 연기 영역을 한 단계 확장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SNS 등을 중심으로 ‘앙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도 확산 중이다.
물론 의외의 얼굴 속에서도 송강호식 리얼리즘 연기는 유효하다. 그는 과거 작품들에서 보여준 특유의 지질함과 페이소스를 캐릭터 밑바닥에 배치해 인물의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형성된 인물의 결핍과 불안은 하나의 서사적 복선이 되어 후반부 클라이맥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연출을 맡은 이성진 감독은 “사실 송강호가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인지 모르겠다’며 출연을 고사했다. 근데 윤여정이 직접 전화해 ‘한국 최고의 배우이니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설득해 줬다”며 “김 박사 역할은 송강호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찰스 멜튼 역시 “연기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이었다”며 “송강호는 준비 과정부터 촬영까지 모든 순간에서 겸손함을 보여줬다. 한 테이크 촬영 중 제 연기에 웃음을 터뜨린 적이 있었는데, 그 순간이 제 인생 최고의 경험으로 남아 있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