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 대만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투수 장현석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건 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0.8 [연합뉴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이 24인 최종 엔트리를 전원 프로 선수로 구성했다. 아마추어 신분의 선수는 단 한 명도 발탁되지 않으면서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11일 발표한 아이치·나고야 AG 최종 엔트리는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포함한 전원 프로 선수로 채워졌다. 앞서 AG에서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요청에 따라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표팀에 꾸준히 포함돼 왔다. 2002년 정재복(당시 한양대) 2006년 정민혁(당시 연세대) 2010년 김명성(당시 중앙대) 2014년 홍성무(당시 동의대) 2023년 장현석(당시 마산용마고) 등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근 6번의 대회 가운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제외하면 매 대회 1명씩 아마추어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돼 왔던 만큼, 이번 전원 프로 구성은 다소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 공개 기자회견에서 선발 기준 및 명단을 말하고 있다. 2026.6.11 [연합뉴스]
더욱이 직전 대회에선 오른손 투수 장현석이 사상 첫 고교생 신분으로 AG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 당시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엔트리 발표 뒤 "AG이 아마추어 대회다. (장현석 발탁은) 아마추어 발전을 위해 어린 선수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회 전후 상황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장현석은 그해 8월 열린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지 않고 매니지먼트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를 통해 "세계 최고의 무대(MLB)에 도전하고 싶다"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KBO 대신 해외 진출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고교생 선수를 AG 엔트리에 포함한 파격적인 선택이 '미국 진출'과 '병역 혜택'이라는 이점을 동시에 안겨준 사례로 남게 됐다. 이를 두고 병역 특례 제도의 활용 방식과 대표팀 선발 기준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장현석의 사례가 더욱 이례적이었던 건 KBO의 바뀐 입장도 한몫했다. 2022년 2월 구성된 항저우 AG 기술위원회(당시 위원장 염경엽)는 '아마추어 선수를 최종 엔트리에 발탁하더라도 해당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논의한 바 있다. KBO리그 선수들이 얻을 수 있는 병역 혜택을 리그 발전에 먼저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새롭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가 꾸려지며 기존 방침은 사실상 폐기됐고, 이 과정에서 아마추어 선수 선발 기준 역시 변화하게 됐다.
직전 대회에서 고교생 신분의 장현석 사례를 둘러싸고 병역 혜택 활용과 해외 진출 문제 등이 논란으로 확산했던 만큼, 전원 프로 선발은 대표팀 운영 방향이 보다 실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으로도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은 아마추어 육성과 대표팀 경쟁력 강화 사이에서 KBO가 어떤 기준을 우선에 둘 것인지에 대한 또 하나의 분기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특히 동일한 위원장 체제에서 상반된 결론이 도출됐다는 점 역시 향후 선발 기준을 둘러싼 논의에 적지 않은 여지를 남긴다.
조계현 위원장은 "장현석은 가지고 있는 구위나 구속이 탁월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도 KBSA와 아마추어 후보들을 논의했는데 좋은 선수들도 있지만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