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죽삐죽 난 털에 잔뜩 부은 얼굴, 얼핏 봐선 인플루언서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못생긴 고양이 캐릭터 ‘푸즈(FOOZ)’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 대형 사고를 친다. 라이브 방송 중인 카메라가 켜진 줄도 모른 채 “이게 바로 진짜 ASMR”이라며 시원하게 일을 보다 댓글 폭탄을 맞은 것. 소셜미디어(SNS) 속 완벽한 일상만을 연출하는 기존 인플루언서의 문법을 유쾌하게 뒤집는 이른바 ‘찐따 고양이’의 탄생 서사다.
이 고양이 캐릭터 ‘푸즈’는 끝없는 비교와 경쟁에 지친 젠지(Gen-Z) 세대들을 위로하기 위해 철저히 계산되어 기획됐다. 곰돌이 푸처럼 귀여운 비주얼을 내세우지 않고 “괜찮아, 다 잘될 거야”식의 상투적인 위로도 건네지 않는다. 대신 “뭐 어때, 나도 망했어”라며 독자와 함께 기꺼이 무너져 내리는 푸즈의 B급 감성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정서를 관통했다. 이는 기존 시장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IP 스튜디오 ‘모앤이’가 K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접근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진=모앤이 제공 2021년 창립된 모앤이는 오리지널 캐릭터 IP를 기획하고, 그 IP를 영상·굿즈·음원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화하는 IP스튜디오다. 위에서 언급된 고양이 캐릭터 푸즈를 포함해 슈퍼클락, 오퍼튜니티, 팝팝포피아, 포드레인저스 등 다양한 자체 제작 IP를 가지고 있다.
모앤이 김진용 대표는 일간스포츠에 “어떤 감정을 건드릴 것인가, 누가 살 것 인가, 어떤 상품으로 확장한 것인가를 기획 단계에서부터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애니메이션 하면 ‘일본’을 강국으로 떠오르는 시대에서 김 대표는 ‘모앤이’만의 강점을 확실하게 가져간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주로 만화 원작을 영상화 하는 구조라면, 모앤이는 처음부터 ‘영상과 사업이 동시에 설계된 오리지널 IP를 만드는 것”이 ‘모앤이’가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다. 특히 김 대표는 “일본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아직 건드리지 않은 사운드 코드를 애니메이션의 액션 문법과 결합, 한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탄생한 K팝 아이돌 시스템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접목시킨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 ‘팝팝포피아’와 판소리를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 플래그십 시리즈 ‘월영가(月影歌)’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일본이 수십년에 걸쳐 쌓아올린 만화 원작 출판사를 중심으로 하는 제작위원회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 비효율적이라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사진=모앤이 제공 실제로 모앤이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핀핀’의 경우 캐릭터 특성을 살린 쿠션부터 스티커, 헤어밴드, 핸드백은 물론 다이어트 음료, 립밤, 핸드크림 등 이종(異種) 산업과의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이모티콘과 GIF, 앱 테마와 같은 디지털 굿즈를 선보이는 한편 나만의 핀핀 헤어스타일 챌린지나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실제 에피소드로 제작하는 등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로의 확장을 유도했다.
이처럼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과 촘촘한 다각화 전략을 현실로 구현해 낸 핵심 동력은 모앤이만의 ‘AI 하이브리드 제작 시스템’에 있다.
보통 3D 그래픽 기반의 1분짜리 애니메이션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최소 10일에서 14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 업계 상식이다. 하지만 모앤이의 대표 IP ‘푸즈’의 경우, 이를 단 5일 만에 완성해 내며 제작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시켰다. 결과적으로 전체 제작비를 기존 대비 40% 이상 절감하는 압도적인 생산성 혁신을 이뤄낸 셈이다.
김 대표는 “모앤이는 지난 3년 이상 실무 현장에서 AI 영상 생성 기술과 전통적인 3D 마야(MAYA) 파이프라인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제작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운용해왔다”며 “기획한 IP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면서도 하이퀄리티 영상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적 실행력,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소수 정예 스튜디오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모앤이만의 강력한 생존 무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모앤이 제공 모앤인의 자신감은 근거 있는 성과로부터 비롯됐다. 2024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콘텐츠 마켓 밉컴(MIPCOM)의 스크리닝룸 조회수 데이터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회사’ 1위에 올랐다. 아드만 애니메이션, ZDF 스튜디오 같은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이 함께 랭크됐다. 개별 콘텐츠 기준으로도 톱10에 모앤이의 작품 ‘슈퍼클락’(1위), ‘푸드레인저스’(2위), ‘팝팝포피아’(8위)가 동시에 들어갔다.
또한 지난해 ‘2025 애니메이션 부트캠프’ 최종 성과공유회인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중국 파트너 쪽에서 캐릭터 ‘푸즈’ 상품화 제안이 들어와 현지에서 생산까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이 먼저 알아본 모앤이의 혁신적인 IP 생태계를 국내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된다.
모앤이는 오는 7월 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2026 K포럼’에 주요 파트너로 참가한다. 이번 포럼에서 모앤이는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현재 글로벌 마켓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규 IP들의 트레일러를 비롯해 대표 오리지널 IP 영상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판소리 액션부터 버추얼 아이돌, 젠지 타깃의 감성 캐릭터까지 한 스튜디오에서 이토록 다채로운 결의 IP를 동시에 쏟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앤이의 독보적인 기획력과 하이브리드 제작 시스템을 증명하는 결과물”이라며 “그동안 기획서로만 존재하던 상상 속 IP들이 실제 고품질 영상으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그는 “아직 ‘K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모앤이는 그 모호한 개념에 구체적인 실체와 얼굴을 부여하고 있다”라며 “K포럼 현장에서 트레일러 한 편만 봐달라. ‘이 모든 게 어떻게 한 회사에서 나올 수 있지?’라는 경외감과 함께,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모앤이만의 킬러 캐릭터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