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최고령 타자의 헌신도 침체된 팀 타선을 깨우진 못했다. 빈타에 허덕인 삼성 라이온즈가 이틀 연속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삼성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삼성 타선은 LG 마운드에 꽁꽁 묶이며 단 4안타 빈공에 그쳤다. 응집력이 턱없이 부족해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무기력한 영봉패를 떠안았다.
이날 안타의 주인공은 구자욱, 박승규, 대타 전병우, 그리고 최형우였다.
삼성 최형우. 삼성 제공
특히 최형우는 이날 3출루 경기를 완성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7회 초 LG 좌익수 문성주의 슬라이딩 호수비에 막힌 안타성 타구까지 고려한다면 타자 최형우의 활약은 그야말로 만점이었다.
최형우는 타석뿐만 아니라, 주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회 첫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한 최형우는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단숨에 득점권에 자리했다.
이는 최형우의 올 시즌 첫 도루이자,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2025년 9월 10일 광주 삼성전 이후 무려 287일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아울러 42세 6개월 8일의 나이로 베이스를 훔치며, 종전 추신수(당시 SSG 랜더스)가 2024년 기록한 최고령 도루 기록(42세 27일)을 새롭게 썼다.
하지만 최고령 타자의 이러한 분전에도 삼성 타선은 끝내 침묵했다. 최형우의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루 상황을 비롯해, 두 번째 볼넷으로 만든 4회 2사 1·2루, 안타로 만든 9회 2사 1루 등 최형우가 밥상을 차릴 때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삼성 최형우. 삼성 제공
삼성의 득점권 침묵은 전날(23일) 경기부터 이어졌다.
전날에도 최형우가 만든 기회를 타선이 살리지 못했다. 최형우는 3-4로 뒤진 9회 선두타자 대타로 나서 2루타를 때려냈고, 후속 희생번트 때 3루까지 진루하며 동점 주자가 됐다. 이후 삼성은 김지찬과 김성윤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만약 삼성이 전날 9회 동점이나 역전에 성공해 승부를 9회 말 수비로 끌고 갔다면, 무려 12년 만에 '포수 최형우'를 볼 수도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포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 오면 본인이 포수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을 선수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포수 수비를 준비시키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끝내 동점에 실패하며 이 진풍경은 무산됐다.
최고령 도루 신기록부터 포수 마스크 준비까지. 43세 베테랑 최형우의 헌신과 투혼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그러나 전체 타선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삼성은 씁쓸한 2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