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손흥민이 선제골 허용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면서 월드컵 32강 진출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대표팀은 대회 전 FIFA 랭킹 25위, 남아공은 60위다.
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조별리그 2패(1승)째를 기록했다. 경기 전 조 2위였던 순위는 3위(승점 3)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날 1위 멕시코(2승1패·승점 6)가 체코(1승1무1패·승점 4)를 3-0으로 제압하면서, A조 순위표가 요동쳤다. 조 2위로 오른 남아공은 처음으로 대회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애초 대표팀이 필요했던 건 단 승점 1점이었다. 승자 승 원칙에 따라 남아공전서 비기기만 해도 체코에 앞서 2위를 지킬 수 있었다. 32강 진출에 확정적으로 실패하는 경우의 수는 대표팀의 남아공전 패배와 체코의 멕시코전 승리가 동시에 이뤄지는 시나리오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남아공전 패배로 인한 타격은 크다. 대표팀은 12개 조 3위 중 상위 8개 팀 안에 들어야 한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대표팀이 가장 최근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건 지난 2018 러시아 대회다. 12년 전 홍명보호 1기였던 2014 브라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벤치로 출발해 뒤늦게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LAFC)도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출전(146경기), 득점 2위(56골)에 오른 그는 개인 통산 4번째 월드컵 무대에 도전 중이다. 사실상 ‘라스트 댄스’로 꼽힌 이 무대서 새 역사에 도전하는 듯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 만에 여정을 마무리할 위기에 처했다. 커리어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선발서 빠진 그는 후반 투입돼 분전했지만, 끝내 남아공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황희찬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과 베테랑 이재성(마인츠)을 벤치에 두고, 오현규(베식타시)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선발로 내세우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전반 흐름은 다소 더뎠다. 시작 2분 만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코너킥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헤더로 이어졌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후엔 대표팀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은 남아공이 빠른 역습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전반 19분 대표팀이 상대 진영서 공격에 실패하자, 남아공이 패스 한 번으로 슈팅 기회를 잡았다. 남아공 윙어 타페로 마세코가 슈팅을 이어갔는데, 이기혁이 육탄 방어로 저지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물 보충 휴식) 뒤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전반 30분 남아공 미드필더 탈렌테 음바타의 중거리 슈팅이 정확하게 골문으로 향했다. 김승규가 선방한 공이 에비던스 막고파 앞에 떨어졌는데, 그는 2차 슈팅마저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이후 대표팀은 연이은 패스 미스를 범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유효슈팅은 0개였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김승규가 에비던스 막고파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0-0으로 시작한 후반전,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진규(전북 현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하지만 위기는 이어졌다. 후반 5분 김민재와 이기혁이 공중볼 공격서 밀리며 뒷공간이 뚫렸다. 멕시코 마세코가 패스 대신 슈팅을 택했지만, 카스트로프가 간신히 막았다.
위기를 넘긴 대표팀은 후반 15분에야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설영우의 크로스로 반격했다. 오현규가 어려운 자세에서 헤더를 시도했으나, 공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기다리던 첫 골은 남아공의 몫이었다. 후반 18분 반대 전환 상황에서 남아공 마세코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김승규가 버티는 골문을 열었다. 카스트로프가 앞에서 견제해 봤으나, 공은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악재는 이어졌다. 후반 21분 김민재를 조기에 빼고 박진섭(저장)을 투입했다. 마지막 교체 카드는 조규성(미트윌란)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강인이 연이은 크로스 공격을 시도했으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후반 추가시간 박진섭의 헤더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대표팀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